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7주차 (12.3) 공지
이번 시간엔 셀린 시아마 감독의 영화 <톰보이>를 함께 감상했습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더 유명한 감독이죠. 그간 부담이었을 학교 행사도 마치고 오랜만에 완전체로 모여 영화를 보니 참 좋더구만요. <벌새>처럼 많은 이야기가 쏟아지는 영화가 아니라 부담도 덜했구요. 영화는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 그 때 겪을만한 미세한 감정을 다루고 있어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키스씬이 나올 땐 몸을 꼬고 고개를 숙이는 너희 모습도 참 귀여운 관전 포인트였어 ㅎ)
영화 얘기를 좀 할까요? 주인공 로레(미카엘)는 남자가 되고 싶어하는 여자아이입니다. 축구뿐 아니라 여동생을 괴롭히는 아이는 가만 안 둘 정도의 싸움 실력도 갖추고 있지요. 새로 이사 온 마을에서도 단숨에 동네 친구들을 사로잡죠. 더욱이 다른 남자애들이 흠모하는 동네 소녀 리사의 마음까지 사로잡는데 성공합니다. 여자란 걸 들키기 전까지 말이죠.
어찌보면 유년시절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것 같죠? 태어나는 것도, 이름도, 취향도…. 여자아이는 분홍색이 어울린다거나 남자아이에게 인형놀이는 안 맞는다는 식의 성 역할 구분은 교육되어진 것이라 보는 게 맞을 듯해요. 영화는 그처럼 어른들이 정한 세상에 살던 미카엘이 처음으로 ‘자신’을 찾아 나선 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시선은 거두고 로레가 자신이 택한 ‘미카엘’이란 신분으로 아이들 속에 녹아드는 과정은, 우리 모두 깜빡 속아 넘어 갈 정도로 무척 섬세하고 자연스러웠어요.
이런 미카엘을 대하는 엄마의 태도에 대해서는 우리 사이에 이견이 좀 있었죠. 엄마는 남자애인 척 속이고 다닌 로레 때문에 매우 당황합니다. 거부하는 아이에게 강제로 원피스를 입히고 친구들 집을 돌며 여자애인 걸 밝히게 되죠. 엄마의 모습은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데서 나온 일종의 폭력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널 상처 주려는 게 아냐. 더 좋은 방법 있으면 말해줄래?” 라고 하는 엄마의 말에서 혼란이 느껴졌는데, 그 혼란만큼 우리의 의견도 나뉘었던 것 같아요. 있는 그대로의 미카엘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모에 대해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강경했던 태영이,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있냐고 반문했던 이우와 태리. 아무래도 부모의 입장에 공감했던 선생님은 솔직한 것이 장차 로레로 살든, 미카엘로 살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길이란 걸 알려주는 게 아닌가라는 의견을 내었죠. 아울러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너라면 어찌할 것 같니?’ 라고 계속 질문을 받는 느낌이었어요. 살다보면 내가 원하는 나와 강요 받는 나 사이에서 갈등할 일이 많아지죠. 그 사이에서 우리라면 어떻게 할까요? 선뜻 답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마지막 장면은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합니다. 미카엘에게 화가 나 돌아섰던 리사가 다시 찾아옵니다. ‘난 리사야, 너 이름은 뭐니? / 난 로레~~’ 리사는 이제 미카엘이 아니라 로레와 새로운 관계를 맺으려 하고 있습니다. <톰보이>는 보통 ‘성장드라마’라고 말하는 장르에 속하는 영화죠. 이 때 ‘성장’은 무얼 의미할까요? <톰보이>가 알려주는 성장은 관계의 변화, 새로운 관계맺기의 유연함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감동, 감동~~!!
후기는 이우~
다음 시간은 <동의보감 외형편> 10장(120p) 까지 읽고, 자신의 외형의 특징을 동의보감을 참조해 동양의학적으로 풀어 써오면 됩니다. 우리 몸에 대해 실질적으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날이 갑자기 추워졌으니 각별히 감기 조심하고, 토요일에 건강하게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