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 4주차 글쓰기와 역사 후기
이번 주는 이탈리아 기행 2권 처음부터 126쪽까지의 내용을 다루었다. 글의 주제는 ‘삶은 여행, 이미지의 늪, 민중, 위기 대응, 다양성, 여행과 지성’으로 여러가지 관점의 글들 이었고 이에 관하여 토론을 했다. 남방 사람이 근면하지 않다.는 편견에 휩쓸리지 않는 괴테의 공정한 태도에 대하여 의견이 오갔다. 우리는 흔히 나의 잣대로 사람들을 평가하고 나와 다름을 나쁜 것으로 취급하며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괴테는 남방 기후에 맞추어 근면하게 살아가는 민중들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직접 관찰하면서 다양성을 인정하며 공정함을 잃지 않았다는 것에 모두 공감하였다. 이렇게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건 사물을 실재하는 그대로, 자연 자체로 보려는 그의 철학적 관점에 기인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래서 민중도 자연이고 예술도 자연 그 자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스피노자의 신 즉 자연이라는 세계관에 영향을 받은 결과 형성된 그의 사유이다. 이렇게 스피노자의 철학과 괴테의 사유를 연관 지으면서 자연과 예술 작품에 대한 세심한 관찰력이 뛰어났던 이탈리아 기행 1권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여행 중 위험한 상황과 마주한 괴테가 평정심을 잃지 않고 혼란에 빠진 사람들을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용기와 지혜에 관하여도 이야기를 하였다.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가는 동안 이해가 부족했던 부분이 풀리며 집단 지성의 힘이 느껴졌다.
어디로 떠나고 싶은가?
여행기를 읽으며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욕구를 발산하는 우리에게 샘은 밑천 없이 여행을 떠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열심히 밑천을 만들고 떠나라고 하셨다. 하지만 언제 그 밑천을 만드느냐 아무래도 여행을 못 갈 거 같다. 투덜거리자 짧은 기간(1년) 동안 공부를 하고 가면 되는 여행지를 하나 생각해오라고 하셨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그런 곳이 어디일까? 요즘 이탈리아 기행기를 읽으며 괴테의 매력에 빠져들어서 생전 처음 문학 기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여행지로 독일을 선택하였다. 다른 샘들은 인도, 티베트, 수평이 보이는 초원, 이집트, 아프리카 등으로 정말 다양하게 나왔다. 채운 샘은 사막이었다. 구도의 여행으로 현장법사의 대당서역기의 루트 중 일부를 가고 싶다고 하였다. 다음엔 어떻게 여행을 준비할지 팁을 기대하였으나 예상은 빗나갔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비행기가 안 뜨니 하늘이 맑아지는 것을 보고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졌다고 하신다. 덜 다니는 것이 자연에 더 좋은데 굳이 다녀야 하나? 단순 관광이라면 사진으로 봐도 충분하다고 하신다. 밑천에 이어 기후변화까지 여행을 가지 않을 이유가 늘었다. 묘하게 설득되는 이 말들을 뿌리치며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사상도 기후의 영향을 받는다.
견유학파는 따뜻한 그리스에서 나올 수 있지 추운 북방에서는 나올 수 없다고 괴테는 말한다. 견유학파처럼 가진 것이 없어도 날씨가 따뜻해서 누더기로도 충분히 꾸며주는 것이 되어 현세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샘은 사상과 기후의 관계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다. 우리 사상은 날씨의 산물로서 날씨와 기후가 생각과 정서에 영향을 주어 사상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날씨가 어둡고 차가우면 그와 같은 사상을 만들기 때문에 니체는 독일을 떠나 스위스와 이탈리아 남부를 돌아다니면서 사유했다. 그래서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는 프랑스에서는 나올 수 없고 러시아의 음악은 베트남에서 나올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는 다양한 사상이 모두 나올 수 있는 축복받은 기후를 부여받은 셈이니 앞으로 풍요로운 사상이 나올수 있지 않을까?
혁명이 일어나면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 올까?
혁명이 일어나면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 온다고 생각하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프랑스 혁명도 마찬가지였다. 부르주아와 민중(농민)이 연합하여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지만, 부르주아 계급이 자기 세력을 확보한 부르주아의 성공일 뿐이었다. 혁명에 참여한 인민들(농민)에게 평등은 오지 않았다. 이렇게 혁명 후에는 항상 배제된 자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기 대문에, 이 배제된 자들이 목소리를 내어 소용돌이를 형성하면 새로운 혁명이 일어난다, 그리고 또 새롭게 배제된 자가 나와서 혁명이 일어나는 사이클은 반복되어 나타난다. 나폴레옹 이후에 일어난 혁명은 모두 프랑스 혁명이 모델이 되었고 배제된 누군가에 의해 계획된 혁명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 배제된 자가 있는 한 혁명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혁명을 계획한다면 지금 역사에서 배제된 누구와 어떻게 소용돌이는 만들어 낼 것인가? 이 관점에서 고민해보라고 하셨다. 그러나 혁명은 언제나 나와 먼 단어였다. 촛불집회 때도 누군가가 다 만들어 놓은 자리에 슬쩍 숟가락 하나 보태는 차원이었다. 그런데 주체가 되어 배제된 자들과 어떻게 소용돌이를 만들 것인지 혁명을 계획한다는 생각은 너무나 거창하게만 느껴진다.
혁명의 주체가 된다는 것에 꿈도 꾸지 못할 것 같은 저도 혁명이란게 그져 히말라야산처럼 느껴집니다.
어떤 사상이 어떤 기후를 조건으로 삼아 나타난다니. 이번 한주는 날씨와 대기에 유난히 민감해지려했으나... 내 삶을 규정하는 강력한 조건이니 좀 살펴보고 싶었지만 이 맘을 일주일 가져가는 것마저 실패. ㅎ
남방 사람에 대한 괴테의 묘사는 정말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온몸으로 자연과 기후를 경험한 자 괴테의 지성이 편견을 이긴 순간이었죠. 저희의 토론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좋네요.
다음 주 후기이신데, 자발적으로 후기를 써 주시다니요. 감사드리고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