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이너 세계사’ 시즌3 두 번째 시간입니다. 저희는 당나라 역사와 몽골 역사를 교차해가며 재미나게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간부터 반갑게도 새로운 맴버(구씨)가 합류했습니다. 새로운 기운이 들어오니 확실히... 이야기가 조금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황제이자 칸이었던 당 태종
지난 시간에는 <하버드 중국사 당>에서 ‘공간의 역사’를 배웠습니다. 고대부터 정치적 중심지 역할을 했던 관중 지역, 군사화된 땅 북동부 지역, 유배지에서 경제적 중심지로 변한 남부 지역 등등. 시간 변화에 따라 땅이 어떤 변화를 겪고, 더불어 그 땅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어떤 주체가 되어가는지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당 제국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당 제국은 618년 건국했고, 755년 안녹산의 반란으로 전환점을 맞이하고, 907년에 공식적으로 멸망을 합니다. 당 제국의 역사적 흐름에서 제게 인상적이었던 왕은 태종 ‘이세민’이었습니다. 당 제국은 북부 스텝 지역를 침공하는 돌궐 제국에 의해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627년 돌궐이 두 제국으로(동돌궐과 서돌궐) 분열하고, 반란과 폭설로 인해 혼란함을 틈타 태종은 동돌궐을 멸망시키고 남은 몽골인들을 그의 통제권 안으로 들여옵니다.
“630년에 돌궐 동맹자들은 당태종에게 천가한이라는 칭호를 하사하였는데, 이는 암시적으로 그가 중국의 국경 너머의 분쟁을 해결할 권리를 갖고 있었음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 642년 서돌궐 가한의 공식적인 항복으로 당 제국은 중앙아시아에서 도전받지 않는 지배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당 태종의 놀라운 점은 중국인으로서 ‘가한(칸)’이라는 칭호를 하사받았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당 태종이 몽골을 정복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결집시켰고, 그들의 마음까지 얻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라시아 유목제국사>에서 등장하는 일화 중 하나는 당 태종이 죽자, 그를 따르던 동돌궐의 용병은 ‘황제의 능침을 지키기 위해’ 유목민의 방식대로 그의 무덤에서 자살하기를 바랄 정도였다고 합니다. 당 태종이 돌궐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세미나를 하면서 차차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사인가? 문학인가?
<몽골비사>에서 칭기스 카한의 소년기를 읽었습니다. 1장 칭기스 카한의 선조들의 이야기에서는 ‘신화적’인 이야기로 채워졌다면, 2장 칭기스 카한의 소년기에는 ‘문학적’인 이야기가 가득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역사서’라고 하면, 객관적 자료를 통해서 입증된 객관적인 사실들을 기술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읽었던 사마천의 <사기>, 라시드 앗딘의 <칭기스칸 기>, 그리고 현재 읽고 있는 <몽골비사>를 보면 역사이기도 하지만,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소설책 같이 느껴지는 장면이 여럿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책을 만날 때마다 질문이 듭니다. 역사란 무엇인가?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사료 없이 꾸며진 이야기를 역사라고 할 수 있는가? 구전 전통에 의해 구성된 이야기를 역사로 채택해도 되는가?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은 정해져 있지 않고, 저자가 역사(과거)를 왜 필요로 했는지, 그리고 역사 속에서 무엇을 보려고 했는지에 따라 ‘역사’의 경계와 범위가 재설정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칭기스 카한의 찐-한 우정
이번주 <몽골비사>를 읽으면서 인상 깊은 구절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칭기스 카한이 칸이 되면서 보오르초와 젤메에게 전하는 이야깁니다.
“그대 두 사람은 내가 그림자밖에는 다른 친구가 없을 때 그림자가 되어 나의 마음을 편안케 했다. 그대들이 마음에 있게 하라!”고 했다. “꼬리밖에는 다른 채찍이 없을 때 꼬리가 되어 나의 심장이 편안케 했다. 그대들이 내 가슴에 있게 하라!”고 했다.
칭기스 카한이 동료 혹은 친구에게 느끼는 마음입니다. 일찍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온갖 시련과 고통의 시절을 겪어온 칭기스 카한에게 세상은 비참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어머니는 어린 시절 테무진에게 자신들의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우리에게는 그림자말고는 동무도 없고, 꼬리말고는 채찍도 없다.” 칭기스 카한은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는 극빈의 어린 시절을 통과하고, 이제 수많은 동료들과 함께 세상을 호령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칭기스 카한의 찐-한 우정론을 남기며, 후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몽골 비사> 4장, 5장, 6장, 7장을 읽어옵니다. 그리고 <하버드 중국사 당 – 열린 세계 제국> 3장 + 현대 중국의 성省을 암기해서 시험을 봅니다! (뽜이링!) 간식 준비는 혜원샘이 합니다!
몽골 유목민들의 표현이 맛깔나더라고요! 잘 기억했다가 언젠가 글 쓸 때 한 번씩 써먹어야겠어요. ㅋㅋ
그리고 당 태종 이세민은 보면 볼수록 참 뛰어난 인물인 것 같아요. 어떻게 정주민이면서 유목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을까요? 심지어 유목민에게는 정주민처럼 忠과 같은 가치가 있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또, 이렇게 보면, 쿠빌라이 칸과 묘하게 비슷한 점도 있어요. 정주민으로서 유목민의 마음을 얻은 당 태종과 유목민으로서 정주민의 마음을 얻은 쿠빌라이 칸. 물론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은 매우 다르고, 쿠빌라이 칸이 당 태종만큼이나 조화로운 공존을 이룬 건 아니었지만요. 칭기스 칸을 공부하면 할수록 쿠빌라이 칸도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도 들고... 도대체 유목민들은 세계를 어떻게 보고 있었을지 궁금합니다...!
몽골 유목민들의 표현이 맛깔나더라고요! 잘 기억했다가 언젠가 글 쓸 때 한 번씩 써먹어야겠어요. ㅋㅋ
그리고 당 태종 이세민은 보면 볼수록 참 뛰어난 인물인 것 같아요. 어떻게 정주민이면서 유목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을까요? 심지어 유목민에게는 정주민처럼 忠과 같은 가치가 있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또, 이렇게 보면, 쿠빌라이 칸과 묘하게 비슷한 점도 있어요. 정주민으로서 유목민의 마음을 얻은 당 태종과 유목민으로서 정주민의 마음을 얻은 쿠빌라이 칸. 물론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은 매우 다르고, 쿠빌라이 칸이 당 태종만큼이나 조화로운 공존을 이룬 건 아니었지만요. 칭기스 칸을 공부하면 할수록 쿠빌라이 칸도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도 들고... 도대체 유목민들은 세계를 어떻게 보고 있었을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