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역사 1-12주차 후기
저번 주 오프라인 첫 만남이 있었다. 줌으로만 보았던 규문의 공간을 직접 보게 되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공간과 도서관처럼 분류되어있는 책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채운 샘과 규문의 샘들 덕분에 규문의 공간이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또한, 글역팀 샘들도 처음 대면이었지만 11주 동안 줌으로 봐서인지 반갑기만 했다. 우리는 줌으로는 알 수 없었던 특징들을 알아가는 재미에 그칠 줄 모르고 수다를 하였다. 마지막 수다는 여행 계획을 세우며 아쉽게 끝을 맺었다. 이런 찐한 만남 뒤 우리의 자라나는 새싹인 H.J 샘은 감기에 걸려 수업에 참여하지 못했다. 채운 샘은 “H.J 샘이 없어서 누구를 보고 강의를 해야 하나?” 하시며 아쉬움을 토로하셨다.
<고사리 캔 이야기>와 <검은 벼린 이야기>
저번 주부터 이야기를 나누어서 글을 쓰게 되었다. 한 이야기만 집중해서 보게 되어서인지 좀 더 세밀하게 보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루쉰이 풍자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찾는 재미도 느끼며 글을 썼다. <고사리 캔 이야기>을 읽고 내가 선택한 풍자의 지점과 다른 샘이 보는 관점이 달라서 이야기가 더 새롭고 풍부했었다. 수업이 12 주차로 접어드니 다른 의견에 대해서도 경직되지 않고 이해하려 노력하게 된다. <고사리를 캔 이야기>에서 여러 가지를 토론했다. 양로원의 노인으로 등장하여 충효의 무게가 실리지 않는 점, 약초 이름은 알지만 실제로 어떤 것인지 모르는 현실에서의 무능함. 절개를 지키기 위해서 주나라 곡식을 먹지 않겠다는 명분으로 고사리만 먹었는데 그 고사리도 주나라 것이라는 현실과의 불일치, 가장 천한 신분의 여자가 알려준다는 설정, 혼란한 시대인데 예술을 위한 예술을 외치는 지식인들, 죄책감을 벗으려 백이숙제가 탐욕이 많았다고 하는 사람들, 등 정말 많은 풍자들에서 그 의미를 이해하려 노력하였다. 특히 토론 시간에 사회가 혼란할수록 명분만 외치는 지식인들의 풍자가 회자 될 수밖에 없어서 루쉰은 글을 통해서 사람들과 사회를 변혁시키려 했다는 말이 공감이 갔다.
<검을 벼린 야이기>에서 미간척은 지배받는 민중, 왕은 지배세력, 연지오자는 혁명가를 상징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고 샘이 해석해주셨다. 마지막에 미간척, 왕, 연지오자의 뼈가 모두 같은 무덤 묻히는데 그것은 새로운 세상에서는 더 이상 혁명가가 필요 없는 세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혁명가를 원한다는 것은 여전히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혁명가의 역사가 무덤 속으로 사라져버린 후에야 새로운 세상이 펼쳐져 진다. 따라서 청년들은 이 역사의 무덤을 밟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아가야 한다는 루쉰의 마음이 담겨있다.위 두 이야기를 쓸 때는 루쉰이 죽기 1년전으로 폐병으로 투병을 하고 있었고 글도 발표할 수 없는 쫓기는 상태였다고 한다. 그 상태에서도 옛이야기를 새로 쓰며 민중의 정신을 일깨우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 고사신편 작품이 탄생한 시기 >
1920년대 중국은 신해혁명으로 청 왕조가 몰락하였으나, 구 집권세력이 완전히 물러나지 않고 외세와 결탁하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군벌세력으로 존재하였고, 그 세력에 대항하여 우파인 국민당과 좌파인 공산당이 내전을 하는 상황이었다. 군벌을 몰아내기 위해 1924년에 제1차 국공합작을 하지만 국민당의 배신으로 1927년 장제스가 쿠테타를 일으켜 공산당이 쫓겨났다. 그러나 다시 공산당이 반격해 장제스는 대만으로 쫓겨가고 1937년 공산당이 정권을 잡아 혁명을 일으킨다. 이 소용돌이 시기에 지식인들도 좌파 우파가 싸우는 사상논쟁을 하였다. 이때 <고사신편>이 씌어졌다. 그래서 작품 속에서 루쉰이 투창을 날릴 때 자기의 적을 인물에 대입하기도 하고 자기 자신을 인물에 대입하기도 하므로 루쉰과 그 시대를 이해한 만큼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 샘은 <고사신편>이 어렵다고 우리가 툴툴대는 것에 대해서 다 안다는 것은 오만이라고 하셨다. 인물의 행위나 말투를 통해 일치성이 깨지는 지점에서 어그러짐을 느끼는 데로 이해하면 된다고 편하게 읽으라고 하신다. 정말 편하게 읽고 싶어진다. 툴툴 거림 없이~
고사리도 주나라 것이라는 현실과의 불일치!!! 일상에서도 현실과의 불일치는 매번 겪고 어떤 면에서는 매 순간 겪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루쉰이 글을 쓸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깨알같이 정리해 주신 후기 잘 읽었습니다.!! 온라인에서의 진중함과 다른 오프라인의 통통 튀는 매력을 뿜뿜해 주시고 즐거운 첫 대면이었습니다~^^
혁명가의 역사가 무덤 속으로 사라져버린 후에야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고 하는 루쉰의 말이 시대를 막론하고 넘나는 것 같아요. 회식을 통해 보여주신 발랄함 다음 시간 줌에서도 기대할께요. 차분하게 풀어주신 후기 잘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