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무진 주역 읽기’ 1학기 2주차(2/19) 공지
“종횡무진 주역 읽기” 첫 시간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9;30 낭송을 시작으로 4시 넘어서까지 강의와 주역 토론, 철학 조 토론을 했으니 숨이 턱까지 차올랐을 거 같아요. 토론 시간이 부족해 점심시간도 미루면서까지 토론한 조도 있었고요. 그러나 차차 익숙해지면 함께 산책도 하고, 그 길에 단체 사진도 찍고 잠깐의 여유를 즐겨보도록 하죠. 주역 토론 후기와 철학 조별 후기는 따로 올라가서, 간단히 공지하겠습니다.
‘철학 하는 일요일’ 팀과도 함께 듣는 1교시 고대 철학 강의에서는 동서양 고대 사상의 기초를 살필 텐데요, 1학기에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을 공부입니다. 이번 강의에서 샘이 강조하신 것은 ‘자연의 본질은 뒤섞임’이라는 것이었죠. 먼 고대부터 끊임없는 이동이 있었고 그 이동을 통해 물자와 사람과 사유가 함께 흘러 다녔다는 거예요. 그 예로 청동기 문화를 배경으로 한 얌나야(yamnaya) 문화를 소개해주셨죠. 이들의 이동은 흑해와 카스피해 북부 대초원을 가로지르며 유라시아의 문명을 하나로 연결해 주었죠. 현재 ‘인도유럽어족’이 하나로 묶이는 주요한 작업이 이때부터 이루어지고 있었던 거군요. 청동기 문명을 시기로 특정할 순 없지만 대략 유럽 기준 BC. 34C~ BC. 26C로 본다면 인류의 역사는 모두 이동의 역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런 이동이 BC 6C에 이르러 사상의 대폭발을 이루게 되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성인들이 등장하는 시기가 이 때입니다. 붓다, 공자, 소크라테스, 예언자들이 인류사에 등장한 것이죠.
이 얌나야 문화의 서쪽 끝에 소아시아라고 불리우는 -지금 지진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마음 아프게 지켜보고 있는 -튀르키에가 있고, 그 서해안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이오니아 지역이 있습니다. 그리스 철학의 시초를 말할 때, 세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 탈레스를 기원으로 삼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탈레스를 비롯해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 등 물질을 기원으로 세계를 이해하고자 한 세 명의 철학자가 모두 이오니아 지방 밀레투스 출신이죠. 그리스 사상과 기원은 그리스에서 출발하지 않았습니다. 사상의 흐름 안에 서로 뒤섞이는 가운데 탄생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주역>은 유목민의 사유가 아니죠. 농경을 하며 문명을 이룩한 정주민의 사유 흔적이죠. 그러나 이동의 역사에서 보면, ‘이동하는 과정’에 정주민이 생겨나는 것이지, 처음부터 정주민이 있었던 게 아닙니다. 역이라는 것 자체가 사유의 변화와 이동을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이러한 조건을 이해하는 것은 <주역>을 공부하는 데 좋은 단초를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고정된 시각으로 주역이 해석되지 않을 때, 괘를 유동시켜보는 거죠. 뒤집어도 보고, 음양도 바꾸어보고, 효를 진퇴의 흐름으로도 보고, 그런 가운데 또 조금 해석이 될 수도 있구요, 성큼 현대로 가져와 뒤섞어 보기도 하구요. 뭔가 뒤섞일 때 생각이 싹튼다는 걸 인류사가 보여 주고 있으니까요.
*** 2주차 (2/19) 공지입니다 ***
* 읽을 책 : 『주역정의』 「계사상전」 6장~12장입니다.
* 과제 :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읽으시면서 함께 얘기 나누고 싶은 대목을 골라 어떤 얘기를 나누고 싶은지 간략한 메모형태로 정리해주시면 됩니다.
토요일 밤 10시까지 [주역철학] 숙제방에 올려주세요. 되도록 다른 선생님들의 글을 읽고 토론에 참여하면 좋겠지요.
* 간식 : 정랑샘, 경순샘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