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마음에 이르게 하는 navi 혈구지도(絜矩之道)
지난 10일에 대학 전 10장 ‘평천하’장을 공부하면서 드디어 대학(大學)을 모두 마쳤다. 10장에서 ‘군자는 자기의 처지를 미루어 남의 처지를 헤아리는 도가 있다(君子有絜矩之道)’고 한다. 우리는 ‘혈구지도(絜矩之道)에 관한 토론을 통해 여러 문제를 제기하였다.
① 혈구지도의 자기의 처지를 기준으로 타인을 헤아리는 것(絜矩之道)은 혹 자기중심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② 타인을 헤아린다는 것은 몰랐던 타인을 알게 된다는 것 보다는 타인과의 관계가 변용되어 다르게 발휘되는 것과 관련되어 생각해 보아야 되지 않을까?
③ 왼쪽 사람에게 싫었던 것으로 오른쪽 사람을 사귀지 않는 것도 혈구지도(所惡於左 毋以交於右 此之謂絜矩之道)라고 하는데, 싫고 좋음이 주관적일 수 있는데 유독 ’싫은 것‘으로 언급한 것은 ’싫은 것‘에 다른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닐까?
혈구지도에 대해 분분한 우리에게 채운 선생님께서 두 가지로 알려주셨다.
(1) 먼저 대학의 마지막인 전 10장에 나오는 혈구지도는 전 9장에 이르기까지 밝은 덕을 밝히기 위해(明明德) 격물-치지-성의-정심-수신-제가-치국을 이루며 왔기에 혈구지도 즉 ‘자기마음의 자(scale)’는 자기중심적일 수 없다. 남을 헤아리게 되는 우리의 잣대(혈구지도?)는 그냥 생긴 것이 아니라 부단히 ‘자신을 속이지는 않는지?’ 등의 수신의 결과로 생긴 것이다.
(2) 두 번째는 무엇을 판단할 때 ‘자(scale)’를 밖에서 가져오는 것이 문제이다. 밖에서 묻고 외부에서 구할 것이 아니라 내 맥락과 정황이 있기에 자기 마음에게 물어야 한다. 자기가 묻고 자기가 내린 결정을 스스로 책임지는 삶의 잣대(絜矩之道)를 가지고 있는 것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사는 것이지, 자기중심적인 것은 아니다. 그래서 혈구지도는 그 사람의 ‘마음이 넓어지고 몸이 빛나듯이(心廣體胖)’ 자신의 삶에서 모두 드러난다는 것이다.
(3) 우리들이 단장취의(斷章取義) 글에 적지 않게 인용한 ‘뜻을 성실히 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것(誠其意者 毋自欺也)이다’는 부분을 풀어주셨다. 먼저 성실이란 같은 것을 매 번 동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순간도 위계 없이 모두 중요한 순간으로 행하는 것이고, 성(誠)이란 ‘자기가 하는 것이 나의 존재와 분리되지 않고 있는가?‘ 하고 묻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자기를 속인다는 것(毋自欺也)‘을 자신의 가치에 반하는 것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철학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삶의 문제가 책을 읽을 때만 나오고 내가 하는 일에서는 나오지 못하면 그것은 소외이다. 나의 삶과 역량이 분리되는 소외가 ‘자기를 속이는 것(毋自欺也)’이므로, 내가 하는 일에서 삶의 문제가 불려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뜻을 성실히 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명리학 수업>
오행의 상생 상극(相剋)을 공부했다, ‘오행의 상생(相生)은 앞의 계절이 다음 계절을 만들기 때문에 서로 생(生)하는 관계로 표현한다(음양오행 볕과 그림자 그리고 다섯 원소 94쪽)’고 한다. 그리고 완전한 것이 둘로 갈라지고 쪼개지면서 서로 대립하면서 완전한 것을 찾아 헤매는 것이 낙서의 상극(위의 책 106쪽)이라고 하는데 이해는 잘 안 된다.
그러나 고대하던 배선생님과 뒷풀이 시간이다. 수업시간에 미처 여쭈지 못하고 누르고 있었던 우리들의 사주팔자를 들이대며(?) 한 말씀 한 말씀을 놓칠세라 귀를 쫑긋하며 들었다. 선생님은 열정적으로 한 명 한 명을 다독이고 살피셨다. <우주의 마음에 이르는 공부>에 지치지 않도록 힘을 주시는 것 같았다.
확실히 대학 10장에서는 혈구지도(絜矩之道)가 가장 핵심적이었던 내용인 것 같네요!
혈구지도를 배우면서 어떤 상황에서 무언가를 판단해야 할 때,
다른 외부의 것을 기준으로 삼는 게 아니라 자기 마음과 진솔하게 대면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삶을 고민하게 됩니다~
물론 샘들이 수업 시간도 열심이지만 , 뒷풀이 시간엔 바로 우주에 이르는 줄 알았답니다. 열정이.... ㅋㅋ
그 열정이 암송과 단장취의 글쓰기에도 이르기를 ...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