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가 너무 늦었습니다_()_ 지난 세미나에서는 <베르그손주의> 1장과 2장을 읽고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그야말로 혼란의 도가니였다고 해야 할까요... 강의를 먼저 들어야 하지 않겠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앞으로 두 번의 세미나와 ‘단비 강의’가 남아 있으니까요.^^ 좀더 머리를 모아모아보아요!
주영샘께서 후기에 1장과 2장의 내용을 잘 정리해주셨으니, 저는 베르그손 철학의 배경(?)에 관한 내용을 조금 덧붙여보겠습니다.
베르그손은 어렸을 때부터 천재라 불릴만큼 다방면에 우수한 학생이었다고 하는데요. 언어는 물론이고 수학에도 비상한 재능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특이하게도 베르그손의 철학적 문제의식은 전통 철학에서 도출된 것이 아니라 당대의 과학적 사고와 씨름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그에 대한 해결도 과학적 자료들을 검토하며 이루어졌고요. 지속, 직관, 기억, 생의 약동 등의 독창적인 개념들도 그렇게 해서 형성된 것이라고 하는데요. <베르그손주의> 영어판 후기에서 들뢰즈는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베르그손에게 지속은 근대 과학의 형이상학적 상관물이다.”(135쪽)
이처럼 베르그손은 ‘과학에 그것이 결핍하고 있는 형이상학을 주고자’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베르그손이 서양철학의 형이상학적 전통과 싸운 니체나 맑스, 프로이트와는 다른 의미에서 서양철학 전통의 이단아로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베르그손은 “형이상학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형이상학의 배후에서 그것들의 근본적 전제를 문제 삼고 이를 동적인 형이상학으로 대체”하려 했다고 합니다(황수영, <베르그손>, 이룸, 12쪽). 베르그손은 온전한 경험을 다시 그려내기 위해 과학적 가설과 형이상학적 논제를 끊임없이 조합합니다. 이처럼 베르그손의 작업은 서로 상극으로 여겨지는 과학과 형이상학의 조합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유난히 더 고전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또 그렇게 때문에 더욱 흥미롭기도 한 것 같습니다.
토론 시간에 그 유명한 설탕과 설탕물 논의를 다시 소환해서 그 용해과정을 여러 지속이 교차하는 과정으로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차이’ ‘차이의 운동’ ‘자기 자신과 차이나는 운동’ ‘변질’ ‘실체 그 자체인 변화’로 규정되는 ‘지속’이라는 개념이 더 확 와닿기도 했어요. 그밖에도 2장의 논의에서, 베르그손이 ‘지속’을 다양체의 한 유형으로 본 점, 그 다양체(질적 다양체)는 주체적인 것, 잠재적인 것과 관련된다는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잠재적인 것’에 관해서는 이번 주 세미나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누게 되겠네요.
이번 주에는 <베르그손주의> 3장과 4장을 읽고 내용을 정리해오시면 됩니다. 간식은 정희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그럼 내일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