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조금은 생소하게 읽었던 〈오버레이〉가 끝났습니다. 샘들 대부분 오버레이를 읽으며 예술에 대한 시야가 확장되고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 많았다고 하네요. 3조는 두분 샘이 결석했지만, 다른 때보다 활발하게 토론을 했습니다. 조에서 나왔던 이야기는 크게 3가지입니다.
첫 번째 정원(공원)과 집, 무덤에 대하여
6장은 ‘집, 무덤, 정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건축을 여성에 비유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고대에는 집이나 주거공간 내부가 여성 신체가 상징적으로 사용되었고, 무덤이나 동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징들이 여성 신화에서 남성 신화로 넘어가면서 수평적인 것에서 수직적인 바벨탑을 쌓게 되며 현대 도시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이런 도시 변화의 특성으로 땅과 가까운 집은 파괴되고 고층 건물이 있는 도시는 성장하게 되는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요? 끔찍한 일입니다. 미술은 여기에 저항하면서 정원과 공원을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여성적인 건축도 요구하고 있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센트럴파크, 스탠리파크 그리고 우리나라의 그 많은 중앙공원들은 새로운 공공미술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누고, 죽음과 삶을 분리할 수 없듯이 집과 무덤과 정원의 공간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책이 1980년대 출판되었는데, 요즈음은 글로벌 메가시티, 도시 자체가 천만, 2천만이 넘어가면서 자연 자체를 본질로 해서 도시 자체를 재구조화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두 번째 종교와 믿음에 대하여,
유난히 3조는 종교인들이 많았는데요. 종교의식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숫자도 많고 의식에도 참여를 많이 합니다. ‘종교는 사회적인 어떤 것’이라는 말은 너와 나 사이에 관계하는, 집단적인 의미. 의식은 같이 하는 것,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종교는 흔히 고착화, 제도화 되어 있는 기독교 등을 생각하기 쉬운데 원시종교나 샤먼, 부족의 집단의식 등을 말하고 있습니다. 예술도 일반사람들이 많이 참여해야 하고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적용된 것. 종교에 다수 참여하면서 종교의 효과는 행동하게 합니다. 의식을 행할 때 관객과의 소통에 대해 집단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거나 관객과 자신과의 소통이 완벽하면 믿음이 되나요? 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3조는 믿음에 대해서 한참을 토론을 했는데요. 토론중에 쉽게 종교를 너무 쉽게 ‘기독교’로 환원하다 보니 믿음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흘러 갔어요. 이야기를 나눠보니 각자 믿음에 대한 표상이 있어 서로의 믿음의 정의를 내려봤는데요. 각자 달랐습니다. 이렇게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다니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현샘이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이 책을 지식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이 책을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어떤 작가의 어떤 그림도 별반 다를 게 없어도 지지할 수 있는데, 사실은 작가는 '종교'이고 평론가는 '신도'라고. 작가가 작품을 만들면 뭔가 있는 것처럼 평론가들이 저마다 해석을 만들어내는데, 이 해석을 허무하다고 볼 것인지, 가치있게 볼 것인지의 문제라고. 자신이 뭘 믿는것이 중요하지 않고 믿는 자신이 뭘 말하고 싶은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마지막 예술에 대해서
지난주에 이어진 토론입니다. 지난주에는 자연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면 그것을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지, 우리는 무엇을 예술이라고 하는지. 이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번주는 무용이나 혼자 걷는 반복적인 움직임 등도 예술이 될 수 있는지, 집단으로 하거나 혼자하거나 반복적으로 하면 의식, 예술이 되는지 질문이 있었습니다. 예술가들이 예술과 일상의 단절감이 생기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의례적인 퍼포먼스를 하게 되었는데, 퍼포먼스는 반복되지 않으면 단절된 제스처에 불과합니다. 걷는 것 자체도 예술가의 퍼포먼스와는 다르겠지만, 걷기가 의식이 될 수 있나요? 만약 예술이 되려면 걷기에서 더 나가 소통을 하거나 말을 하거나 어떤 매듭을 만드는 작업과정이나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반복은 원리가 반복되는 것, 똑같은 반복이 아닌, 무용과 음악. 다르게 경험되고 체험되는, 자연의 순환처럼. 생성의 반복이 중요합니다. “현실성은 오직 반복이나 참여를 통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219)
저희 3조에서 재미있었던 경건한 종밍아웃(?) 타임, 참석자 총 6명 모두 종교가 있었다는... 천주교 4, 기독교 1, 다수 종교 섭렵 1. 두 남자 샘들의 불꽃 튀는 티키타카 덕분에 토론이 활발했던 것 같고, 특히 승연샘이 '믿음'에 대해 도발적인 질문을 던져주셔서 우리 삶에서 작동되고 있는 각자의 믿음의 용법이 모두 다름을 알았지요. 감정을 공유하는 연대, 의미를 공유할 수 있는 여백, 명상 중 모든 걸 내려 놓는 순종의 기쁨을 통한 복종, 어떤 상황을 딛고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어떤 마음-신념, 자기 자신, 자기 자신이 알고 있다고 여기는 것. 이렇게 다양하게 작동되고 있는 '믿음' 에 대한 각자의 규정을 공유하고 난 뒤, 웃으며 했던 말이 기억나네요. "믿음 하나도 이렇게 다르게 생각하고 쓰는데, 이렇게 우리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군요!" 히말라야 산을 직접 봤을 때 느꼈던 경외심과 교회에서의 체험이 같다, 다르다 논쟁도 다음 질문으로 이어가는 것으로...
이렇게 승연샘 후기를 읽으면 다시 생각해 보니... 우리가 각자 삶에서 체득한 규정성들이 믿음과 다르지 않다면, 그것을 유연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 힘으로써 예술은 자기 자신 그리고 우리를 이루고 있는 세상을 이해해 보는 과정이기 때문에 어렵기도 하고, 또 새롭게 배우는 기쁨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신속하고 성실하게 올려 주신 후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b( ̄▽ ̄)d
3조에서는 종교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군요.^^ 종교와 믿음에 관한 불꽃튀는 토론 재밌었을 거 같아요. ㅋㅋ <오버레이>에서 다루는 주제가 방대한 만큼 조에서 나눈 얘기도 다양한 듯 합니다. 조별 후기가 있어서 간접적으로 읽고 느낄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비물질성과 일시성에서 비롯되는 예술가와 관객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예술가들의 시도가 흥미로웠고, 반복이 중요하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이 반복은 차이를 내재합니다. 우리도 우리를 넘어서고 차이를 만들어가기 위해 공부를 하는 건데, 읽기와 글쓰기의 반복하는 의식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의식을 적극적으로 지속해보아요.^^ 바쁜 와중에 이렇게 신속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리한 후기를 남겨준 승연샘 감사해요.👍
문득 '예술은 개념을 만드는 동시에 저항하는 것'이라고 했던 들뢰즈의 말에서 저 '개념'이 곧 믿음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것을 정의내리는 자체가 믿음의 내면행위이지 않을까.. 예를 들어 신은 하나다라는 개념을 정의하는 것이 곧 믿음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것을 굳건히 해주는 데 예술이 도구로써 잘 활용되지만 곧 예술은 그 믿음을 파괴시키기도 합니다. "자신이 뭘 믿는것이 중요하지 않고 믿는 자신이 뭘 말하고 싶은 것인지가 중요하다고."라는 말씀이 믿음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 예술을 통해 각자의 믿음을 창조하고 그것에 갇히지 않고 또 파괴시키는 '쉼없는 항의'(오버레이) '계속 만들고 부수기'가 우리가 배우고자 하는 예술을 향한 자세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왠지 음이 많은 두 남자 샘들의 불꽃은 여고반의 데시벨 불꽃보다는 얌전할 거 같다는 생각이... ㅋㅋㅋㅋ 승연쌤의 잼있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승연쌤 정갈하게 차분하게 정리해주셨네요. 제게는 너무나 산만하여 눈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는데 아마도 그건 제 머리속이 이렇게 산만하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요.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무그조건 맞다는 신뢰가 또하나의 종교일수 있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오 승연샘께서 3조에서 나눈 내용을 정말 깔끔하게 잘 정리해 주셨네요~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한눈에 잘 이해가 되었어요. 그나저나 3조에는 종교인들이 많군요 ^^ 제현샘이 예술가와 평론가를 종교와 신도로 보신 부분 흥미로운데요~ 자신이 평하는 작품과 감응하고 거기에 애정이 있어야 평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으로 저 나름대로 해석해 봅니다~ 차분하고 명쾌한 후기 감사해요 승연샘👍
승연샘~결석한 데미지를 톡톡히 치르나했는데 ᆢ그나마 샘의 후기 덕분에 근근히 맥을 잇게 되는군요. 크크랩이 아니라면 생전 볼 일이 없을 것 같았던 책입니다. 책제목 '오버레이' 만 알아도 이게 웬 횡재인가 싶어요. ㅎㅎ 빠른 시간에 후딱 정리해 올리신 그 능력 훔치고 싶습니다.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