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후기
Seminar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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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주차 후기
분서를 4주째 읽고 있다. 분명 한글인데 마치 영어원서를 해석하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많다. 사서에 대한 베이스가 없어서인지 논쟁에서 무얼 말하는지 이해가 안 되어 서걱거리기는 느낌만 든다. 그러나 당시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이지의 삶과 사상은 이런 불편함을 불식시키고 빠져들게 한다. 특히 편지로 하는 사상논쟁 부분을 읽을 때는 말로 하는 것보다 생각을 벼릴 시간이 있어서인지 논쟁이 더 칼날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하지만 편지글에 나타난 그의 사상이 이해가 안되어 강의 시간에 의존하여 겨우 따라가고 있었다. 차츰 분서를 읽는 것이 익숙해지며 이탁오의 평생 화두였다는 생과 사에 관해 의문점도 생기고 그가 어떤 깨달음에 도달했을지 궁금해졌다. 그러나 그의 글을 읽어도 최종적으로 말하는 “원래 생과 사가 같다. ” 는 이 글귀가 아무리 해도 다가오지 않았다. 토론시간에도 생과 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근대이전에는 집에서 장례를 치렀고 유럽의 경우는 교회 안에 무덤이 있어서 죽음이 삶과 분리되어 있지 않았다. 근대 이후 죽음이 삶과 멀어지게 되면서 분별이 더 심해지게 된 거 같다.' 는 의견과 '죽음을 통해 그 사람의 삶이 반추되는 거 같다. 티벳사자의 서에서는 습관이 윤회한다고 하였다.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죽음이 임박해서도 중요하다. '는 등 여러가지 생각을 교환한 후 각자 더 탐구해야할 사항으로 남기며 '잘 살아가는 것에 더 집중해야 한다.' 는 것으로 의견을 좁혔다. 그리고 강의 시간에 어떤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였다. 그러나 채운 샘은 “우리가 왜 삶을 집착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이 질문은 하루아침에 답을 얻을 수 없으며 책을 본다고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 질문이 없으면서 쇼핑하듯이 노후준비하듯이 공부를 대하지 말라고 하셨다.” 평생을 탐구해야 할 문제를 몇 마디 글을 읽고 알려고 한 게으른 공부 태도를 돌아보게 된다. 분서를 읽으며 생과 사에 관한 질문이 잠깐 생겼지만, 그 문제가 내 문제로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탁오의 깨달음을 피상적으로 접하고 말았다. 이 문제를 질문으로 가져가려면 막연하게 삶과 죽음이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 정도로 접근하지 않고 더 구체적으로 질문을 세분화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평생을 놓치지 않고 탐구해야 할 것이다.
생과 사 이외에도 토론시간에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이지의 태도와 소리가 주는 경건함에 대해서, 기도와 발원 시 다른 사람을 위해 기원하는 행위도 자비를 실천하는 것,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서 삶을 단순히 하기, 자신의 마음에 떳떳한 공부, 공부와 일상을 분리하지 않는 문제 등을 이야기하였다. 이번에도 생각지 못한 의견들을 피력하는 학우들을 통해 내 고정관념이 말랑해진다.
2.기후변화로 서술하는 역사책이번에 읽고 있는 역사책은 기후를 중심으로 원과 명의 역사를 서술한다. 역사책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해서일까? 이런 방식의 서술이 당혹스러웠다. 역사책은 사실만을 기록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전설 속에 등장하는 용의 출현 기록과 함께 기후 위기를 중점으로 서술하는 방식이 역사책으로는 부족해 보였다. 역사적 유물이 있어야만 역사로 인정해서 일 것이다. 그러나 고대 역사를 보면 신화 이야기가 많다고 한다. 사마천의 사기도 전설적인 인물인 삼황오제에서 시작하며 전설을 역사에 포함해서 기술했다고 한다. 내가 원명의 역사 서술에 불편함을 느끼는 건 학교에서 배운 역사책의 서술 방식에 익숙하고 그 역사책을 최대한 사실인 것으로 배워서 역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접해보지 못해서라고 한다. 역사책에는 허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역사적 사료에 대한 인과를 구성할 때도 허구가 가미된다고 한다. 그래서 인과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역사 서술이 가능하다. 기상학에 의한 접근도 하나의 서술이 방식인 것이다. 처음의 거부감과는 달리 읽어갈수록 이런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해석하는 시도가 있어야 하나의 시선에 사로잡히지 않고 역사를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간절한 하나를 질문으로 드는 것이 쉽지 않지요? 고민이 없는 것도 아니고 마음의 부침이 없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그러니 공부하는 거죠, 함께... ㅎ
생과 사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 차원을 너머 더 구체적으로 자신의 질문을 세분화하고 간절한 마음을 놓지 않는 공부하고 계시지 않습니꽈~~!! 고정관념이 말랑해지는 것이 그 증거가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