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정리문 2023-03-19 정지원
『최면술사』를 읽고 각자 써온 과제와 함께 토론을 진행하는 첫 시간.
오늘 가장 활발하게 토론했고 난해했던 산문 중 한편은 <3달러>. 경희샘이 뽑아온 고민은 이 <3달러>에서 마일스 장군의 논리는 이해가 되는데, 마크 트웨인의 논리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3달러로 표상되는 것이 무엇이며, 자본의 모습과 같고 비논리에서도 돈이 된다는 둥 머리를 맞대고 의미를 파악하려고 애를 썼다. 채운쌤은 ‘3달러에 대해 이렇게 대답을 해주셨다. 요약 정리하자면 이렇다.
“3달러는 양가적 태도다. 내 소유가 아닌 개를 갖고 벌어지는 일이다. 내가 아닌 건 자연이다. 개도 자연이다. 주인 없는 자연. 개는 누구에게도 귀속되지 않는 늑대에서 온 것이다. 3달러를 어떻게 버느냐. 예를 들어 농촌은 구체적인 게 필요하다. 밥, 농기구. 인간은 망치, 쌀, 빵 같은 구체적인 것이면 된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돈으로 3달러가 필요해. 돈이 필요한 건 다른 게 충족된 거란 말. 근데 다 돈을 필요로 해. 이건 인간의 탐욕이 확장 됐다는 뜻. 그러다 보니 출발 자체가 3달러. 초기 자본이 개. 우리의 본성이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이라고 해석해 주셨다.
다음으로 나눈 이야기도 풍성했다. 현주샘은 글 소감 끝에 “난 솔직해질 수 없다, 앞으로는 더욱 더” 라고 말했다. 이어서 재순샘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추한 면까지 볼 수밖에 없다”며 어쩌나! 했죠. “성공을 향한 열망, 성공은 진실을 말하지 못 하게 한다”는 영미님, 그리고 나는 “공격적인 말투가 관계를 끊는다 사람대접을 잘 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무슨 말만 하면 뒤에서 누가 궁둥이를 치는지 개구리처럼 폴짝 튀어나온 정옥샘은 우리의 말을 받아서 “성인은 해와 달처럼 드러나는 사람이다. 솔직한 마크 트웨인이 새삼 대단해 보인다. 최면술사는 성공도 최면에 걸려서 그렇다, 관계의 매듭을 푸는 것도 말이고 매듭을 푸는 사과를 하지 않으면 장님에 귀까지 멀었을지도 모를 일이다”며 말을 받아 말꼬리를 이어주었다.
이제 미국 민중사 수업 후기 입니다
그동안 말로만 들었던 국가의 탄생 베이스는 폭력에 있다는 것을 민중사를 읽으면서 그 말이 곧 사실임을 알게 됐다. 10장 또 하나의 남북전쟁과 11장 악덕 자본가들과 반란자들은 미국자본주의 3단계를 다룬다. 계급투쟁과 주식회사 그리고 자본주의가 그것이다. 18세기 중반은 상업을 기반에 두고 19세기 중반은 철도를 놓고 물자를 대규모를 실어 나르는 상업자본, 대대적으로 잉여를 착취 가능한 기반 시설 산업자본주의 이게 주식회사 합리적 시스템 속에서 잉여를 착취 한다.
운디드니 학살(상처 난 무릎)이란 말이 있다. 노동계급 농민계급 투쟁을 다루는 것인데 이는 즉 흑인반란을 진압하고 학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계급 분리의 바탕에는 이익과 권력의 다툼이 있다.
남북전쟁 이후 기업이 등장하면서 많은 자본가들이 대학에 돈을 기부 했다.‘그들의 착취를 정당화 하려는 목적’이다. 이 ‘길들여짐’의 효과는 가성비가 좋다. 그야말로 선을 가장한 학교다. 인간의 본성은 어디에도 메이지 않고 길들여지지 않는데 자본이 억압을 한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자기 본성을 자본 앞에서 잃어가느냐의 여부다. 채운샘은 자본에 의해 지배당하지 않을 본성을 보여준 우리의 ‘헉’처럼 건강성을 붙들라고 말씀하셨다.
선생님은 『도금시대』라는 책을 추천해주셨다. 『도금시대』는 『미국 민중사』 10장과 11장과 딱 맞아떨어지는 소설이고, 자본주의 시대 서부의 금광 자본주의를 다루고 있다.
마크 트웨인의 '3달러'는 위트가 넘치면서도 쉽게 뭐라 내용을 결정지을 수 없는 글이었어요. 이번 주 강의 채운 샘 말을 빌면 '하나만으로 해석될 수 없는 마크 트웨인식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단편이었던 것 같아요 (그의 글들 대부분이 그렇지만). 위에 지원샘도 써 주셨네요. 저도 '3달러'에 대한 채운샘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는데요. 자본주의 이전에 인간 필요의 출발점은 '구체물(밥, 농기구, 쌀, 빵, 망치 등)'이었는데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시대에 필요의 출발점은 ' 돈'이라는 거죠. 이 산문에서도 주인공이 처음으로 필요를 느낀 대상은 돈, 3달러였어요. 무엇을 위해 그 돈이 필요한지 전혀 언급되지 않았지요. 그럼에도 주인공이 3달러를 구하러 방을 나서서 3달러를 구하는 맥락이 글을 읽는 내내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어요. 저도 다른 무엇이 아닌 돈이 필요의 출발점인 시대를 살고 있는거죠. 구체물이 아니라 돈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어쩌면 부족한 것이 없다는 반증일 수 있다는 이어진 채운샘의 말. 책을 이렇게도 읽을 수 있구나,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자본 앞에 본성을 잃지 않는 태도'가 무엇일까요. 이것은 언제나 우리를 멈춰서 생각하게 하는 것 같아요. 트웨인의 태도에서 엿보려고 하는데, 생각을 좀 더 벼려야 할 거 같네요.
길들여짐이 가장 가성비가 좋다는 말씀이 남네요. 자칫 방심하면 자본주의의 호구가 될 테니까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