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가 늦었어요...! 이미 아시겠지만, ㅎㅎ;; 다음 시간에는 이 책 나머지를 다 읽어 오시면 됩니다. 그리고 나눠드린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와 어떤 나라가 어디를 식민지로 삼았는지 같이 복습하시면 돼요. 이번에 읽는 부분과 내용도 겹치니까 같이 비교하면서 읽으면 내용이 더 잘 들어올 겁니다. 간식은 연구실에 있는 것들로 제가 준비할게요~
아프리카, 노예 무역의 재래시장
아프리카는 분명 유럽 열강의 식민지로서 아픈 역사를 갖고 있지만, 이때 고통받은 아프리카가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프리카인’이 노예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았다고 해도 처음부터 유럽이 모든 아프리카인을 노예로 취급했던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처음 유럽의 국가들과 아프리카의 국가들은 대등하게 관계를 맺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지정학적 계산이 있었습니다. 직접 아프리카를 점령하기에는 풍토병, 척박한 지형 등 너무 많은 위험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유럽 입장에서도 위험을 무릅 쓰는 것보다 자신들의 필요를 충당하기 위해 적당히 좋은 관계를 맺는 것으로도 충분했죠.
따라서 처음부터 유럽이 아프리카를 점령하고 유린하려던 야심찬 의도를 갖고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처음 유럽이 아프리카를 발견했을 당시, 그러니까 15세기는 흑사병을 겪어서 노동력이 크게 감소하고, 십자군 전쟁기에 무슬림으로부터 설장제조법을 배우고 플랜테이션을 도입함에 따라 노동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아프리카가 ‘마침’ 유럽의 지도에 들어오게 됩니다.
아프리카는 이미 오래전부터 대규모의 노예를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대륙, 다른 국가들에도 노예가 있었지만, 아프리카만큼 활성화된 대륙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네요. 항상 일정한 수준의 노동력과 일정한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노예를 보급하고 수출하는 문화가 오래전부터 활성화돼 있었습니다. 여기서 단순히 인구가 많아지는 것도 이들에게는 문제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척박한 영토를 개간하고, 식량 생산을 비약적으로 활성화시키지 못하면 많은 인구는 집단 자살로 향하는 원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인구를 관리하는 기술이 필요했고, 대체로 그것은 노예 무역으로 해결될 수 있었습니다. 인구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일부를 내쫓거나 노예로 다른 부족에 팔아야 했고, 반대로 적어지면 상인들로부터 혹은 다른 부족으로부터 노예를 사야 했습니다. 수요가 생기면 당연히 그것에 좀 더 주력하는 사람들도 생기죠. 어떤 부족은 일 년에 한 번 약탈을 통해 주기적으로 노예를 확보하고 판매했다고 하죠. 이렇게 노예를 거래하는 문화가 활성화돼 있었기 때문에 유럽인들의 필요가 아프리카 국가들에 의해 해결될 수 있었죠.
그리고 정치학적으로도 노예 무역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유용한 통치 수단이었습니다. 1807년 영국 의회가 공식적으로 대서양 노예무역을 폐지하기로 결정하고, 이로부터 조금씩 노예무역이 조금씩 줄어들자, 오히려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 지도자들은 이를 반대했습니다. “아샨티·다호메·루안다의 왕들은 팔리지 않은 포로와 죄수들을 모두 처형시킬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267) 왜냐하면 노예는 이들이 유럽과 무역하는 주요 상품 중 하나였고, 유럽과의 교역을 통해 발달된 화기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화기를 확보하면 확실히 이웃나라 보다 강력한 무력을 소유할 수 있었죠. 따라서 시간이 흐를수록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들에게 노예무역은 선진 문화를 소유하기 위한 핵심 사업이 되었습니다.
많은 내용이 더 있지만, 간단히 정리하자면, 아프리카에서 노예무역이 이렇게 발전될 수 있었던 것은 지리적인 요소가 한몫합니다. 단순히 그들이 더 야만적이거나 미개하기 때문이 아닌 것이죠. 오히려 이들의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유럽이 아프리카인들을 무분별하게 납치하고 노예로 파는 일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유럽이 가해자고 아프리카가 착취를 당했다고 할 수는 없죠. 아프리카인-흑인을 열등한 인종으로 보는 것과 노예무역을 했다는 것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을 지을 수도 없습니다. 노예무역은 아프리카를 본격적으로 침략하기 전에 성행한 사업이지 아프리카를 침략하면서 일어난 사건이 아닌 것이죠. 아프리카의 눈물이 무엇인지는 내일 나눠보죠!
아! 반장님은 감질나게 공지를 남기셨군요. 지리적 요소와 노예무역의 연관관계가 궁금하네요. 같은 인종, 민족끼리 노예로 사고 파는 게 끔찍하다 싶으면서도, 조선시대 노비제도를 떠올린다면 아프리카만의 독특한 역사라고 볼 수는 없겠네요. 저는 동물과 흑인들이 평화롭게 어울려 사는 대륙에 백인들이 갑자기 들이닥쳐서 못된 짓을 벌였구나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아프리카에도 이미 국가와 계급이 존재하고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