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6일 일요일. 주역과 글쓰기 시간. 총 13명의 멤버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에세이를 발표했습니다. 64괘 중 자신의 상황과 맞는 괘를 잡아 뒤집어보고 바꿔보고 해체해보며 하나의 사건도 다양한 관점을 통해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죠. 1년간 함께 공부한 여러분의 생생한 후기, 지금부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황리샘 : ‘주역’이라는 고대의 텍스트가 지금 우리의 마음과 삶, 세계에 이토록 많은 말들을 건네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고, 앞으로도 주역을 통해 더 많은 공부들을 엮어나갈 수 있겠다는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갖게 된 한 해였습니다. 그리고 특히 올해는 동학님들, 그리고 스승과 함께한 시간 속에서의 만남과 감응의 힘이 저의 껍질을 깨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제 안에서 더 열심히 쪼아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만화샘 :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던 일상들이 주역의 눈을 통해 보면 대소경중을 막론하고 일정한 흐름속에서 나름의 의미를 갖고 변화해 가고있음을 느낍니다. 거기에 더해 제가 처한 상황과 저를 가리고 있던 질곡까지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내년엔 이 질곡을 걷어내는 한 해로 계획하고 더 밝고 맑은 눈으로 주역에 동화되어보려 합니다~!
선생님들 한 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미래권력 주석 손(호진샘) : 팀주역과 함께한 1년 즐겁고 감사합니다~ 긴 에세이 발표시간 함께한 모든샘들 고생많으셨어요~^^ 내 마음속 바지스님도~^^ 한해 농사의 결실을 맺게 되었네요.. 방학기간에도 배움을 이어가고자 하는 열망에 또한번 놀랐습니다~ 좀 놀고 싶은데 ㅋㅋㅋ 내년에도 많은 저항들을 뚫고 매주 일욜 규문서 만나요~^^ 임인년에는 어떤 일이 펼쳐 질까 기대됩니다~
규창 : 여차여차 올해도 주역을 공부했네요. 어떻게든 주역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좀 더 재밌게 주역을 가지고 놀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제 에세이는 실패했지만^^;;, 선생님들께서 들려주신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주역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괘 하나는 그 자체로 다른 괘들과의 연관 속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얘기는 저희가 주역을 공부하면서 거의 세뇌하다시피 반복했던 것이죠. 에세이에서 도전괘, 착종괘, 배합괘, 교호괘를 통해 하나의 괘가 다른 괘와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분석하신 과정(玩)은 그 자체로 우리가 겪고 있는 국면이 절대적으로 불변하는 게 아님을 이해하는 과정으로 보였습니다. 물론 각자가 겪고 있는 문제도 다르고, 경험한 지평도 다르기 때문에 이 과정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주역적으로 문제를 다르게 보려고 했다는 점에서 동등하게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저도 제가 겪는 문제들이 다양한 국면과 면해있다는 걸 다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1년 공부해서 삶의 문제를 돌파하는 무기를 얻을 수 있으면 엄청 수지맞는 장사 아닌가요? ㅋㅋㅋ
이렇게 후기를 남기다 보니 또 아쉬움이 밀려오네요. 분명 에세이만으로 1년의 공부를 축약할 수는 없지만, 1년의 공부를 마무리하는 장소에서 기쁘게 이야기를 나누는 데 미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도 무기를 하나 얻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증거를 마련하고, 누군가에게 우리의 삶은 64괘의 역동적인 흐름과 같다는 것을 얘기할 수 있었는데 말이죠..! 이건 저의 내년 숙제로 남겨놓겠습니다. 어쨌든 다시 어떻게 읽고 써야 할지 마음을 다잡는 소중한 기회였어요. 내년에는 어떤 이야기를 어떤 괘로 풀어나가실지 기대됩니다!
은정샘 : 한 해의 마무리가 되어 좋습니다. 물고기. 우물. 솥단지 등 읽으면 읽을수록 수수께끼 같은 주역을 공부하면서 중간 중간 이 공부를 왜 하고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일요일을 오갔습니다. 아직 답을 스스로 명확하게 얻지 못했지만 채운쌤과 팀 주역 쌤들 덕에 힘을 얻어 올해를 보냈고 내년에도 한 걸음 더 나아가보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쌤들^^
재복샘 : “머리 박을래? 싸울래?” 그때는 둘 중에 뭘 고를까 고민했는데 지금 보니 나에겐 둘 다 해도 모자랄 판이다. 에세이 막 시작 전 압박감 없는 티벳 시험 전통 이야기를 들어 편안한 마음으로 에세이발표에 참여했다. 에세이 후기를 쓰는 지금 내 마음은 이렇다. 오로지 나만 보며 붕우들의 글을 자기의 문제로만 수렴하며 여전히 자기에 대한 환상과 오만과 이기심. 그러나 붕우들에게 보이는 겉모습은 모진-좀비, 그 사이에 했던 말들은 순화된 표현으로 사심없는-까기. 붕우강습을 외치며 에세이 발표에 참여한 내 태도에 귀가 빨개진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보게 된 것만으로도 나에겐 큰 변화이자 공부라고 생각한다. 함께한 선생님들이 글을 읽던 목소리의 울림을 다시 떠올리며 선생님들의 문제가 이해되고 풀리기를 바랍니다! 내년 주역-드라마에서는 음유하고 모진-좀비역이 아닌 바람(巽)이고 싶다.^^
정랑샘 : 4학기의 글쓰기. 내 모든 과거를 들추어 내어 맥락에 맞는지 비춰보고 책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고. 그렇게 10주간 매주 글을 써서 조원들의 코멘트를 듣고 수정하고. 4학기 내내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주역이 어떤 경전인지를 쫌이나마 알게 된 것 같다. 글을 쓰면서 가끔 한문 원문도 찾아보았다. 그 낯선 한자들을 들추어 보게까지 되다니... 나 자신에게는 이 과정만으로도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했고 그만큼 배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채운샘이 티벳에서 시험의 의미를 말씀해 주셨다.
“티벳에서 시험은 결과로 나온 점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시험을 치루기 위해 준비하고 공부하는 과정이면 충분하다고.”
반은 자발적으로 반은 실세들에 등떠밀려서 시작한 공부였지만 주역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 것만으로도 내겐 뿌듯하다. 무거운 주역 공부를 재미있게 해준 간질이, 조롱이, 탐분덩의 허리에 기대어 많은 샘들과 크게 웃고 떠들 수 있었던 시간이었음에 감사와 고마움을 전합니다.
영주샘 : "역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다, 쉽다. (易, 變易, 不易, 簡易) "
작년 주역 첫 시간에 이 말을 듣고 '이거다!' 라고 인생의 금광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 들었었는데요.
그것과 상관없이 공부를 하면서 하기 싫으면도 또 한 것 보다 더 잘하고 싶은 저의 번뇌와 망동들을 발견합니다.
그와 동시에 성실하고 겸손하게 공부하시는 샘들을 보며 많이 깨닫고 배웠습니다.
주역의 가장 큰 매력은 배운만큼 보이고 그래서 하면 할수록 새롭고 다르게 보여서 그만둘 수 없다는 점인 것 같아요. 주역의 세계에 끝이 있나요? 주역은 완성(完成)이 아니라 완미(玩味)해가는 그 순간순간들이 기쁨이니까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저도 망동림으로서 또 샘들과 공부하며 우당탕탕 에피소드거리 많이 만들어 보겠습니다!
수정 : 올 한해도 14명의 친구들과 재밌게 주역을 가지고 놀아서 좋았습니다. 중간에 포기하려고 했던 순간 손 내밀어준 선생님드에게 감사드립니다. 팀주명 13명 모두, 한 명도 빠진 없이 에세이를 써서 발표했다는 것 만으로 학술제에 이어서 성공한 팀주역입니다. 끝까지 모두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1월 9일에 뵙겠습니다. 안녕.
정우샘 : 생각지도 못했던, 우연히 만나게 된 주역 공부였습니다. . 목침 보다도 더 무거웠던 엄청난 주역 책을 처음 받았을때, 이걸 다 읽으라는거야. . 그 두께에 기 죽었었는데. . 어찌어찌 다 읽었네요. .버금가는 보충 교재 몇 권도 덤으로 더 읽어냈어요. . 내가 나에게 기특한 박수를 보냈습니다. . 쓰다 만 듯한 저의 에세이는, 그래도 일과 공부로 부터 나를 자유롭게 하는 단초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 함께한 쌤들 덕분에 꽤나 긴 여정 이었지만 훌쩍 보낼 수 있었습니다. . 수택절, 천산돈, 수풍정 괘가 특히 인상에 남습니다. . 이제 누가주역을 물으면 괘 이름은 안다고 말 하겠습니다. . 장 족의 발전입니다. .
내년에는 더 자유로운 공부의 땅으로 캠핑카의 시동을 걸까 합니다. .
사랑으로 애써주신 선생님. .
고맙습니다. .
정옥샘 : 전 아직 남은 미션 때문인지 끝났다는 느낌이 들지 않네요.
신축년 주역은 십붕지를 넘어 붕우 강습으로 마무리 한 것 같습니다. 한 해 동안 주역 텍스트를 통해 배운 것도 많지만, 朋友의 가르침이 책을 증명하고, 책을 넘어섰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기쁘고 편안하게 공부했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태미샘 : 인생의 순서를 바꾸다니 大貞凶 이네 요 ~ 채운쌤의 엄혹한 질책으로 조오금 정신이 들었습니다. 다시 소貞吉로 돌아가면 아마 1년은 망동하지 않을 듯 합니다~
제가 아마 이번학기에 끝나갈 때 고질병이 다시 발병하여 방자하게 망동한 듯 합니다~ 주역공부 마지막에 조장이라고 이런 망동을 받아 준 규창쌤 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후기를 마칩니다.
2021년의 주역과 글쓰기는 제 안에서도 특별한 1년 프로그램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1년차(!)보다 두 배나 늘어난 인원, 그런데도 더 강해지는 결속력, 무엇보다 64괘 암송이라는 엄청난 위업을 달성하신 복희씨와 문왕의 탄생^^ 한해 동안 같이 공부한다는 게 무엇인지 정말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 해에도 함께하길 기대하며 또 앞으로 <논어> 강독, 주공의 탄생, 쭉 이어질 주역 암기 모임 등등 다양하게 공부해서 <주역>을 새롭게 공부해 보자구요^^ 여러분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후기를 하나하나 읽다보니, 제가 참 대단한 분들과 1년을 함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년에는 모두 한 걸음 더 내딛을 수 있게 되길 바라봅니다 ㅎ
글고, 정우 샘 후기가 명확히 독해가 안되는데요, 캠핑카 타고 자유의 땅으로 가시겠다는 거요~ㅋ 혹시 떠나실 마음이시라면~~쌤한테 배우고 싶은 거 많으니 캠핑카 시동 켜지 마시고, 부디 저희랑 함께 우물처럼 한 자리에서 노마드하심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