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처럼 저희는 ‘아프리카’이란 이름의 대륙의 일대기를 볼 수 있는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로 넘어왔습니다. 이 책은 독특하게도 ‘유럽의 변방으로서 아프리카’도 아니고, ‘유럽에게 침탈 당한 아프리카’도 아닌 관점에서 아프리카를 서술합니다. ‘역사’를 구성할 만한 사료가 부족한 탓에, ‘아프리카의 역사’를 쓰는 시도는 지난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아프리카를 조명하는 다양한 관점과 스토리를 쓰다 보면, 거기서 우리가 놓친 아프리카의 모습을 발견하고 또, 아프리카를 통해 우리 자신의 위치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공부도 재밌긴 하지만, 말초적으로 즐거운 공부는 처음이네요! ㅋㅋㅋ
다음 시간에는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 3부를 읽어 옵니다. 지도는 나눠드린 것들을 계속 외워오시면 되고요. 간식은 은주쌤께 부탁드릴게요~ 그럼 인상적인 지점 몇 가지만 정리하고 공지를 마무리할게요.
가장 오래된 대륙, 아프리카
아프리카를 이해하려면 필수적으로 아프리카의 지형이나 기후 같은 조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예무역’이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프리카인들의 통치기술 중 하나였듯이, 구체적 조건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아프리카’의 독특함이 어떻게 구성되고 발휘됐는지 따라갈 수 없습니다.
일단 첫 번째 특징은 ‘가장 오래된 대륙’이라는 것입니다. “대륙의 97퍼센트가 3억여 년 동안이나 원래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어떤 곳은 36억 년이나 된 곳도 있습니다.(30) 이렇게 나이를 따지는 게 왜 중요하냐면, 오래됐다는 것은 대륙이 안정됐다는 것이고, 안정된 대륙일수록 다이아몬드나 금 같은 광물, 화성암 같은 암석층이 많습니다. 실제로 지금 세계 금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아프리카에서 나온다고 하죠. 그리고 이렇게 생산된 광물들은 전쟁 자금으로 쓰입니다. 디카프리오 주연의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보면, 실제로 시에라리온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오래됐다는 것이 시사하는 다른 의미는 바로 조사하고 채취할 수 있는 화석과 DNA 사료 또한 오래됐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다른 곳에서 조사를 진행하더라도 ‘태초’의 것을 알기 위해서는 아프리카를 거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류’라는 동물이 언제부터 등장했는지, 생명의 역사는 어떤 궤도를 그리고 있는지 등을 살피려면 가장 오래된 대륙인 아프리카의 흔적을 빼놓을 수 없죠. 실제로 최초로 영장류의 흔적은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4,000만~6,500년 전 침전물에서 발견됐지만, ‘인간’이라 볼 수 있는 종이 확인된 최초의 흔적은 지금의 모로코에서 발견된 5,500만 년 전 ‘이집토피테쿠스’에게서입니다. 이 밖에도 여러 진화 과정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프리카는 학자들에게 매우 신비로운 장소입니다. ‘오래됐다’는 것만으로도 경제적으로나 학술적으로나 매우 가치 있다는 점이 새삼 흥미롭네요!
‘인간’이 탄생한 곳
‘인간’의 대표적 특징이 바로 ‘직립 보행’이죠.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것은 곧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능력을 획득했음을 의미합니다. 많은 학자들은 손의 자유로운 사용으로부터 인류가 문화를 건설할 수 있었다고 해석하는데요. 저희가 읽은 책에서는 돌칼의 사용, 이로부터 시작된 사냥하고 가공하는 생활 방식의 발명, 집단생활 등등이 시작됐다고 설명하죠. 그리고 바로 아프리카에서 일어났다고 합니다. 어떻게 ‘직립보행’이, 그것도 다른 곳도 아닌 아프리카에서 일어났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은 어떻게 직립보행이 가능했는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가설들은 있지만, 아직 ‘이것이다’라고 단정 지을 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간’의 탄생을 얘기할 때 ‘직립보행’과 ‘대용적 두뇌’를 말하는데요. ‘직립보행이 먼저 일어나고 대용적 두뇌가 발명된 것’인지 아니면 ‘대용적 두뇌가 발명되고 직립 보행이 일어난 것’인지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저희가 읽은 책에서는 ‘직립보행’이 먼저 일어났다고 주장하는데요. 기후가 바뀌면서 삼림지대가 형성되고, 다양한 생물이 치열하게 생존하고 경쟁하는 생태계가 마련되면서 인간이 두 발로 일어서게 됐다는 것이죠.
“1970년대에 라에톨리와 에티오피아에서 나온 증거에 따르면, 370만 년 전 최초의 호미니드는 분명히 직립보행을 했으나 두뇌는 아주 작았다. 더구나 작은 두뇌를 가지고 직립보행을 한 그 인간 조상은 당시 진화의 단계에서 석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라에톨리 층에서는 석기의 흔적이 전혀 없었다. (…) 직립보행을 하고 작은 두뇌를 가진 인간 조상이 적어도 130만 년 동안 석기를 사용하지 않고 살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 호미니드 조상은 경쟁과 멸종의 위협으로 인해 원래의 집을 떠나 새롭고 풍요하고 의지할 만한 식량 공급처를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직립보행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크다.”(90~91, 95)
어떻게 직립보행이 일어났는지는 설명할 수 없지만, 여러 가지 자료들은 직립보행을 했으나 석기를 사용하지 않은 인간 조상이 있었음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그 당시 인간은 자신에게 안전하고 식량이 풍부한 곳을 찾아 떠돌고 있었다는 흔적이 발견됩니다. 가령, 초식동물들과 함께 떠돌다가 무리 중 일부가 죽으면 그 사체를 먹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초식동물과 달리 일정한 영역을 떠돌기보다 이 삼림지대에서 저 삼림지대로 아주 멀리멀리 이동했고, 이 이동 과정에서 직립보행이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합니다. 이미 영장류로서 신체의 60%를 뒷발로 지탱하면서 어느 정도 뒷다리 힘을 길렀던 터라, 끊임없이 떠도는 여정은 이들에게 뒷다리 힘을 기르는 진화의 흐름을 촉진시켰다는 거죠. 인간의 유목적 본성은 역사적 산물이라는 것, 인류의 문화는 그러한 본성에서부터 파생된 생활양식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태초에서부터 찾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인간이 어떻게 탄생하고 살아왔는지를 보면 꽤 많은 것들을 다시 말하고, 바로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삼 아프리카를 첫 타자로 꼽은 게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아프리카’를 떠올릴 때도 거기에는 매우 치우친 우리의 상식이 있었죠. 그것들을 바로잡고 나면 다른 곳의 역사를 공부할 때 더 풍부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를 따라가면서 ‘인간’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도 넓어질 것 같습니다. 공부할 게 참 많군요! 그렇지만 노다지입니다. ㅋ
이번 주 지도는 지형도입니다~ 잘 공부해 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