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천태와 천지비>
팀별 과제 앞에서 글쓰기는 안되고 시간을 흘러가고 비색한 형국에서 어떻게 벗들과 이 길을 나올 것인가 하는 실천을 시도하고 계시죠? 저도 벽 앞에 선 느낌입니다. 이번 주 했던 토론은 간단하게 정리합니다^^
1학기 마지막 차시의 주역 괘는 지천태와 천지비였습니다. 건과 곤이 어우러져 하나는 순환하는 태괘, 다른 하나는 소통이 막혀 비색함으로 나타나는 비괘입니다. 우리의 상식과 반대로 땅이 위에 있고 하늘이 아래에 있어 불안정한 상은 태(泰)괘로,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아래에 있는 상을 비(否)괘로 명명하신 역설을 보고 있죠? 불안정성이 소통을 만들어내고 안정성이 비색함을 보여주는데 이 세상이 운동성으로 충만하여 생성이 되는 세계가 역임을 보여 줍니다. 오늘(4월 20일)이 절기상 곡우(穀雨)인데 저는 이때가 태괘처럼 보입니다. (주역에서 태괘는 양력 2월입니다) 밖을 보니 막 나가 하늘과 땅과 어우러지고 싶습니다. 현실은 직장일과 글쓰기 과제를 오가며 기운을 마실 뿐입니다. 팀별 글쓰기 과제가 코앞에 닥친지라 1학기 마지막 토론의 후기는 황리조에서 대표로 정리합니다.
소통도 막힘도 장구하지 않다. 다만 변하여 흐를 뿐
태(泰)괘와 비(否)괘는 건괘와 곤괘의 위치가 바뀌어 있는 형상이다. 괘의 형상으로 보면 태괘는 무척 안정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불통과 폐색의 괘가 되었을까? 안정적인 삶을 꿈꾸는 우리들이 눈여겨 보아야 할 괘인 것 같다. 너무 와꾸가 잘 맞고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안정적인 삶을 살 때 우리는 외부와 소통하고 사귈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천지가 뒤집어져 하늘이 아래있고 땅이 위에 있는 태괘가 사귐의 괘가 된 것을 보면 서로가 상대의 위치로 가고 싶은 욕망과 필요가 있을 때 비로소 소통과 사귐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
태괘와 비괘는 세력이 비슷하다. 두 괘는 서로가 될 여지를 가지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서로를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태괘와 비괘 모두 가장 위의 효에 이르면 그 형세가 바뀌기 때문이다. 소통과 안정의 괘로 보이던 태괘는 마지막 효에서 비색한 도가 이미 이루어져서 명(命)이 행해지지 않게 되는 상태로, 불통과 폐색의 괘로 여겨지던 비괘는 능히 비색함을 기울게 하고 무너지게 하여 그 일이 통함을 얻게 되는 상태로 바뀌게 된다. 소통의 괘도 막힘의 괘도 장구할 수 없다. 역은 단지 변하여 흐르는 그 흐름을 보여줄 뿐이다.
태괘와 비괘는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처신하면 좋을지를 보여준다. 비괘의 초육과 태괘의 초구는 모두 拔茅茹,以其彙로 띠풀의 뿌리가 연결되어 있는 모양을 나타낸다. 태괘의 초구가 征吉, 나아가면 길한 형상인 것에 비해, 비괘의 초육은 동하게 되면 쉽게 아첨하고 간사함에 들어가기 쉽기 때문에 은거하여 정도를 지켜야만 길함을 얻어 형통하게 된다. 초반에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던 태괘는 상육에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城復于隍, 성의 토성이 해자로 돌아가는 형국에 처한다. 잘 나가다가 막힐 때, 번성하다가 몰락해갈 때 사람들은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한다. 그럴 때는 완력을 쓰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 때 勿用師, 군사를 쓰지 말아야한다. 태괘와 비괘 모두 어려운 시절을 맞이하는 지혜를 보여준다.
<10차시 공지>
다음 10차시(4/23)는 팀별 글쓰기 발표로 진행됩니다.
9시 50분까지 규문에 모이시면 됩니다. 팀별로 18부의 원고 출력해서 오세요
이번주 간식 : 황리샘과 정랑.
힘들지만 우리에겐 방학이 있습니다!!!
대표로 괘정리 해버리는 발빠른 대처 좋습니다. 역시 정랑샘 ㅋ "힘들지만 우리에겐 방학이 있습니다!!!" 내적 힘듦이 터져 나오는 소리 ㅋㅋ 발표가 모레네요. 남은 기간 애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