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스 칸과 쿠빌라이 칸의 생애를 훑고, 마이너 세계사는 3학기로 건너왔습니다. 1학기와 2학기에 몽골 역사와 몽골 역사의 전성기를 만든 인물들을 간단하게 훑었다면, 이번 학기부터는 좀 더 자세하게 몽골을 상상해 볼 시간입니다. 사마천의 시선으로 제국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변방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봤죠. 하지만 아무리 사마천이 최대한 다양한 관점에서 변방을 ‘있는 그대로’ 보려 하고, 중심과 주변이 끊임없이 섞이는 걸 포착하려고 노력했지만, 미진한 감이 없진 않았습니다. 유목민에게 중요한 사물들이 무엇인지, 그들의 심상지도가 어떻게 그려지는지는 잘 보이지 않았죠. 이런 부분에서는 확실히 사마천은 정주민의 시선에서 유목민을 기술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제국이어도 정주민의 제국과 유목민의 제국은 작동 양상, 목표로 하는 바도 확연히 달랐고요. 여러모로 갈증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는데, 이번 학기에는 그걸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ㅎ
이번 학기에는 <하버드 중국사 당>과 <몽골비사>를 읽습니다. 사마천처럼 <하버드 중국사> 시리즈의 문제의식은 ‘한족의 역사가 비한족과 섞인 역사라는 걸 서술’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사마천과 비슷한 문제의식이 보다 풍부한 사료 속에서, 사마천 이후의 시대를 어떻게 포착하는지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몽골비사>는 이슬람의 색깔이 아닌 보다 몽골 본연의 언어로 쓰였습니다. 여담처럼 남아 있는 몽골의 말하기가 군데군데 녹아 있어서, 좀 더 그 당시의 상황을 상상하기 좋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지난 시간에 읽었던 텍스트들이 다르게 반복된 걸 수도 있겠는데요. 지난 학기에 미처 포착하지 못했던 점들을 환기하면서 다시 달려보죠!
다음 시간에는 <하버드 중국사 당> 1장 당 제국의 지리적 경관과 <몽골비사> 1장을 읽어 오시면 됩니다. 간식은 제가 준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