풀 잎 (월트 휘트먼)
월트 휘트먼의 세계관, 우주개념, 종교관, 윤리관등을 봅니다. 강한 언어와 어조에 당당함이 배어납니다. 시집을 보기 전 휘트먼은 미국 문학사에서 혁명적 인물이라 들었지만 막상 읽어보니 요즘 젊은이가 과감하게 써내려간 시처럼 파격적으로 느껴지기도 했고, 한편으론 수많은 기호로 범벅된 부랑자의 시 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요즘 시와 뭐가 다른가? 무엇이 그리 찬사 받을 만 한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습니다만 19세기에 통용되던 이데올로기를 넘어서고 미국사회가 가야 방향을 제시했다는 옮긴이의 해설에 비로소 시의 스케일이 조금씩 와 닿았습니다. 일관되게 그려낸 인간 개인에 대한 존중과 자유에의 의지, 그리고 만민 평등의 이상과 같은 내용이 200년이란 세월을 무색하게 합니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를 돌이키게 합니다. 종교와 학문을 조롱하고 생명과 우주를 찬양하는 듯 합니다.
< 나 자신의 노래 #48 >
나는 영혼이 곧 육체라 말한 바 있고,
또 육체가 곧 영혼이라 말한 바 있다.
그 무엇도, 하느님조차도 자신의 자아가 위대한 것 이상으로 위대하지 않다,
(...)
모든 객체들 속에서 하느님을 듣고 본다,
내가 하느님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또한 나 자신보다 더 놀라운 누가 있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해도,
왜 내가 다름 아닌 오늘 하느님을 보길 원해야 하나?
나는 스물네 시간 내내 매 시간마다, 매 순간마다 하느님의 무언가를 본다,
남자들과 여자들의 얼굴에서, 그리고 거울 속 나 자신의 얼굴에서,
나는 하느님으로부터 길거리에 떨어져 내린 편지들을 본다,
그 하나하나에 하느님의 이름이 서명되어 있다,
나는 그것들을 있던 자리에 두고 떠난다.
왜냐하면 나는 다른 사람들이 때가 되면 영원히 계속하여 올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 나의 가르침을 완벽하게 배우는 사람 241p >
누가 나의 가르침을 완벽하게 배우는가?
(...)
가까이 와서 시작하라,
그것은 교훈이 아니다...... 그것은 훌륭한 교훈으로 장애물들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장애물을 또 다른 교훈으로...... 모든 장애물들을 계속해서.
(...)
내가 불멸일 것이 놀라운가? 모든 사람들이 불멸이듯이,
나는 그것이 놀랍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내 시각은 똑같이 놀라우며...... 내가 어머니 자궁 속에서 어떻게 잉태 되었는지 또한 똑같이 놀랍다,
(...)
또한 나의 영혼이 이 시간 당신을 껴안고, 우리가 늘 보지 못하면서도,
아마도 서로 결코 만나지 않을 것임에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
모든 것이 똑같이 놀랍다.
이와 같은 생각들이 똑같이 놀랍다고 생각하며, 내가 당신에게 상기시켜,
당신이 그 생각을 하고 그것들이 진실함을 안다는 것이 똑같이 놀랍다,
또한 달이 지구 주위를 돌고 지구와 함께 계속 돈다는 것이 마찬가지로 놀랍다,
그리고 그들이 태양과 별에 스스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 마찬가지로 놀랍다.
자 오라, 나 네게 귀 기울이고 싶다.
와서 네 안에 있는 놀랍지 않은 것을 말하라.
그러면 나는 마찬가지로 놀라운 일요일 아침과 토요일 밤 사이의 그 무엇의 이름을 듣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