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에세> 낭송이 8주차를 넘어갔네요!
여름 햇빛 쨍한 아침이면 비몽사몽 일어나 몽테뉴의 이야기를 읽는 것이 이제 완전히 습관이 된 것 같습니다.
그 두꺼운 책이 벌써 70페이지 정도만 남았습니다!
요즘은 옛이야기를 들려주듯 관습이나 덕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내고 있는데요,
2권에는 더 깊고 촉촉한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하니 그것도 또한 기대가 됩니다!
이번 주 범위에서 저는 특히 우리 사이의 진정한 차이들을 이야기하는 42장이 흥미로웠습니다.
"아! 한 인간에서 다른 인간까지는 얼마나 먼가!"라는 테렌티우스의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장에서는
왜 모든 동물이나 사물들은 그것의 고유한 자질이나 능력으로 평가되는 데 반해, 인간만은 겉치레와 외관으로만 평가되는지를 묻습니다.
그러면서 "죽마를 떼어 내고 그의 키를 재어라. 부귀와 영화는 내려놓고 속옷 차림으로 나오게 하라."고 말하죠.
우리는 자기 자신을 포함에 주변의 존재들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지점입니다!
그럼 이번 주 필사를 보실까요!
39장 홀로 있음에 관하여
남들과 어울리기를 그만두고 홀로 살아 보기로 한 이상, 우리의 만족은 오직 우리 자신에게만 달려 있게 해 놓자. 우리를 타인들과 묶어 놓는 모든 끈에서 풀어 주자. 정말로 혼자 살아가는 힘, 그리고 마음 편하게 그런 방식을 고수해 갈 힘을 우리 자신에게서 얻도록 하자.(327쪽)
세상에서 물러난다고 하니, 세상 너머를 바라보는 것이 일리 있는 것같이 들린다. 하지만 그들은 반만 물러나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세상에 더 이상 없을 때를 대비하여 자기가 맡을 배역에 의상을 입힌다. 그러나 제 계획의 결실을 자기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세상에서 얻으려 하고 있으니 우스꽝스러운 모순이다.(435쪽)
보다 지혜로운 이들은 강하고 기운찬 영혼을 가지고 있어 온전히 정신적인 휴식을 마련해 가질 수 있다. 내 영혼이야 평범한 것이니, 육신의 평온함을 통하여 나 자신을 지탱할 수 있게 거들어야 한다. 얼마 전부터는 나이 때문에, 내 입맛에 맞았던 재미는 이제 더는 볼 수 없게 되었으니, 대신 인생의 이 시절에 더 어울릴법한, 아직 남아 있는 재미들을 맛보는 욕구를 훈련하고 날카롭게 만드는 중이다. 나이가 하나둘씩 우리 손아귀에서 빼앗아 가는 삶의 즐거움을 우리 이와 손톱으로 꼭 틀어쥐어야 한다.(438쪽)
자네와 자네 벗 한 사람으로도 서로에게, 혹은 자네와 마주한 자네 자신으로도 무대는 충분한 걸세. 모든 사람이 자네에게 그저 한 사람이게 하고, 한 사람이 자네에게 모든 사람이 되게 하게나. 무위와 은둔에서 영광을 얻고자 하는 것은 비열한 야심일세. 자기 굴 입구에서 발자취를 지우는 짐승들처럼 처신해야 하네. [에피쿠로스가 이도메네우스에게 쓴 편지](440쪽)
세상이 자네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것이 자네가 추구할 바는 아닐세. 자네가 자네 자신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궁리하게. 자네 내면으로 물러서게나. 그러나 우선은 자네를 내면에서 받아들일 수 있게 준비해야 하네. 자네 스스로를 다스리는 법을 모르면서 자신을 신뢰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야. 홀로 있을 때에도 사람들 속에 있을 때나 마찬가지로, 실패하는 길은 늘 열려 있지. 자기 자신 앞에서 감히 비틀거리지 않는 사람이 될 때까지, 그리고 자기 자신을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알고 공경할 줄 알게 될 때까지, “그대 마음을 고결한 심상으로 가득 채워”(키케로) 자네 마음속에 늘 카토를, 포키온을, 아리스티데스를 떠올리게.[세네카가 루킬리우스에게 쓴 편지](440~441쪽)
40장 키케로에 대한 고찰
가장 힘들게 쓴 편지가 가장 가치 없는 편지들이다. 질질 끌며 쓰기 시작했다는 것은 벌써 내 마음이 거기에 없다는 신호이다. 나는 대개 계획 없이 시작한다. 첫 줄이 둘째 줄을 만든다.(450쪽)
41장 자신의 영광을 남과 나누지 않는 것에 관하여
이성이 그만큼 분명하게 그 허망함을 고발한 것이 없는데도, 이 기질[명예욕]은 우리 안에 싱싱한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일찍이 누구라도 마음에서 그것을 깨끗이 치워 버릴 수 있었던 이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것을 부인하기 위해 별말을 다 하고 별 이론을 다 세워 봐도, 그것은 그대의 이성을 거스르는 어떤 내적 애착을 만들어 내니, 거기 맞설 힘이 별로 없는 것이다.(452~453쪽)
다른 것은 무엇이나 거래를 할 수 있다. 벗이 필요로 하면 우리는 재산과 생명을 빌려준다. 그러나 자기 명예를 다른 사람과 나누고, 자기 영광을 다른 이에게 선물하는 일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카툴루스 룩타티우스는 킴브리족과의 전쟁에서 적 앞에서 도망가는 병사들을 멈춰 세우려고 갖은 애를 쓰다 자기가 직접 도망자들 틈에 끼어들어 겁쟁이 흉내를 냈다. 자기 부하들이 적군 앞에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장수를 따라가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였는데, 이는 자신의 명예를 포기하고 남의 수치를 가려주는 태도이다.(453쪽)
42장 우리들 사이의 불평등에 관하여
어찌하여 인간을 평가할 땐 완전히 덮어씌우고 포장한 상태에서 평가하는가? 그는 자기 것이라 할 수 없는 것들만 내보이고, 그의 가치를 진정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들은 감춘다. 그대가 알고자 하는 것은 검의 가치이지 칼집의 가치가 아니다. 칼집을 벗겨 놓고 보면 1리아르도 주고 싶지 않을지 모를 일이다. 그 자신을 평가해야지 장신구를 보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한 고대인[세네카]은 이렇게 재미있게 말한 바 있다. “당신 눈에 그가 왜 커 보이는지 아시오? 그의 신발 뒤축 높이까지 합산했기 때문이라오.” 받침대는 동상의 일부가 아니다. 죽마를 떼어 내고 그의 키를 재어라. 부귀와 영화는 내려놓고 속옷 차림으로 나오게 하라. 그의 신체는 건강하고 경쾌하며 맡은 일에 적합한가? 그의 정신은 어떠한가? 아름답고 유능하며 모든 점에서 나무랄 데 없는가? 그 정신은 자기 것으로 풍부한가, 아니면 남에게 빌려 온 것으로 풍부한가? 운이 좋아 얻은 것은 없는가? 눈을 부릅뜬 채로 자기를 향해 뽑아 든 칼들을 기다릴 수 있는가? 입으로건 목으로건, 목숨이 어디로 빠져나가도 상관하지 않는가? 침착하고 공평하고 여유만만한가? 이것이 우리가 봐야 할 점이요, 우리들 사이에 존재하는 천차만별을 판단할 지점이다.(458쪽)
쾌락조차도, 행복도, 원기와 정신력 없이는 느낄 수 없다. “이런 것들도 소유자의 마음에 따라 가치를 발한다. 사용할 줄 아는 자에게는 선이요, 잘 사용할 줄 모르는 자에게는 악이다.”(테렌티우스) 복이 많아 지니게 된 재물도 아무리 실제 복일지언정 누릴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하다. 소유가 아니라 향유해야 우리는 행복해진다. “몸의 열이나 마음의 근심을 치료해 주는 것은 집도 땅도 아니요, 청동이나 금덩어리도 아니다. 얻은 재물을 만끽하려면 건강해야 한다. 욕망이나 두려움으로 고통받는 사람에겐 집도 재물도 안질 환자에게 그림격이고, 통풍 환자에게 고약격이다.”(호라티우스)(463쪽)
갈증을 느낄 짬이 없는 사람은 마시는 데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466쪽)
“(...) 왜 소원이라는 그 상태를 바로 이 순간부터 누리고, 그동안에 겪을 그 많은 수고와 위험을 덜려 하지 않으십니까?” “왜냐하면 그는 자기 욕망에 두어야 할 한계를 모르며, 참다운 기쁨이 어디서 끝나 시들기 시작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루크레티우스)(472쪽)
44장 잠에 관하여
이성은 우리에게 늘 한결같은 길을 가라고 명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같은 걸음으로 가라고 하지는 않는다.(477쪽)
46장 이름에 관하여
그토록 큰 고통을 감수하며 얻으려 하는 그 명성이라는 것을 어디에 세울까? 결국 그것을 지니고 간수하는 것은 피에르 또는 기욤이요, 그것이 관여하는 것도 그 이름들이다. 오, 필사의 존재를 통해, 그것도 눈 깜박할 시간에, 무한, 거대, 영원을 찬탈하려 하다니 희망이란 얼마나 용감무쌍한 힘인가! 자연이 우리에게 정말 재미난 장난감을 주었구나.(489쪽)
살아남은 자들은 이런 달콤한 말로 스스로를 구슬리며, 동시에 이런 말들에 자극받아 선망과 욕망을 품고, 지각 없이 공상으로 자기 감정을 죽은 자에게 옮겨 놓는다. 그러고는 자기 희망에 속아 자기들도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글쎄올시다!
어쨌든, “그 희망이 예서는 로마 장군, 그리스 또는 야만인 장군을 움직이고, 제서는 그들을 수많은 시련 수많은 위험과 대면시키니, 이처럼 인간이란 덕보다는 영광에 목마른 게 사실이로다.”(유베날리스)(4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