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업에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중 헤라클레이토스의 사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 고대 서양철학에 기본적인 식견이 없어 강의 내용 중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지리 그리고 다른 철학자와 관련된 내용들은 언젠가 이해할 수 있을 그날을 위해 꼼꼼히 메모해 놓고 헤라클레이토스님의 말씀 위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먼저 헤라클레이토스는 서로 대립하는 요소들에 선과 악을 부여하고 각 요소들의 의미를 중요시하기보다는 대립하는 것들 각각의 존재함이 서로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더 나아가 더 나아가 각 요소들이 자신의 대립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에서 존재들의 동일성을 제시하였습니다. 주장의 예시로 강의에서 나왔던 차가운 것과 따듯한 것,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 등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정 반대로 여겨지는 모습을 하고 있는 대상이더라도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의 구조 변화에 따라 그것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점, 모든 물질들의 구성 요소를 동일한 한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 과학의 원자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세상의 원질로서 상징적인 의미의 ‘불’을 제시하였습니다. 헤라클레이토스에게 있어 ‘불’은 가시적 세계 이면의 동일성이자 운동의 무한한 힘이며, 지속적 변화능력인 동시에. 변화무쌍한 세계에 내재된 일종의 이법(理法)이고, 이어 헤라클레이토스는 이러한 이법, 로고스에 따르는 삶을 사는 것이 ‘정의’라고 이야기합니다. 강의 자료 앞부분과 연관 지어 채운선생님이 이야기하셨던 ‘주사위의 모든 눈을 긍정하는 것’을 예시로 활용해 주사위를 던지는 시행의 결과로 나온 1~6 각 값(매일 부딪히는 사건)에 일희일비 하는 것이 아닌 시행마다 1~6 중 무작위의 값이 나오는 주사위의 ‘변화 능력’을 긍정하는 것(로고스에 따른 삶)이라고 정리해 보았습니다.
‘변화’보다 헤라클레이토스 강의의 키워드가 된다고 생각하는 ‘변화 능력’, 변화 가능성에 대해 군 복무 중 읽었던 과학책과 관련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시간과 우주의 기원과 미래의 기원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통해 인간의 마음, 존재, 삶의 의미와 같은 비과학적인 부분들을 설명하는 재미있는 이 책에서는 ‘변화 능력’과 관련한 키워드로 ‘엔트로피’의 개념이 자세히 설명 되어있습니다. ‘무질서도’라고도 표현되는 엔트로피는 열역학 제 2법칙에 의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계속 증가하는데 이는 앞면으로 놓여진 100개의 동전을 판자에 올린 뒤 무작위의 동전이 뒤집어지도록 흔드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앞면의 동전의 비율이 100을 차지하지만 앞선 행위를 반복할수록 앞면의 동전과 뒷면의 동전의 비는 5:5로 수렴하게 되고 이후 무한정 시행을 반복해도 이 비율에는 변화가 없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물질세계의 엔트로피 또한 최대에 다다르게 되었다면 같은 구성, 구조의 세계가 무한히 반복되는 것이고 따라서 최대 엔트로피 이전에서 나타나는 엔트로피의 흐름, 아직 존재하는 변화 가능성이 과거, 현재, 미래가 구분되는 현재 시간의 흐름, 우주의 리듬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후 모든 것의 소멸이 주는 허무감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전개는 헤라클레이토스가 이야기한 ‘몰락이라는 실존의 필연성’을 직시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이런저런 생각들과 함께 존재를 품고 있는 변화, 그리고 이를 따르며 자신을 탐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수업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서양철학에 대한 기본적인 식견이 없지만, 이번 강의를 통해 어느 정도 형성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한쌤을 위해서라도 몇 번 더 후기를 부탁드려야겠네요. ㅎㅎ
'흐르는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을 어디선가 들었는데, 긴가민가했습니다. 생각하면 당연한 말을 참 어렵게도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ㅋㅋ;;
하지만 그 유명한 말에 어떤 고민이 담겨 있는지, 그런 말을 한 헤라클레이토스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조금 알게 되니까 그 말에 뭔가 무게가 생기더라고요. 존재가 대립적인 것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 그로부터 투쟁은 존재의 본질이 된다는 것 등등의 말들은 존재를 단순화하고 동일화하는 모든 폭력을 반대하는 헤라클레이토스만의 치열한 흔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뜬금없지만, 사유야말로 비폭력의 근원적 투쟁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탐구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도록 다음에도 (미리)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