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후기
Seminar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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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2월 9일 수요일, 새로 단장한 규문각에는 오랜만에 많은 학인이 모였습니다. 불교 철학 개강을 1주일 앞두고 오리엔테이션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 불교철학 반의 스승이신 효암 스님과 채운샘을 모시고 학인들이 둘러앉아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고, 앞으로의 공부를 어떻게 진행할지 스승님들께 말씀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올해 불교철학반에는 그냥 습관적으로 또 신청하셨다는 불교팀의 올드멤버들과 수요일에 공부하던 관성으로 이 자리에 오셨다는 스피노자의 현정샘과 윤순샘이 계셨습니다. 겸손하게 ‘관성’이라 하셨지만 불교 공부에 깊은 마음을 내신 것으로 보입니다. ^^ 그리고 <중론>에 이어 <구사론>에도 부딪혀볼 용기를 내신 불티의 현화샘과 길례샘, 주역과 불교라는 투트랙 완주가 미션이신 태미샘이 오셨습니다. 또한 연구실에서 주요 임무를 맡고 계신 건화-민호-훈샘의 3인방이 든든히 자리를 지켜주셨죠. 이 3인방께서 IT, 주방, 규문각의 활동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시니 뭔가 불교철학반에 주요 인물들이 포진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연구실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옆에 앉아 계신 이 세 분께 여쭤보면 되는 거죠. 더불어 규문에 새로운 분들도 오셨습니다. 기웅샘, 길숙샘 그리고 오티에는 못 오신 혜윤샘~ 모두 환영합니다.
저희가 올 한해 읽을 텍스트는 <아비달마구사론>입니다. 책을 펼치자마자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하는 절망감이 들지만, 스님께서는 이게 번역어의 어려움 때문이지 사실 원전의 게송은 입에 착착 붙어 아이들도 술술 따라 외울 만큼 쉽다고 하셨습니다. 구사론의 저자이신 세친보살님이 대문학가셨다고 해요. 그래서 복잡한 내용을 짧고 쉬운 게송으로 정리하신 거라고 합니다. 쉬운 것이라 하니 잠시 희망이 생기는 듯도 하지만, 다시 한문 번역어 가득한 텍스트를 보면 깊은 한숨이 나옵니다. 그러나 스님께서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이 텍스트는 우리를 해탈의 길로 안내하는 귀중한 논서이니 함부로 다루지 말고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면 그만큼 더 이해할 수 있는 길도 열릴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티벳의 스님들께서 경전을 비단보자기 같은데 소중하게 감싸서 들고 다니시는 것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제 비록 머리는 좀 둔해도, 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저도 책을 감쌀 조그만 보자기를 하나 마련했습니다. ^^ 일단 내용을 다 이해 못 해도 귀한 가르침을 성심껏 배우고 싶다는 겸허한 마음을 경전을 대하는 태도에서부터 저 스스로 가져보기로요. 그리고 스님 말씀대로 색연필을 가지고 논서의 내용을 정의, 근거, 예들을 구분해 가며 읽기를 시도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스님께선 구사론에 나오는 모든 게송을 외우지는 못해도 ‘정의’는 반드시 외워야 한다고 하셨는데, 호정샘이나 저처럼 암기에 자신 없는 학인들은 암송의 달인 기웅샘께 뭔가 팁이라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
아비달마구사론을 공부하다가 힘들면 잠시 딴청(^^)을 피워도 된다고 채운샘께서 말씀하셨죠! 빠밤~ 바로 서양의 고대 철학에 대한 채운샘의 강의를 공부하면서 말이죠. ㅋㅋ 채운샘은 곁들임 강의라고 하셨는데, 곁들임이라기보다 불교와 서양 고대 철학의 지적 횡단이 아닐까요! ^^ 저는 존재론과 인식론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윤리의 문제를 고민한 서양 고대 철학자들의 사유와 여정을 접할 수 있다는 것에 무척 기대가 됩니다. 소크라테스 이전의 자연 철학자들로부터 소크라테스를 거쳐 스토아학파까지. 가네쉬가 아니라 흥미진진한 풀코스가 기대되옵니다~ ^^
자, 오티의 내용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를 하고요, 바로 다음 주에 시작할 2월 16일 1회차 수업에 대한 공지 알려드립니다.
1. 1교시에 낭송이 있습니다. 낭송할 프린트는 첫 시간에 나누어 드립니다.
2. <아비달마구사론> 제1권 1~53쪽까지 읽고 공통과제를 써옵니다. 공통과제는 생각해보고 싶은 개념이나 구절을 가지고 글을 써보시는 겁니다. 자신의 사례에 적용해보셔도 되고 이해한 바를 자신의 언어로 정리해 오셔도 됩니다. 분량은 A4 1/2~1쪽이고 완성된 공통과제는 화요일 밤 10시까지 숙제방에 올려주세요. 첫 주 토론에 필요한 프린트는 총 15부입니다.
3. 간식은 경아샘과 미영샘이 준비해주시겠습니다.
자, 그럼 다음 주 수요일까지 잘 지내시고요, 2월 16일 첫 수업때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