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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nar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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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이제야말로 우주(to pan)에 관한 우리의 이야기가 끝막음을 보았다고 말하죠. 죽게 마련인 생물들과 불사의 생명체들을 에워싸고 있는 눈에 보이는 살아 있는 것이며, 지성에 의해서라야 알 수 있는 것의 모상이요, 지각될 수 있는 신이고 가장 위대하고 최선의 것이며, 가장 아름답고 가장 완벽한 것으로 탄생된 것이 이 유일한 종류의 것인 하나의 천구입니다.”(256쪽)
지난 시간에는 《티마이오스》를 끝까지 읽고 세미나를 했습니다. 위의 인용문은 책의 마지막 구절인데요, 플라톤의 우주관을 콤팩트하게 요약하고 있는 듯합니다. 저는 새삼 이 설명이 매우 설득력 있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생각해보면, 분명 이 우주는 매우 아름답고 완벽합니다. 아주 큰 관점에서 보면 그렇죠. 행성들의 운동과 계절의 순환과 낮과 밤의 변화. 이 모든 우주적 운동들은 완벽한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항상적으로 반복됩니다. 그런데 시선을 줌-인 하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인간의 삶은 우연과 결여와 고통과 불균형으로 가득 차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부의 원인들에 휘둘리며 평정하지 못한 하루하루를 살다 죽음에 이릅니다.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지 않고, 플라톤이 보았듯 인간사는 나쁜 것을 또 다른 나쁜 것 혹은 더욱 나쁜 것이 대체해온 역사일지도 모릅니다.
플라톤의 창조론은 이 모순을 이해하고자 했던 노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가 보기에 우주는 지성와 질서의 지배를 받지만, 그러한 지배가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우주는 지성에 의해서라야 알 수 있는 완벽한 형상의 모상이기 때문이죠. 이 우주는 데미우르고스가 영원하고 완전한 형상들을 본 따 만든 모사물입니다. 그는 불완전하고 유한하며 무질서한 것들을 가지고 완벽하고 영원하며 질서로 이루어진 것을 모방했습니다. 따라서 이 세계는 아름답고 조화로운 원리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으나, 그 말이 이 우주가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다운 조화 속에 머물러 있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끊임없는 운동이 우연한 사건들을 야기하고, 질서 속에 무질서를 도입하고, 때로는 절제를 모르는 욕구적인 것들이 이성을 압제하기도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계의 근본적 원리는 질서와 조화다! 아마도 이것이 몇 차례의 정치적 좌절을 겪고 무지한 자들에 의해 존경하는 스승이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아야 했던 플라톤이 이 세계에 대해 행하는 지적인 정당화 같은 게 아닐까 싶네요.
다음 시간은 에세이 발표입니다. 태미샘, 성희샘 비기너스의 마지막인 만큼, 끝까지 힘내봅시다!! 간식은 태미샘께서 준비해주시기로 했구요, 그럼 목요일 10시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