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강렬한 플라톤과의 스테이지로 이루어졌던 뉴비기너스의 세미나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 대장정을 이끌었던 건화 쌤은 철학과 여가에 대한 소회를 다음과 같은 글을 인용해서 말했습니다.
“철학자들에게는 언제나 그대가 방금 말한 여가가 있어 이들은 평화롭고 여유롭게 대화한답니다. 이를테면 우리가 논의에 논의를 거듭하며 어느새 세 번째 논의를 시작했듯이, 철학자들도 당자의 논의보다 새로운 논의가 더 마음에 들면 주제를 바꿀 수 있지요. 그들의 논의의 길고 짧음에 전혀 신경쓰지 않으며, 그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진리에 이르는 것이라오.”(플라톤, 《테아이테토스》, 숲, 92~93쪽)
그렇습니다. 제가 ‘플라톤과의 춤’(세미나 제목입니다.^^!)을 통해서 가장 깊게 느꼈던 것은 저에게는 ‘여가’가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나는 삶에서 발로 걸어 나감이 얼마나 좋은 것인가? 손으로 감각함이 얼마나 나를 기쁘게 하는가? 입으로 들어오는 것이 얼마나 맛있는가? 하는 몸과 관계된 경험에 집중해서 삶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티마이오스》에서는 존재의 본질을 온전하며 완결된 천체로, 발도 필요로 하지 않는 회전운동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회전운동은 그 어떠한 다른 관계를 필요로 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정신적, 시간적 여가를 통하여 이 천체의 회전운동을 봐야하지 않을까요?
이어지는 성희 쌤의 후기입니다.~
본성으로 살아간다 하면 이성보다는 욕구에 충실한 삶을 떠올린다. 그런데 플라톤의 본성에 대한 생각은 이성과 욕구의 구분이 없다. 신이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것을 만들기 위한목적으로 만들어진 우주는 생성하는 것은 사멸하는 것이 필연이므로 인간은 불사적 원리를 간직한 이성의 혼과 함께 사멸적인 것들로 감각되어지는 다양한 욕구들을 섞어서 만들어졌다. 이런 점에서 이성과 욕구를 따로 분리하여 생각할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는 왜 본성으로 살아간다 할 때 이성보다는 욕구를 떠올리는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건 아마도 파편화된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이 갖고 있는 좁은 시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주체적인 삶을 구성한다기보다 만들어진 이미지, 만들어진 조건 안에서 삶을 구성하는 것이 더 많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다. 많은 것들이
시작을 알기 어렵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우리가 먹고 입는 것들이 누군가의 노고로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삶의 주제가 어떻게 살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더 소유할 것인가로 바뀌어 버린듯. 세상은 복잡하고 넓게 소통하는데 아이러니하게 삶은 더 좁아졌다.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신의 형상에 따라 만들어진 우주는 가장 좋은 것의 모상이다. 모든 것은 자기에 의해 겪거나 행하도록 하는 자족적인 우주를 만들어 내었다. 우주는 원운동을 통해 질서와 조화가 있는 자족적인 리듬을 만들어 낸다. 플라톤은 우리 삶에서도 우주의 원운동과 유사한 자족을 만들어야 한다고 보았다. 우리 삶에서 우주의 원운동은 무엇일까? 자족적이란 것은 무엇일까?
낮과 밤, 사계절 등의 리듬 속에서 혼과 몸이 치우치지 않는 적절함을 유지하는 것, 깊이 학습하고 이성을 통해 사유하는 것이 신적인 것의 모상을 닮기 위해 운동하는 인간의 자족적인 운동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우주와 우주에 속한 인간은 신의 모방으로 만들어진 존재이지만 아름답고 훌륭함이 그냥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그 자체로 완전하거나 고정불변 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운동으로서 완성될 수 있다고 본다.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관계속에서 본성적으로 신의 모상을 닮아가고자 한다. 마주치는 관계 속에서 우주를 구성하는 4가지 요소, 나의 몸과 개별적 기능들이 하늘에 있는 지성의 회전들을 관찰하고 우주의 질서와 조화를 학습하면 적절한 지점을 감각할 수 있는 태초의 본성을 닮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을 우주의 한 일원으로서 확장하여 파악하고, 우주의 질서와 조화를 인간의 삶 속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플라톤은 아름답고 훌륭한 삶을 모방하려고 하는 것이 태초의 본성응 따르는 삶이라고 말하고 있다.
1년동안 고대그리스 철학을 공부하며 서양철학의 기초를 잘 다졌습니다. 함께한 건화샘, 소정샘, 설샘, 정호샘, 군대간 나한샘 감사합니다. 언젠가 공부의 인연되면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