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는 김수행 선생님의 <자본론 공부> 1~3장을 읽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지금까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여기저기서 접해오긴 했지만, 정확히 자본주의가 어떤 시스템이고 그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없었는데요. 이번에 이 책을 따라가며 마르크스가 분석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면면을 보면서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되네요. 무엇보다 너무 모르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마르크스는 인류의 역사를 ‘계급투쟁의 역사’로 보았고, 계급들 사이의 투쟁이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라고 보았습니다. 그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에도 ‘자본가계급’과 ‘임금노동자계급’이라는 적대적인 두 계급이 있습니다. 생산수단을 가진 자본가계급은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이윤’을 먹고살며 점점 더 큰 재산을 가지게 됩니다. 반면, 임금노동자계급은 ‘노동력’을 자본가에게 팔아 임금을 받지 않으면 먹고살 수가 없지요. 따라서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가 탄생부터 매우 불평등한 사회였다고 규정하는데요, 이런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가계급이 소멸하면서 새로운 사회로 이행하게 될 거라고 주장합니다.
<자본론>은 자본주의 사회가 경제적으로 어떻게 발전하는가를 이야기합니다. <자본론> 1권, 2권, 3권의 내용은 대부분 각종 자본가들(산업자본가, 상업자본가, 금융적 자본가)과 토지소유자가 어떻게 돈을 버느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김수행 선생님에 따르면, 지배계급이 얻는 이윤이나 이득이 ‘어디에서’ 나오는가를 최초로 과학적으로 분석한 사람이 마르크스라고 합니다. <자본론>은 ‘자본’을 자세히 설명하는 책인데요, 자본이 무엇인지 알려면 화폐가 무엇인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야 하고, 화폐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상품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마르크스는 이런 식으로 자본주의 경제를 분석하고 연구한 다음 <자본론>에서는 거꾸로 상품에서 시작해 화폐와 자본의 순서로 나아가며 서술합니다.
저희가 이번에 읽은 <자본론 공부>의 2장에서는 상품과 화폐, 자본에 대해 조금씩 설명합니다. 생산물이 상품이 되려면 반드시 ‘사용가치’를 가져야 하며, 상품은 다른 상품과 교환할 수 있는 ‘교환가치’도 가집니다. 상품들은 ‘서로를 동일하게 하는 동질적인 그 무엇’을 가지는데 마르크스는 이것을 상품의 ‘가치’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의 ‘본질’ 또는 ‘실체’는 ‘상품을 생산하는데 드는 인간노동 일반’입니다. 여기서 ‘인간노동 일반’이란 이질적이고 구체적인 각각의 노동들을 동질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우리는 상품 가치를 화폐 표준으로 표현한 것을 ‘상품의 가격’이라고 부릅니다. 화폐는 모든 상품들을 살 수 있는 사회적 힘을 가지지만, 모든 화폐를 ‘자본’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잉여가치’를 얻게되는 화폐만을 자본이라고 부르고, 이러한 잉여가치를 만들어주는 ‘특수한 상품’이 바로 노동자가 자본가에게 파는 ‘노동력’이라는 상품입니다. 자본가는 잉여가치를 증가시켜 이윤을 높이고자 하는데, 이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방식을 통해서일 수밖에 없습니다. 마르크스 경제학은 노동자를 착취한 잉여노동, 잉여가치가 ‘이윤’의 원천이라고 주장합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탄생부터 불평등한 사회라든가, 자본가는 노동자를 착취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윤으로 점점 더 큰 재산을 가지게 된다든가 하는 설명들을 읽고 있자니 새삼스레 화가 나기도 했는데요. 세미나 시간에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지금은 자본가 노동자 구분 없이 모두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초과이윤을 추구하려는 자본가의 마인드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직장인샘께서 증언하신 것처럼, 직원들 사이에서도 일을 열심히 안 하는 사람을 ‘월급 루팡’이라고 부르며 저런 사람은 짤라야 한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는가 하면, 자본가의 요구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자기를 갈아넣으며 일을 하는 시대니까요. 자기계발이니 갓생이니 하는 것들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시대이기도 하고요. 그런 점들을 생각하면 마르크스가 나누는 임금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의 구분이 안맞는 시대인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들뢰즈가 말하는 ‘욕망’에 관한 이야기가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하지만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한 자본주의의 특징들, 자본주의적 상품, 화폐, 노동, 자본 등이 무엇이며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아는 것은 이를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후 접하게 될 들뢰즈의 개념들과도 연결시켜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계속 마르크스의 이야기를 따라가보아야겠습니다.
- 다음 시간에는 <자본론 공부> 4~6장을 읽어옵니다.
- 발제는 4장: 정아, 5장: 규창샘, 6장:주영샘
- 간식과 후기는 영임샘께 부탁드리겠습니다.
수요일 저녁에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