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주차가 지났네요. 이번 시간에는 에세이 초고(!)를 쓰고 코멘트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초고...라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머네요. 물론 거의 완성된 에세이도 있지만, 1번만 겨우 쓴 글도 있고요...아무튼 남은 시간 화이팅 합시다.
다음은 각자 받은 코멘트를 제가 받아적은 대로 정리한 글입니다. 에세이 쓰는 데 참고가 되길 바립니다^^
영주샘 : '올바름'이라는 주제로만 밀어붙이지 말고 좀 더 구체적으로 써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인간이 시비에 대한 기준을 어디에서 가져오는지를 진지하게 따져봐야 한다. 가령 주역에서 '올바르다'를 뜻하는 '貞'은 고집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시비판단의 근거를 어디로 가져오느냐가 중요하다. 사람은 어디에서 윤리의 근거를 가져오는지, 그 명분은 무엇인지, 왜 옳은 말을 하는데도 불편함을 느끼는지 하나씩 따져봐야 한다. 그러고 나서 <주역>이 시비의 근거를 돌출해내는 근거를 물어야지, 안 그러면 <주역>을 무조건 올바른 것으로 규정하면서 에세이를 쓰게 된다. 내 시비판단은 뭘 결여하고 있는지 세세하게 물어볼 것.
규창 : 내가 공사를 어떻게 나누는지를 묻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어디서부터가 사적이고 어디서부터가 공적인지, 동아시아에서 공(公)과 사(私)를 쓰는 맥락은 무엇인지, 공(共)은 public인지 따져볼 것. 공평, 공정, 정의의 표상을 비교 정리하고 정말 나에게 그런 생각이 전혀 없는지도 물어야 한다. 지금 우리 시대는 공정을 외치는 데도 사욕과 연관해서 얘기한다. 그렇다면 우기에게 공/사를 말하는 것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공정한 사회'란 뭔가.
호진샘 : 일상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구체적으로 목록화를 해볼 것. '공부가 일상' 이라고 하는데, 이때 일상은 대체 무엇인가. 일상 자체에 대한 가치판단을 문제삼아야 한다. 어떻게 보면 사람은 다 일상을 유지하고 산다. 그런데 그게 '항상되다' 라고 말할 만한 것인가? 우리는 아무에게나 '항상되다'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항상됨'에는 수련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이 수련의 의미를 생각해야지, 그냥 '일상'을 잘 살겠다고 하면 안 된다.
재복샘 : 괘는 그 자체가 불안하거나 나쁜 것은 없다. 어떤 상황을 나타내는 것일 뿐. 그리고 군자는 어떤 상황이든 불행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군자다. 자연이 특정 캐릭터를 고수하지 않듯 군자도 그러하기에. 우리가 괘를 좋다/나쁘다 따지고, 음을 소인으로 양을 군자로 말하는데 그렇게 따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한번 음-소인-나쁜 것-곤란함 이렇게 사고회로가 작동하면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이런 유연하지 못한 태도를 점검해 보고 '나에게 좋은 삶이란 뭘까?' 라고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정우샘 : 우리는 자신의 활동은 제도 밖에서 말하기 어려워한다. 그래서 제도에서 벗어난 삶인 은퇴를 말하기 어려워하고 두려워한다. 그런데 물러난 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다. 자신의 행위를 다른 것과 교환할 수밖에 없는 제도의 장에서 벗어났을 때, 역할을 부여받지 못했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려면 능동적 은퇴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결단의 글쓰기를 해볼 것.
혜원 : 화산려에 대한 로망은 접고(노마드는 진정 머무를 수 있는 자인 것!)택산함을 더 깊이 풀어볼 것. 함괘를 가지고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해 나올 수 있는 질문들, 함께 사는 것이 어떤 것을 품고 있는지를 짜임새 있게 써 보기. 함께 산다는 것은 무엇을 봐야 하는지 일관되게 쓰기.
황리샘 : 수풍정은 하나의 비전. 그렇다면 내 삶과 수풍정의 비전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를 심도 깊게 질문하는 글쓰기를 해볼 것.
정랑샘 : 기쁨과 붕우강습에 대해 쓰시는 중. 결론에 나와야 하는 것은 결국 '기쁜 삶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나름의 대답이어야 할 것.
소정샘 : 죽음에 대해 알고 싶다는 주제와 괘를 일관되게 밀고 나가는 글쓰기를 할 것. 모든 학문은 다 위기지학. 남들이 뭐라든 내 마음이 먼저 편해야 하며, 그 마음이 편한 삶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해야 한다.
은정샘 : 복괘에 대한 해석을 더 해야 할 것. 좋은 일/나쁜 일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화가 필요하다. 좋은 일이 계속되면 정말 좋을까? '좋음'과 '나쁨'을 단순하게 놓고 보지 말고 그 복합성을 말해야 한다. 가령, '회복'이라고 한다면, 그때 '복'은 어디로 가는 것인가? 무력한 상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놓였을 때 나는 뭘 느꼈는지 구체적으로 써볼 것.
다음 시간에는
-코멘트 반영해서 진행시킨 글을 가져와 함께 코멘트를 나누겠습니다.
-<계사전> 상(上) 본문 위주로 읽어옵니다.
간식은 태미샘, 수정.
일요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