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팀은 <아프리카의 신화와 전설>은 현재 2부 전설 까지 읽었습니다. 민담에 가까운 형태인 전설은 신화와 달리 폭력적일 정도로 직설적입니다. 우리가 아는 교훈적인 동화의 꼴을 갖추기 시작했지요. 동화의 공통점은 작은 것들이 우대받는다는 것입니다. 첫째보다는 막내, 거인보다는 소인, 큰길보다는 작은 길, 맹수보다는 작은 생쥐들, 예쁘고 훤칠한 미남미녀보다는 꼬부라진 노파를 정답으로 삼는 동화의 세계! 아프리카 민담도 예외는 아니어서, 첫째가 실패하거나 함정에 빠진 길을 둘째나 막내가 지혜롭게 이겨내는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혹은 작은 막내가 다 큰 형들을 구하는 이야기가 나오죠. 작은 소녀, 막내는 결코 오만하지 않고 다른 이의 충고를 무시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이게 꼭 도덕적인 교훈담으로 끝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아프리카의 신화와 전설>에 꼭 한번씩 등장하는 '키시'라는 괴물의 존재가 대표적이죠. '키시'는 겉으로는 훌륭하게 생긴 남자/여자입니다. 그런데 그 뒤로는 늘 인간을 잡아먹고 싶어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죠. 그리고 두 얼굴을 지닌 괴물 키시는 아프리카 신화에서 큰 금기가 아닙니다. 그 증거로 키시는 이야기에서 퇴치당하지 않습니다. 불쌍한 소녀가 키시에게 잡아먹혀도 그게 키시를 벌해야 하는 이유는 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들은 '작은 것들을 존중하자'라는 교훈보다는, '우리 눈에 훌륭해 보이는 것들의 이중성을 알아차리자'라는 경고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경고로 끝나는 이유는, 인간의 양면성을 자연으로 인정하기 때문이겠죠. 이중 양적인 면만을 강조하고 중시하면 다른 면을 보지 못하고, 또 거기에 발목 잡힌다는 것을 민담은 직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얀치는 인간의 의식에는 초개인적 차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인간이 얼마든지 다른 것과 접촉할 수 있고, 변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열려 있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얀치는 이를 전체 윤리와 연관해서 설명합니다. 인간의 도덕성은 반드시 한 가지 규범으로만 작동하지 않으며 다층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다층성이야말로 진화의 주요 원리입니다.
<자기 조직하는 우주> 끝까지 읽습니다.
<아프리카의 신화와 전설> 3장 읽습니다.
공통과제 써서 만납시다~!
토요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