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장 수요반 노장 다시 읽기’ 첫 시간(2/14) 공지
2024 갑진년 고전 클래스 수요반 <노자>와 <장자> 읽기 수업이 드디어 시작합니다. ”시점의 전환, 일상으로의 초월”이라는 만만치 않은 부제가 달려 있는데요, 우리 공부가 향해야 할 지점을 잘 가리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2월 7일엔 오티를 진행했습니다. 꽤 흥미로운 구성의 7명이 모여 앉았습니다. 2030의 남성 3명과 50대 중년 여성이 4명인 절묘한 조합. 팔팔한 사유를 전개할 남성 동지들과 이제 거의 두려울 게 없어진 50대 여성들의 폭주가 기대되는 조합입니다. 긴장을 놓지 않고 궁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같이 공부할 친구들의 포부도 기억에 남네요. 노장의 사유를 통해 비인간, 생물이 아닌 존재 등 인간적 형상을 해체하는 데까지 이르러 보겠다는 말, 철학적 언어를 노장에 나오는 개념들로 다른 입장에서 보고 싶다는 포부, 노장 공부를 신청하기 전에 ‘왜 공부하는지’를 먼저 물어보았다는 신중함까지, 공부를 향한 팽팽한 텐션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미나 시간에 마이크 빌 일은 없을 거 같네요.
채운샘께서는 왜 동서양의 사상을 함께 공부해야 하는지 간단히 짚어주셨는데요, 서양철학은 현상학, 언어학, 존재론, 구조주의 등 기본 전제가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언어에 경계가 있습니다. 이게 조금은 폐쇄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동양의 사유는 ‘무아’를 바탕에 두고 ‘어떻게 함께 살아갈까’를 모색한다는 측면에서 유사성이 있고 다른듯 하지만 궁극적으로 만나는 지점이 있지요. 노장은 모호한 언어와 풍부한 이야기들로 특히 수용력이 크고 접속력도 큰 게 특징이죠. 이걸 샘은 들뢰즈의 언어로 ‘탈영토화의 계수가 크다’고 표현해 주셨는데요. 동양철학을 기본으로 서양철학을 종합하는 방식으로 능동적 변용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개념을 언어화하는 과정에 사유가 확장된다고 하셨죠.
동양사상은 또 구체적 실천을 놓치지 않습니다. 이론을 바탕에 두고 실천을 추동하는 방식이 아니란 거죠. 어떻게 일상을 떠나지 않으면서도, 번뇌에 사로잡히지 않을까를 사유하고 사유하죠. 일상을 떠난 휴식, 여가, 취미가 일반적인 이 시대에 일상이 곧 기쁨이 되는 길, 즉 일상으로의 초월을 올해 무진장 수요반에서 고민해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설 연휴 편안히 보내시고, 수요일에 기분 좋게 만나요~~
*** 첫 시간 공지입니다***
▶ 읽을 책
<노자 독본> 1~9장
<사유하는 도덕경> 1~9장
<해체론 시대의 철학> 1부 1장
▶ 과제
1) 노자 구절을 암송합니다
2) 암송문을 중심으로 개념을 풀어 써옵니다.
3) 해체론은 돌아가며 발제하고, 모두 질문을 만들어 옵니다.
▶해체론 발제는 민호, 간식은 인영샘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