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9(월) 향당편
#강의내용
향당편은 공자의 일상 속 예법, 태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군주를 대할 때와 고향, 조정에서의 행동이 어떻게 다른지 그 밖에 국빈, 친구, 일상, 복장, 음식 등에 대한 행동거지, 태도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는데요. 채운 선생님 강론을 통해 공자의 깊이 있는 인품이 이해가 가면서 의미 있게 다가오는 장이 되었습니다. 때와 장소, 공과 사를 구분하는 공자의 에티튜드는 현시대에도 필요한 공직자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또 역할과 자신을 혼동하지 않는 태도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덕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래는 기억에 남는 장 몇 가지 정리해보았습니다.
6장
君子不以紺緅飾, 紅紫不以爲褻服. 當暑, 袗絺綌, 必表而出之. 緇衣, 羔裘, 素衣, 麑裘, 黃衣狐裘. 褻裘長, 短右袂. 必有寢衣, 長一身有半. 狐貉之厚以居. 去喪, 無所不佩. 非帷裳, 必殺之. 羔裘玄冠不以弔. 吉月, 必朝服而朝.
공자의 여름 겨울옷, 잠옷, 예복의 색감, 상복에 대한 내용입니다. 티피오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맞게 입는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다양한 개성을 뽐내는 시대라 해도 상황에 맞는 옷을 입어줬으면 하는 때가 가끔 있는데요. 저는 꼰대인가봐요..뒤에 나오는 8장에서는 먹는 것 식습관을 기록하고있는데요. 肉雖多, 不使勝食氣 고기도 좋지만 사계절이 담긴 곡식에 대한 감사함(강론)을 볼 수 있다 해서 이 구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술을 좋아하지만 술주정은 하지않는다에서 인간미가 좀 없으신게 아닌가^^ 너무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공자의 의식생활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12장
廏焚. 子退朝曰, “傷人乎?” 不問馬.
당시 동물이 재산이란 개념을 알지 못했다면 오해하며 해석했을 것입니다. 공자는 짐승을 천하게 여기셨구나! 라며 말이죠. 항상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상황을 바탕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느꼈습니다.
14장
入太廟, 每事問.
태묘에 들어가시면서 매사를 물으셨다. 따로 강론은 없었던거 같은데요. 이 구절이 인상적인 이유는 공자에게 태묘 예법은 너무 잘 알고 숙련되어서 다 알고 있을텐데도 사소하게 소홀히 여기지 않는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후기
- 벌써 절반이나 왔다니 매우 아쉽습니다. 직장인이라면 일주일 중 마음의 부담과 피곤함이 그득한게 월요일인데.. 이런 월요일이 기다려지다니 신기한 일이네요. 다만 몰골 상태가 안 좋아 카메라를 켜기가 어려운데 용기를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 향당편은 후대에 길이 남겨지거나 가슴을 울리는 구절이 딱히 없지만, 저한테는 재미있고 흥미롭기까지 했습니다. 공자께서 예를 일상속에서 어떻게 체화하여 실천하셨는지 눈에 그려지는 듯했습니다. 마치 유명 인물의 일상을 속속들이 관찰하는 기분이기도 했어요. E재용씨는 아침에 무얼 먹을까? 요플레 뚜겅은 핥아 먹을까? 잠옷은 실크만 입고 외국인사를 만날 때 에티켓도 따로 배우겠지?
- 또 고위 공무원들에게 논어를 필수적으로 암기시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교에서 에티튜드가 엉망인 요즘, 부끄러움과 수치심은 왜 저의 몫인지...그와 함께 저의 평상시 태도에 대해 성찰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공부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배운 것을 이해하고 소화해서 내 것으로 만들기, 일상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
- 향당편을 통해 공사, 때 장소에 따른 공자님의 몸가짐에 대한 마인드가 기억에 오래 남게 될 것 같습니다.
- 항상 양질의 수업을 준비해주시는 샘들께 감사인사드리며 이만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때에 맞게 몸가짐 단속하고, 옷차림을 갖출 줄 아는 게 얼마나 중요한 능력인지 실감하는 요즘이죠! ㅋㅋㅋ 하지만 생각하면 그게 참 어려운 것 같기도 합니다. 자한편 3장에서도 나왔듯이, 공자님에게 '예'란 단순히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찰하고, 지금 시대에 유효하게 끊임없이 변형하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이었죠. 이번 향당편에서는 공자님이 말로만 '예'를 강조한 게 아니라, 그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드러나는지 잘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잘 드러나서 그런 걸까요? 이탁오도 굳이 여러 말들을 붙이진 않았고요. 그나저나 월요일 저녁이 기다려지신다니, 참 뿌듯하군요!
공자님께서 ‘예’를 어떻게 일상 속에서 체화했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볼 수 있어서 참 흥미로운 편이었습니다! 공자님께서는 어떻게 입고, 먹고, 만났는지를 보면서 공자님이 일상 속에서 어떤 마음씀으로 행동하셨는지 또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