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창조적 진화> 3장의 후반부 내용으로 세미나가 이뤄졌습니다. 혼자서 읽을 때는 늘 알 듯 모를 듯한 내용들이 세미나 시간을 통과하면 조금 형체를 갖춰가는 경험들을 하고 있는데 오늘도 역시 그러했습니다. 제가 이해하고 흥미로웠던 몇 가지 내용만 간략하게 올릴게요.^^
1.생명의 상승 운동과 물질의 하강 운동
생명의 상승과 물질의 하강 운동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세미나는 시작되었습니다. 생명의 상승 운동은 팔을 들어 올리려고 할 때 그 행위 안에 생기를 불어넣은 의지(370쪽)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 중력이 작용하면 물질은 자연스레 하강하게 되는데 이러한 이완되고 해체되는 힘에 맞서서 생명은 생성하는 힘으로서 상승 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여러 선생님들이 설명해 주셨습니다. 한 선생님이 요가와 연결해 말씀해 주신 내용도 재미있었어요. 요가에서는 존재를 이루는 다섯 가지 층이 있다고 보는데 가장 바깥에 있는 딱딱한 층(물질)을 다스려 가장 안에 있는 의식으로까지 들어가는 것을 요가 수련의 목적으로 보고 있어서 관련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하신 말씀이 흥미로웠습니다.(너무 간략하게 줄여서 혹시 잘못 전달된 부분이 있을 수도^^;) 생명과 물질이 극단적인 지점에서 만나고 계속 상호 침투하면서 생명이 이어져가고 있다는 것과 너무 자동화된 방식으로 습관에 기대서 살고 있는 자신이 물질이 아닌가 생각했다는 말씀들도 있었습니다.
2. 지성을 직관에 흡수시킨다는 것
인간의 지성으로 깨달음에 이르는 것이 어렵다는 한 선생님의 말씀에 장애물,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과 같은 장애물이 있어서 기존의 지성이 아닌 방식의 지성을 생각하게 되고, 이것을 통해서 진화하는 것이고 직관을 쓰게 하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는 거 같다는 한 선생님의 말씀이 와닿았습니다. 베르그손도 지성을 직관에 흡수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게 철학자라(402쪽)고도 했고요. 지성을 직관에 흡수시킨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구절의 의미가 궁금했는데 3장 구석구석 구절에 대한 해석들 속에서 그 의문이 조금 풀렸습니다. 생명적 관심이 작용하는 곳에서 직관이 되살아난다는 내용(397쪽)에서 ‘생명적 관심’을 영성, 정신성, 의지를 향한 관심, 노력을 의미한다고 말씀하신 부분을 직관에 이르는 것과 연결해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언어가 사유를 저장하듯이 사회적 삶은 노력을 저장하고 보존한다.(...) 그러나 우리의 두뇌와 사회 그리고 언어는 단 하나의 동일한 내적 우월성이 외적으로 다양하게 나타난 기호들에 불과하다.(394쪽)’라는 구절에서 언어가 대상을 규정하고 고정하기도 하지만 언어로 매개되는 사회적 삶에서 새로운 언어의 용법, 파토스를 담은 예술 언어 등을 통해 직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지성을 직관에 흡수시키는 과정으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3.생명의 진화와 인간
‘시간과 공간 속의 인류 전체는 모든 저항을 넘어뜨릴 수 있고 많은 장애물 심지어 죽음까지도 극복할 수 있는 열광적인 돌격 속에서 전후좌우로 질주하는 거대한 군대이다’(402쪽) 라는 구절은 인간중심적인 사고로 귀결되는가에 대한 질문에 ‘인류는 진화 전체의 도달점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395쪽)’라는 부분에서 알 수 있듯이 분기되는 여러 노선 중 하나로 보는 것이고 진화를 생명의 관점에서 생명이 어떻게 약동하고 붕괴되어 진화되어 왔는지를 얘기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인간중심적인 것으로 볼 수 없을 거 같다, 인간을 우주적인 기억을 담긴 존재라는 차원으로 본다면 인간주의적이라기보다는 생명, 물질, 우주 전체를 다시 볼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등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짧게 마무리하겠습니다. 베르그손의 책은 저에게는 많이 어렵지만, 이 장애 자체가 조금 다른 지성을 쓰게 만드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세미나를 놓을 수 없는 거 같아요.^^ 다음 시간에 4장(473쪽까지)을 읽고 만나요~!
오~ 세미나 당일 후기네요!👍 우리가 나눈 주제들이 거의 들어가 있어서 세미나가 다시 리플레이되는 느낌이..ㅎㅎ 이번에도 계속 생각해볼 이야기들이 많았던 거 같아요. 장애가 지성을 더 멀리 나아가게 한다는 점도 늘 기억해야겠습니다. 후기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