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하는 남자가 체력을 보충하려면 고기가 필요하다는 관념은 고대부터 이어져온 통념이다. 비슷한 통념이 또 있는데, 힘센 동물의 고기를 먹으면 그 힘에 비례해 강해질 수 있다는 미신이다. 가부장제 문화의 신화에는 고기가 힘을 강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는 믿음이, 남성적 특질은 이런 남자다운 음식을 먹어서 형성된다는 믿음이 숨겨져 있다. 육식을 하는 미식축구 선수, 레슬링 선수, 권투 선수의 머릿속은 온통 이런 등식이 지배한다. 고기 대신 채식을 하는 역도 선수나 다른 종목의 운동선수들이 이런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여도, 남자는 강하고 강해야 하며, 따라서 남자에게는 고기가 필요하다는 미신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는 글자 그대로 남성 권력이 환기시키는 믿음을 이런 고기의 관념에서 발견할 수 있다.(캐럴 제이 애덤스, <육식의 성정치>, 이매진, 90쪽)
도처에서 팔리는 어마어마한 양의 닭가슴살을 보면 여러 생각이 듭니다. 근육을 만들기 위해, 살을 빼기 위해, 스포츠를 수행하기 위해 운동하는 아주 많은 인간들은 저 조류의 가슴살을 매일 두세 덩이 씩 먹습니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서라고 합니다. 단백질은 곧 필수 영양소=근육=힘=탄탄한 몸매로 여겨집니다. 그것은 아무런 가책도 의문도 품을 수 없을 정도로 당연시되어 있고 심지어는 바람직한 일로 포장되어있습니다. 이런 논리 속에서 우리는 오늘도 닭가슴살을 씹고 고기를 구워 단백질을 보충한다고 말합니다. 보충은 충분치 않은 것을 더할 때 하는 말인데도 말이죠.
우리가 어떤 음식을 먹고, 선호하고, 즐기는 것은 사회속에서 이뤄지는 일입니다. 즉 식습관도 식탁도 모두 정치적이고 역사적이라는 것이죠.
특히 고기에 대한 생각은 너무나 적나라하게 권력과 맞닿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남성중심주의적이고 서구중심적인 권력과 말이죠.
생-기 세미나 두 번째 시즌에는 <육식의 성정치>를 읽으며 육식과 가부장제, 채식주의와 페미니즘이 그리는 정치적 배치를 공부해갑니다.
첫 시간(5.16)에는 1부 '고기의 가부장제 텍스트들'(77~194쪽)를 읽고 이 시대의 문제들을 마구 연결지어 이야기를 나눕니다.
물론,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기 위한 메모들이 있으면 좋겠죠? 인상 깊은 문장들을 중심으로 생각거리들을 적어서 함께 나눠 보아요.
그럼 화요일 저녁 6시30분, 줌에서 만나요!
생-기 세미나 두번째 텍스트 [육식의 성정치]와 만난 팀원들의 소감이 무척 궁금해집니다. 지난 텍스트 [‘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와 마찬가지로 여러 모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또 한없는 무지를 깨달으며!!! /(ㄒoㄒ)/~~ 살아오는 동안 막연히 가지고 있던 육식에 대한 거부감, 불쾌감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육식과 가부장제와 페미니즘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지 하나하나 논증해가는 과정을 짚어가고 있죠. 그런 맥락에서 누군가에게 이 책을 추천했는데, '이제 가부장제는 없어지지 않았어?' 라는 말을 듣고... 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 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성의 자리에 여성을 복붙하는 것은 성평등이 아니고, 억압적 폭력의 답습이지 않을까. 가부장제의 메커니즘부터 나 스스로 이해해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개인적인 차원을 조금만 넘어 보면 사회 구조에서 다른 방식으로 변형돼 작동되고 있는 가부장제를 볼 수 있지만, 이것도 피상적 이해라 그것과 어떻게 싸워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질문들과 답답함, 불쾌감을 모두 품고 소중한 생-기 세미나 두 번째 시간을 통해 우리 언어와 사고방식에서 밝혀내어, 언어를 새롭게 배우는 기회로 삼아... 한마디로 '어버버' 하지 말고 대답 좀 논리적으로 해보고 싶다능!!! ╯︿╰
앎과 실천이 왜 분리 될 수 없는지, 민호샘과 생기 세미나 팀원들, 우리 함께 도전을 이제 시작해 봅시당!!!!o(* ̄▽ ̄*)ブ\(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