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5주차에서는 2장 정태적 종교부분을 끝까지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마법, 정령, 토테미즘, 신화나 우화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는 베르그손의 사유에 놀랐습니다. 이 정도면 그가 인류학자나 신화학자가 아닐까라고 생각될 정도로 우리에게 즐거운 상상력을 던져주었습니다. 특히 아직 문명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마법의 힘과 정태적인 종교가 가지는 지성에 대한 방어적 기능등에 대한 토론이 많이 이루어졌는데 역동적 종교가 어떤 것일지 흥미로움을 더 가지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성의 불안과 마법의 힘
마법은 지성의 불안을 잠정적으로 달래줍니다. 우리의 지성은 사물들에 대한 우리의 행동을 이끌기 위해 만들어졌고 지성의 구조는 우주의 수학적 구조를 모방합니다. 그러나 지성은 자신의 무지를 알아채고 이 무지의 위험을 이해하고 과학이 있는 매우 작은 영역 둘레에, 행동할 용기를 꺾을 수 있을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성의 거대한 지대를 예측하기에 불안한 것이다. 마법은 앎이 싸워야만 하는 커다란 장애입니다. 문명인은 예측하고 측정하기 위해 끊임없이 긴장하고 마법을 떨구어냈습니다. 그러나 마법은 과학과 항상 공존하고 있죠. 마법에 대한 판타지는 문명이 발달할수록 넘쳐납니다. 역설적으로 과학이 발달할수록 무지가 늘어납니다. 우리는 무지를 타파하기 위해 과학을 불러들이는 것 뿐만 아니라 이젠 마법을 더 소환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타로나 점성술, 전생요법, 남미의 아야와스카 의식등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그 효과도 놀랍지 않나요?
베르그손은 마법이 과학에 의해 물러났지만 자신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으며 과학에의 주의집중이 떨어지면 곧바로 문명 사회로 진입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억압된 욕구가 꿈속에서 만족을 취하는 것처럼 자연이 준비한 선물일지도 모릅니다. 종교와의 관계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마법과 종교는 동시대적인 것이고 종교속에는 마법이 존속하고 또 마법속에는 어느 종교가 존속합니다. 마법사는 완전한 인격성을 지닌 신이 아니라 신령들을 매개로 하여 작업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컬트와 같은 신비주의 종교가 떠올랐는데 부적이나 염송, 신비의식과 같은 것이 이전과는 다르게 이해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들은 배척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정통 종교와 한 뿌리를 가지고 분화했다는 것으로 보면 자신안의 이분법도 줄어들거라고 생각 이 듭니다.
정령 신앙과 신화적 환상
이전 세미나에서 지성의 한 가운데서 본능의 힘에 의해 우화 기능이 솟아오르고 이것으로 종교와 정령으로의 방향성이 생긴다고 기억합니다. 이들중 정령은 높은 인격성이 아니라 낮아지는 신들로 볼 수 있죠. 자연속에서 모든 것들은 생기를 지닙니다. 그리고 어떤 실체가 거기에 동반되는 것인데 이를 정령들로 볼 수 있죠. 우리나라에도 곳곳에 정령신앙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부뚜막의 조앙신, 산신령, 가택신등 조상들은 많은 정령을 모시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정령에 대한 신앙이 신들에 대한 경배로 이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령은 실제로 있는 것인가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생기론적인 차원이나 실제성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보여ᄌᅠᆸ니다. 최근 경남 산청의 어느 한의원에 우연히 놀러갔는데 한의사분이 숲속의 정령을 진심으로 만나보고 싶어했습니다. 경북 봉화의 화전민 부락에서 수년간 살면서 최고의 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보이지 않는 정령과 소통하지 않으면 약의 효능이 완벽하지 않을 것이라 여겨 순수한 약재를 준비하고 대의정성으로 기도를 하였답니다. 최근 그만큼 순수한 분을 만나보기 힘들었는데 그 분 마음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어 닮고 싶었습니다.
신화에 대한 이야기도 우리의 흥미를 끌었습니다. 고대 신화의 다양한 신들이 나왔죠. 그들은 모든 공간과 사물과 결부되어 있습니다. 신들은 우주를 나누어 가진다고 생각되는데 바빌로니아의 우주론에서 하늘은 아누의 영역이고 땅은 벨의 영역, 바다의 심층에는 에아의 영역이 됩니다. 또한 집단들과 그들의 관계에 의해서 정의되는 신들이 나타납니다. 로마의 수호신(Genius)은 힘(numen)이었지, 신(deus)는 아니었지만 집단이 중요할수록, 그 집단은 진정한 신의 권리를 더욱 갖게 되었습니다.
정태적인 종교는 지성 이하( infratintellectuell)의 것이며 자연적인 것이었다고 합니다. 지성 이하라는 것이 지성을 포함하느냐 아니냐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두 번째 형태가 초지성적(supraintellectuelle)인 것으로 표현되는 것으로 보아 정태적인 종교는 지성을 포함하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신들은 뚜렷한 인격성을 지니고 다른 신들과의 일정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이후 고대의 많은 신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런 신들의 이름만으로도 왠지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그런데 지성의 위험성을 알아차리고 개인과 사회를 통합한 정태적인 종교는 인류 진화의 흐름속에서 우월한 지성성과 더불어 또한 그것과과 구별되는 역동적 종교로 이어집니다. 과연 이 역동적인 종교가 무엇인지 다들 궁금해졌습니다. 오늘 세미나에서 충분히 이야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두둥!!
마법과 신화, 각종 신앙을 다루는 2장은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거 같아요.ㅎㅎ 쏟아지는 내용들 속에서 길을 잃게 되기도 했지만요.ㅎ 정태적인 종교는 지성 이하의 것, 자연적인 것으로 우화 기능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도 다시 떠오르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