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와 겹친 방학이 술술 날짜를 넘기고 있네요. 3학기를 에세이와 함께 마무리한 게 겨우 일주일 전인데 그사이 긴 명절 있어서 그런지 한참 전 같기만 합니다. 이제 슬슬 4학기 공부의 시동을 걸 때가 된 거겠죠? ㅎㅎ
4학기에 앞서, 지난 에세이에 저희들의 글과 채운샘의 코멘트를 다시 한번 떠올려봅니다. 현화샘께서 후기를 차근차근 정리해서 올려주신 덕분에 그날의 이야기들도 새록새록 생각나고요. 저희들의 에세이 주제는 자신이 반복하고 있는 번뇌에 관한 것이었죠. 업과 번뇌에 대한 사유를 정교하게 이론화하고 논리화시킨 구사론을 공부하고 나서, 저희가 스스로 마주하고 있는 번뇌를 어떻게 타파할 수 있을지가 과제였단 말이죠. 하여 저희들은 주로 겪고 있는 문제 상황 그 자체를 보고 그것을 어떻게든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문제를 일으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려는 각자의 방식에도 업이 작동할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일으킨 문제에만 초점을 두었지 해결 방식에 업이 작용할 수 있을 거란 가르침에 ‘아하, 정말 그럴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업이란 반복되는 행위, 언어, 마음의 메커니즘입니다. 매우 강력한 경향성을 지니고 있어서 웬만한 방편으로는 여간해서 바꾸기 힘들다고 했고요. 번뇌의 지점도 문제지만 자신이 그 번뇌를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고 해결하려고 하는지 성찰해 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자신을 살피고 바라본다는 건 참 힘든 일이지요. 그러나 이렇게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지적해주고 질문해주고 코멘트 해주는 스승과 친구들이 있어 다행이지 않나요! ^_^
*** 불교 철학 9월 21일, 4학기 1회 수업 공지입니다. ***
- 아비달마 구사론 1054-1100쪽까지 읽고 공통과제를 올립니다. 공통과제가 무척 오랜만인 듯하죠? ㅎㅎ 공통과제를 통해 우리 자신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마음의 장과 구사론의 배움을 연결시켜 보는 시도를 계속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통과제 토론시간에 각자의 생생한 글을 가지고 만나요~
- 그간 서양 고대 철학사를 공부하면서 꽤 많은 철학자를 만나본 것 같습니다. 4학기를 시작하기 전 그동안 만나본 철학자들이 누구누구였더라 하고 한 번 되짚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끔씩 다른 책들을 읽다가 저희가 배운 철학자 이름이 언급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더라고요! 비록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ㅎㅎ 뭔가 어렴풋이 흐름을 잡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무척 뿌듯한 느낌이 있어요. 4학기에 만나게 될 철학자들은 누구일지 기대가 됩니다~
- 4학기 첫 시간 새로운 낭송본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청명한 가을날, 4학기의 시작을 낭랑한 낭송으로 열겠습니다. 9시 30분 시작이에요.
- 간식은 현정샘과 태미샘, 1회 수업 후기는 호정샘.
수요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