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역사 에세이 후기 및 시즌3 첫 시간(9/11) 공지
그 습하고 무덥던 여름도 처서 지나고 백로를 앞두니 좀 선선한 느낌이 납니다. 저희도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습니다. 4명의 천재적 작가들을 감동적으로 만났고, 다음 주면 반시대적 글쓰기의 주자 세르반테스와 이탁오를 만납니다. 그들이 전해줄 이야기와 글쓰기가 자못 기대가 됩니다.
공지에 앞서 지난주 시즌2를 마무리하며 간단한 에세이가 발표가 있었습니다. 여행과 글쓰기를 큰 주제로 자신의 글쓰기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죠. 여행은 낯선 것에 비추어 자기를 객관화해보기 좋은 시간입니다. 자신만의 여행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글쓰기와 엮어 간단하게 풀어보는 것이었습니다. 매주 쪽글을 쓰고, 많은 키워드로 즐겁게 토론을 했지만, 자기에게로 돌아와 이야기를 푸는 것은 또 간명해지지가 않네요. 채운샘 코멘트의 큰 줄기를 중심으로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후 글쓰기에 도움이 되도록요.
지원샘은 자신의 신체를 갑자기 습격한 병을 여행 삼아 이야기를 풀고자 하셨어요. 병은 자신의 신체를 낯설게 만들고 새롭게 인식하게 하지요. 병이 생기는 것은 하루 아침의 일도 아니며 단지 몸의 문제만도 아니죠. 왜 양팔에 질병이 왔는지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는 것과, 병을 고치는 것을 연암의 일야구도하기와 엮었는데, 고치는 것이 강을 건너는 것인지 생각해 보라는 질문을 던지셨죠. 또, 하나의 주제를 잡고 집요하게 들어가는 훈련을 하라는 말씀도 덧붙이셨어요. 3학기의 과제가 생겼습니다.
모든 선생님들이 편애하고 하고 있는 우리 현주샘은 자신의 글쓰기 습관을 돌아보는 글을 쓰셨어요. 3개의 소제목간의 연결성이 없는데, 전체 제목을 달아 흐름을 잡지 않은 것이 문제이다, 나의 글쓰기를 보기 위한 것이니, 연암과 괴테의 글쓰기에서 놀라웠던 것, 새롭게 배우게 된 것을 자신의 글쓰기와 비교해 보았다면 더 좋은 글이 되었겠다는 코멘트가 있었죠. 글을 쓰고 싶어하는 현주샘이기에 출발부터 다릅니다. 찬찬히 공부해나가면 좋을 거 같아요. 앤드 소설과 대입 글쓰기에서 현주샘을 구하는 것이 우리 팀의 목표가 되었어요.
저는 삶-여행-글쓰기를 하나로 엮으려 했는데, 시작과 달리 뒷부분에서 수습이 안돼, 설득력이 떨어졌죠, 삶에서 자신이 쥐고 있는 것 포기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날 것 그대로 글을 쓰게 하는 것의 장애가 무엇인지 보라고 하셨지요. 여행 자체가 자신이 날 것 그대로 세상과 만나게 되는 것이니까요.
재순샘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을 모토로 ‘지식과 경험’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하셨는데요, 그런데 지식과 경험이 일치하면 실제는 사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아는 걸 보는 것이겠죠. 우리의 앎이란 균열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요. 코멘트 중에 재밌었던 것은 우리는 자유를 찾아 여행을 떠나죠, 그러나 실제 여행은 너무나 불편을 준다는 거죠, 언어도, 음식도, 생활방식에서도. 실제 여행에서는 이런 ‘신체 변용의 관념’을 통해 사유가 발생하는 것이라 이를 실마리 삼아야 여행이 배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글을 쓸 땐 우리의 통념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야 한다는 당부도 있었구요. 여행은 자유롭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식의 말들, 늘 아는 것에서 넘어져 버립니다.
경희샘은 비슷한 코멘트를 다른 공부장에서도 많이 들으셨던 것 같아요, 일단 생각이 많은데, 상념은 사유가 아니다, 아주 많은 생각이 있어도 말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밖에 없다는 걸 기억하고, 섬세하고 깔끔하게 한 가지 생각을 쓰는 훈련을 하라는 말씀이셨어요. 3학기 샘글 기대합니다.
그리고 맥주를 샀어야 할 은옥샘... (카드는 안 가져오고 맥주집 메뉴판은 가방에 넣어갔다는 건 비밀) 글이 너무나 차분해졌다는 칭찬이 쏟아진 단 하나의 글!! 매주 공통과제를 읽으며 저도 은옥샘의 글이 기다려졌는데요, 첫 시간부터 ‘사이’를 중심 키워드로 매 시간 업그레이드를 해 오셨었죠. 코멘트에서는 글이 좀 더 재밌어지려면, 안나푸르나 등반 경험이 있다는데, 그 때 연암과 같이 자신을 내려놓는 경험, 또는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살고 있으니 그 ‘사이’의 이야기 등이 펼쳐지면 좋았겠다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다음 학기도 기대할께요. 은옥샘.
에세이 시작 전 암송 대회도 있었는데요, 괴테팀은 이탈리아 기행을 명문으로 요약한다는 컨셉으로 암송을 했고, 연암팀은 호질 전체를 암송하셨어요. 3주 전부터 암송에 매진하신 연암팀의 압승이었죠. 너무 잘 외우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갤러리들을 지루하지 않게 하려 노력했으나 다음에 분발을 다짐하며.... ㅋㅋ
* 시즌3 첫 시간 공지입니다. 다음 시간부터는 <돈키호테>를 읽으며 세르반테스가 세상을 보는 시선과 그것을 글로 풀어내는 방식을 배워가게 됩니다. 너무나 가난해 제대로 된 교육은 받을 생각도 못했다는 세르반테스는 그 와중에도 읽고 쓰기를 너무나 좋아했다고 하지요. 길에 떨어진 종이 조각도 주워 읽었다는 일화는 그를 소개하는 거의 모든 글에 나오던데요. 그는 돈키호테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돈키호테는 우리 시대에, 이 너무나 타락한 시대에 모든 것을 다 받쳐 명예를 되살리고, 과부를 돕고, 처녀들을 비호하면서, 산에서 산으로 계곡에서 계곡으로, 말을 타고 채찍을 휘두르며 달리는 편력기사의 무훈을 펼친 최초의 기사였다(...) 돈키호테야말로 길이 남을 찬사를 받을 인물이라고 생각한다.”(9장)
돈키호테가 어떤 인물이기에 작가가 책 속에서까지 직접 이런 찬사를 하는 걸까요? 앞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짚어가며 확인해보도록 하죠. 돈키호테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매 작가를 만날 때마다 금사빠가 되고 마는 글역팀 샘들, 이번에도 마음 단디 잡으셔야 할 겁니다!! 전체적으로 읽을 분량이 좀 돼요...호락호락한 조선 역사 읽다가 ‘까치’판 역사책도 정리할 게 많습니다. 전체 일정표 공유합니다.
** 매주 과제 : ⓵ 씨앗 문장을 뽑고 생각을 적어 일요일 10시까지 숙제방에 올립니다.
⓶ 역사 연표를 작성하여 숙제방에 올립니다.
** 역사 시험 : 매 시간 역사 테스트 있습니다.
** 암송 대회 : 13주차 에세이와 암송 대회가 있습니다.
예. 3학기를 맞이하네요. 다른 사람의 말로 에세이 코멘트를 다시 들으니 좀더 간명해지고 제가 미처 듣지 못한 것도 듣게 됩니다.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