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후기
Seminar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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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세미나 2학기 다섯 번째 시간에는 <안티 오이디푸스> 2장 4절과 5절을 읽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들뢰즈와 과타리는 1장에서 욕망 기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세 가지 종합(연결 종합, 분리 종합, 결합 종합)으로 설명하지요. 이번 부분에서는 분리 종합과 결합 종합의 오이디푸스적 사용을 비판하며 그에 대립되는 분열증적 사용을 보여줍니다. 역시 따라가기가 만만치 않네요.
“여전히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분리된 항들을 긍정하고, 이 항들의 거리 전체를 가로질러 이 항들을 긍정하고, 한 항을 다른 항에 의해 제한하지도 않고 한 항을 다른 항으로 배제하지도 않는 분리, 이것은 아마 최고의 역설이다.” (141~142쪽)
들뢰즈와 과타리는 분리 종합의 배타적/제한적 사용 대신 포괄적/비제한적 사용을 제안합니다. 이는 <... 아니면 ...> 대신 <...이건...이건>의 구분을 사용하는 것인데요, 이를테면 ‘남자 아니면 여자’의 구분 대신, “남자이거나 여자이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두 측면을 가지고 있는데, 남자들의 측면에서는 남자요, 여자들의 측면에서는 여자”로 구분하는 겁니다. 혹은, ‘죽은 것 아니면 살아 있는 것’으로 보는 대신, ‘죽었거나 살아 있는데, 동시에 두 상태에 있지는 않되, 이 두 상태 각각은 우리가 미끄러지며 조망하는 거리의 양 끝에 있는 것’으로 보는 거고요. 무슨 말일까요?
구체적으로 와닿지 않아서 토론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두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상황이나 배치에 따라 그 중 하나가 드러나면 나머지는 잠재되어 있다는 말인 것도 같고, 사회적/외부적 규정 아닌, 존재 방식의 차이로 구분한다는 의미인 것도 같았고요. 음과 양이라는 상반되는 두 힘이 존재하고 드러나는 방식과도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 외에도 “분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와 반대로 나눌 수 없는 거리를 조망함으로써 분리를 긍정한다”, “모든 것이 나뉘지만, 다만 자신 안에서 나뉜다”, "나눌 수 없는 공간에 있는 막대기의 두 끝처럼 한쪽 끝에서 다른 것이 된다", "칸막이가 부서졌다" 와 같은 구절들도 어떤 힌트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여전히 말로 명확하게 표현되진 않았지만요.
세 번째 종합인 결합 종합의 두 사용에 관해서는 더욱 미궁입니다. 이번 시간에 거의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는데요, 뭐라도 정리를 해보려고 했지만 정말 연결이 안 되네요. 1장의 결합 종합 부분에서 언급한 ‘이상한 주체’와 연관이 있을 것 같은데... 정리가 되질 않습니다..;; 1장에서는 이 주체에 대해 “욕망 기계들 곁에서 여분으로 생산되는” 잔여와 같은 것으로, 어떤 느낌으로 남는 것으로 설명하지요. 이 주체는 “고정된 정체성이 없고, 기관 없는 몸 위를 방황하며, 늘 욕망 기계들 곁에 있고, 생산물에서 차지하는 자신의 몫에 의해 정의되며, 도처에서 생성 내지 아바타라는 덤을 얻고, 자신이 소비하는 상태들에서 태어나고 또 각 상태마다 다시 태어”납니다. 주체는, 욕망 기계와 기관 없는 몸이 생산하는 내공들과의 관계를 통해 “기관 없는 몸 위를 가로지르고 그럼으로써 생성, 추락과 상승, 이주와 이동 등을 겪”게 됩니다. 이런 강렬한 생성들과 이행들과 이주들 속에서는 모든 것이 뒤섞입니다.
“즉 나라들, 인종들, 가족들, 부모의 명칭들, 신의 명칠들, 역사의 인명들, 지명들, 심지어 갖가지 사실들이 뒤섞여 있는 것이다. 나는 신이 된다. 나는 여자가 된다. 나는 잔다르크였다. 나는 헬리오가발루스이다. 또한 그 위대한 몽골인, 한 중국인, 한 아메리카 인디언, 한 성당 기사이다. 나는 내 아버지였다. 나는 내 아들이었다(라고 나는 느낀다). 또한 모든 죄인, 죄인들의 전체 목록, 정직한 죄인들과 부정직한 죄인들이었다.” (157쪽)
2장에서 들뢰즈와 과타리가 설명하는 결합 종합의 유목적 사용은 이처럼 섞여 있는 흐름들을 흘러가게 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계속 읽어나가면 이해가 좀 될까요? 우선 다음 절에 이어지는 ‘세 종합의 요약’ 부분을 잘 읽어봐야겠습니다.
- 다음 시간에는 <안티 오이디푸스> 2장 6절과 7절을 읽고 내용을 정리해옵니다.
- 간식과 후기는 건화샘께 부탁드리겠습니다.
내일 저녁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