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미나는 비인격적인 들뢰즈, 초월론적 경험론 11장 ‘비인격적인 초월론적 장과 독특성’ 12장과 ‘차이와 강도’를 이야기 했습니다.
[습관의 수동적 종합]
들뢰즈에게 시간의 첫번째 종합은 습관의 수동적 종합입니다. 들뢰즈는 그 종합을 생성하는 관계로 설명합니다. 다시말해 개체는 개체화 과정으로부터 결코 분리될 수 없습니다. 이 개체화 과정은 개체와 그것의 연합 환경를 함께 산출합니다. 개체가 생성됨과 동시에 환경도 다르게 바뀌게 됩니다. 그렇기에 개체는 어떤 만남이면서 연과된 재료들의 외적인 종합인 것입니다. 가령 밀은 흙과 습기의 수축입니다. 버틀러의 문장을 가져옵니다. “그런 변형을 이루어 낼 자신의 능력에 대한 주제넘은 믿음 덕분”에 밀이 흙과 습기를 변형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밀이 개체화된다는 것은 흙과 습기와 같은 연합 환경을 불균등화 시킵니다. 밀은 그 개체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만남을 통해 연결된 모든 외적 구성요소들이 수축 자체입니다. 모든 개체화는 반복으로 전적으로 외적인 방식으로 습관을 들이는, 즉 수축하는 창조적인 반복의 산물입니다. 요컨대 개체는 “반복에서 어떤 차이를 훔쳐내는 국면에 도달할 수 있는 수축하는 기계”입니다. 목마름과 물을 연결하는 습관, 배고픔과 음식을 수축하는 습관에 의하여 우리는 생존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습관의 반복이 생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결정]
개체가 생성되기 조건에 해당하는 전개체적 환경과 개체화의 출현 간에는 불균등화를 실행하는 어떤 작용이 있습니다. 개체는 체계의 불균등화의 점진적으로 해소하면서 생성됩니다. 시몽동은 결정화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비이커에 과포화된 설탕물이 담겨있습니다. 그 때 외부적 충격이 가해지면 그가 핵으로 작용하여 아슬아슬하게 불균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작용이 깨지고 결정화가 됩니다. 즉, 용액에서 설탕 결정이 만들어 지기 시작합니다. 시몽동의 설명을 들어봅시다. 먼저 과포화 지점에 도달하려는 결정 용액이 있고, 다음으로 문제제기적 긴장을 야기할 수 있는 결정핵이 도입되며, 그 다음에는 결정 개체의 형성을 촉진하는 불규등화가 발생하고, 마지막으로는 체계의 불균등화에 대한 창조적 응답으로서 결정체가 생겨난다. 여기에는 변환적인 위상들의 연속적인 변화가 존재합니다. 어떤 체계가 재편되는 것이 새로운 변형의 출발점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결정화는 생성의 긴장안에서 출현하는 차원들과 구조들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태의 변화가 아니라 위상의 변화인 것입니다.
[크로노스와 아이온]
크로노스는 사물 상태의 현재이면서 깊이로부터 우연한 생성, 미친 생성입니다. 반면 아이온은 표면의 형이상학적 시간, 과거 및 미래의 잠재적 시간성입니다. 따라서 물체와 명제 사이에 어떤 경계선을 긋는 것은 사건의 환경으로서 아이온입니다. 의미는 사건과 동일한 것이지만, 사건이 명제와 결부될 때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의미는 사물에 대한 지시작용으로 생기지만 그 지시작용 자체는 아닌 의미의 표현입니다. 마찬가지로 물체에 대한 작용하여 의미가 발생하지만 비물체적 사건이 될 때 의미가 됩니다.
레닌은 러시아 사회에 존재했던 소비에트를 다르게 정의합니다. 즉, 러시아에서 소비에트는 평의회나 대표자회의를 의미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혁명 즈음에 자연발생적으로 노동자, 군대, 농민들로 소비에트가 구성되게 됩니다. 그 소비에트를 공장들의 동맹파업운동을 조정하고 통일적으로 지도하는 기관으로써 재규정합니다. 그리고 1917년 3월 혁명 때에 노동자 – 병사대표 소비에트가 군사력을 장악합니다. 그렇듯 크로노스는 생성의 시간입니다, 가령 러시아 사회에 우연하게 생성된 소비에트의 생성에 해당합니다. 반면 아이온은 사건과 의미의 시간입니다. 소비에트를 재규정함으로써 의미를 발생키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렇게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크로노스의 시간과 아이온의 시간은 동시적입니다. 크로노스의 생성이 없다면 아이온의 사건과 의미의 발생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온은 잠재적인 것들에서 하나를 현실화하는 것입니다. 크로노스의 시간이 현실화하지 않았던 의미를 사건으로서 현실화하는 것이 아이온의 시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들뢰즈는 크로노스와 아이온을 대립시킵니다. 아이온은 과거나 미래의 이중적 다발, 즉 막을 통해 열려진 시간발생의 경로를 나타냅니다. 아이온은 막처럼, 순수 사건 즉 현재는 다가올 것 같지도 않은 잠재적인 것에서, 의미가 없는 과거의 형이상학적 것들의 표면 주위에서 분기합니다.
[강도]
칸트에게 인식은 감성적인 것으로부터 출발하지만 인식을 일으키는 것은 어떤 범주적 구조, 형식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들뢰즈에게도 어떤 사유의 출발점은 감성적인 것이고 그 것은 감각밖에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가령 우리가 차가운 물체를 만진다면 차갑다고 감각하고 그 감각과 함께 어떤 감성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 차가움과 동반되는 감성은 강도적 차이입니다. 차가움은 피부와의 온도차로부터 발생하는 강도적인 것이면서 그로 발생하는 감성은 차가움을 감각하기 전과는 강도적 차이를 발생시키고 감성의 차이를 발생시킵니다. 그 강도적 차이로부터 우리의 사유가 발생합니다. 이 지점에서 칸트로부터 가져온 초월론의 의미가 달라지게 됩니다. 칸트에게 초월론은 어떤 이미 주어진 범주를 가르키고 그 범주에 따라 발생하는 인식 대상과 다른 그 무엇입니다. 하지만 들뢰즈는 초월론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사유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우리는 감성적인 것 안에서도 오로지 감각밖에 할 수 없는 것, 곧 감성적인 것의 존재 자체를 직접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 그때 경험론은 실로 초월론적 성격을 띠게 되고, 감성론은 절대적으로 확실한 분과학문이 된다. 여기서 이 감성적인 것의 존재는 차이, 포텐셜 차이, 질적 잡다의 충족이유인 강도적 차이등을 뜻한다. 현상이 기호로서 섬광을 발하고 바깥으로 주름을 펼치는 것은 차이 안에서다. 바로 차이 안에서 운동은 ‘효과’로서 산출된다.
안 소바냐르그의 친절한, 그렇지만 만만치 않은 책을 만나서 그가 반복하여 인용과 설명에 따라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들뢰즈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후기가 늦어져 이제 책의 마지막 장과 결론만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철학은 개념을 반복함으로써 자신의 사유안으로 가져오는 것이라는 생각이들었습니다. 우리는 후반부로 갈 수록 들뢰즈를 더 읽고 싶어졌습니다.
늦게 올립니다. 몇가지 개념을 정리하여 올려봅니다.
'개체는 어떤 만남이면서 연관된 재료들의 외적인 종합'이란 말과 버틀러의 '밀의 주제 넘은 믿음'이 다시 눈에 들어오네요.ㅎㅎ
우리를 혼란스럽게 했던 '감각밖에 될 수 없는 것이면서 감각될 수 없는 것'인 '강도적 차이'도 다시 떠오르고요.
계속 같이 읽어보아요 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