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이어지고 있군요!
덥고 습한 날들이지만, 그래도 아침을 몽테뉴 한 구절로 시작하는 아침은 은근한 힘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에는, 지난 시간에서부터 이어져 온 식인종 이야기와 옷 이야기를 통해 관습에 대한 생각들이 등장했습니다.
오늘 낭송 범위에서는 홀로 있다는 것의 중요성이 길게 이야기되는데요.
왠지 니체도 떠오르고 스피노자도 떠올라 멋있었지만,
그 고독함이 사람들과의 연결성을 생각하는 것과는 어떻게 양립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아침 시간, 서서히 깨어나면서 따라가다가 밑줄 그을 문장 하나를 만나는 경험이 그저 좋은 것 같습니다!
어느새 7주가 지나고, 3주가 남았네요! 7월 안에는 1권을 마치고 방학을 하겠네요!
31장 식인종에 관하여
한 인간이 평가 받고 가치가 매겨지는 것은 용기와 의지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가 가진 진정한 명예도 바로 거기에 있다. 용감하다는 것은 팔과 다리의 꿋꿋함이 아니라 그가 지닌 마음과 영혼의 확고함을 가리킨다. 그것은 우리가 탄 말이나 우리가 가진 무기의 가치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 누구인가에 달려 있다.(381쪽)
36장 옷 입는 풍습에 관하여
어디를 가려 하건 나는 항상 관습의 장벽을 뚫어야만 한다. 그만큼 관습은 우리가 가려는 길들을 세심하게 차단하고 있다.(403쪽)
37장 소(小) 카토에 관하여
나는 흔히 사람들이 하듯 나를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잘못을 범하지 않는다. 그 사람에게는 나와 다른 점들이 있으리라 쉽게 이해하는 것이다. 내 삶이 어떤 틀 속에 있다고 느낀다고 해서, 남들이 다 그러는 것처럼 세상에 그것을 강요할 마음이 없으며, 살아가는 데서 서로 다른 수많은 방식이 있다고 생각하고 또 이해한다. 그리고 너나없이 모두가 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 사이의 닮은 점보다는 다른 점을 더 쉽게 받아들인다. 사람들이 원하면 원하는 대로, 내 의향이나 내 원칙으로 남을 구속하지 않으며, 그 사람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 자신으로 바라보고, 그 사람 고유의 모습에 맞게 옷을 입히는 정도인 것이다. 나 자신이 절제하지 않는다고 해서 프란체스코파나 푀이양파 수도사들의 금욕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생활방식을 높이 평가하기를 마다하지는 않는다. 나는 상상을 통해 쉽게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보곤 한다. 그리고 나와 다르기 때문에 그만큼 더 그들을 사랑하고 존경한다. 사람들이 우리를 판단할 때는 각자 한 사람씩 따로 보고, 일반적인 틀에 맞춰 나를 재려 들지 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409~410쪽)
내가 약하다는 사실이, 제대로 평가받아 마땅할 사람들의 힘과 활력에 대해 내가 가져야 할 견해를 변질시키지는 않는다.(410쪽)
확고하고 차분한 시선으로 시의 아름다움을 분별하려는 사람은 마치 번갯불의 찬란함을 볼 수 없듯 그것을 보지 못한다. 시의 아름다움은 우리의 판단력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압도하고 앗아 가 버린다. 그 아름다움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자를 자극한 시적 열광은, 그가 시를 다루고 읊는 것을 듣는 제삼의 인물마저 후려친다. 마치 자석이 바늘을 끌어당길 뿐 아니라 그 바늘마저 자성을 띠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413~414쪽)
38장 우리는 같은 일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그리고 다양한 기질의 조합이 우리 몸에 들어 있지만 각자의 체질에 따라 가장 통상적으로 두드러지게 지배하는 것을 주된 기질이라고 사람들이 몸에 대해 말하듯, 다양한 정서가 우리 마음을 흔들어도 주도권을 쥐고 우리 마음에 머무는 하나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하나의 우세도 완전하지는 않다. 우리 마음은 너무 빨리 움직이고 쉬 변하기 때문에 때때로 가장 약한 정서가 다시 자리를 점하고 갑작스레 불거져 나오는 일이 없지 않은 것이다.(417쪽)
어떤 자질도 우리를 완전히 전반적으로 포괄하지 않는다.(418쪽)
단호한 결심으로 모욕에 대한 복수를 꾀하여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승리의 기쁨을 맛보고도 우리는 눈물을 흘린다. 복수한 것이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 하지만 우리 영혼이 그 일을 다른 눈으로 보고, 그 일의 다른 면을 떠올리는 것이다. 모든 것은 여러 각, 여러 면을 지니기 때문이다.(420쪽)
39장 홀로 있음에 관하여
다른 나라로 간다고 해서 야망과 탐욕, 우유부단함과 두려움, 색욕이 우리를 놔주지는 않는다. “기사를 따라 어두운 근심이 말궁둥이에 오른다.”(호라티우스) 이런 것들은 흔히 수도원까지, 철학 교실까지 우리를 따라온다. 사막도 암벽 동굴도, 고행자의 말총 속옷도, 금식도 우리를 이 근심에서 떼어 놓지 못한다. “치명적인 화살이 옆구리에 박혔구나.”(베르길리우스)(425쪽)
우리를 다른 일에 매이게 하고 우리 자신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저 악착같은 덫에서 우리를 풀어주자. 그렇게 억센 멍에는 풀어놓고 이제는 이런 것 저런 것을 사랑하되 오직 자신하고만 혼인할 일이다. 다시 말해 다른 것들이 우리 몫이 되게는 하되, 떼어 내면 우리 살갗이 벗겨지고 살점이 함께 떨어져 나갈 만큼 강하게 결합되거나 달라붙지는 말아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일은 자신을 자기 소유로 만들 줄 아는 일이다.(43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