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크크랩 에세이를 앞두고 서로 코멘트를 주고받는 과정에서도 힘을 얻었지만 좀 더 긴 시간 동안 함께 자료를 찾고 의견을 나누며 에세이 개요를 잡아가는 시간들에서 또 다른 힘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량의 참고도서(다른 조도 그렇겠지만) 속에서 주제를 찾아 헤매는 막막함을 휵샘이 유행시킨 ‘-고야’ 노래와 ‘-고야’ 말투의 웃음으로 승화시키며 서로의 개요에 대한 날카로운(?) 의견을 주고받는 가운데 조금씩 길을 찾아나가는 중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그 끝이 어디일지 걱정이 앞서네요. 고야조는 후기를 쓰는 오늘 몇 시간 전에도 온라인에서 만났습니다^^ 지난 주 토요일 모임과 오늘 모임을 하며 들었던 생각을 짧게 적어볼게요.
- 제목이 먼저일까? 글이 먼저일까?
늘 에세이를 쓸 때마다 고민이 되는 지점인데요. 제목과 개요를 정해오라고 과제를 내주시는 채운샘의 의도와 제목을 통해 글의 방향을 설정하고 글을 쓰려 노력하시는 승연샘, 희욱샘의 모습을 보면 제목을 먼저 정하는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동안 에세이를 쓸 때마다 개요는 먼저 생각하지만 제목은 글을 쓴 뒤에 정하게 되는데 그 이유가 먼저 제목을 정해도 글을 쓰면 다른 방향으로 글이 가 있기 때문에 늘 다시 수정해야 했거든요. 지금 시점에서 저의 타협점은 오늘 희욱샘이 한 말처럼 글의 방향을 알고 쓰면 내용 속에서 키워드를 뽑아 제목을 다는 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 라는 생각으로 글의 방향부터 진전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2.작가의 삶을 먼저 봐야 할까? 그림을 먼저 봐야 할까?
저희 조는 참고도서가 많아 처음에 어떤 책을 봐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한 권으로 집약된 책과 네 권으로 된 평전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평전으로 돌아왔지만 또 다시 고민은 그의 생애와 역사적 상황을 많이 다룬 평전을 쭉 따라가야 할지 그림을 우선 보아야 할지의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이 고민은 사실 그동안 크크랩에서 여러 그림을 보며 했던 고민들이기도 합니다. 작가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배경지식을 갖고 그림을 봐야 하는 것인지, 그림을 보고 내 안에 떠오르는 것에 주목해야 하는 것인지 말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가 동시적 혹은 상호보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고야의 그림을 봤을 때 ‘이 기괴한 느낌은 뭐지?’에서 생각이 멈췄는데 책을 통해 그가 살았던 시대와 그의 삶을 보면서 그 기괴함의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책으로 돌아와 한동안 책만 보면 작가의 시각으로만 그림을 보게 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그러던 차에 채운 샘의 말씀을 들으면서 ‘그래 그림이 나의 어떤 부분을 건드리는지 놓치면 안 되지’ 하는 생각을 또 하게 되었고요. 이 과정을 거치면서 작가의 삶과 그림을 보며 느끼는 생각과 감정이 상호 침투하는 가운데 뭔가 조금씩 다른 것이 보이는구나 싶었습니다. 저는 우선 경희샘이 지난주에 알려주신 새로운 책을 다 못 봐서 그 책을 먼저 보아야 하는 상황인데 그 책을 보고 나면 그림에서 또 다른 지점이 보이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3. 작가의 특징으로부터 예술의 의미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사실 이 부분은 생각이 많이 진전되지 않아 의문만 갖고 있습니다. 내가 본 작가의 특징이 작가의 모습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본질에 해당하는 걸까? 그의 그림 몇 점에 나타나는 특징만을 얘기해도 되는 것일까? 아니면 많은 작품에서 보이는 특징을 잡아야 하는 것일까? 그림의 특징을 귀납적으로 접근해 예술 일반을 말해야 하는 것일까? 이 의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과제를 일단 진행시켜보려 합니다.
토요일에 조금씩 나아간 글을 갖고 만나요~~^^
'~고야'처럼 열정과 의지가 넘치는 고야조,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에세이 쓸때 개요대로 잘 가지 않고,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보니 마지막에 제목이 바뀌는 일이 자주 생겼는데요. 길을 잃지 않도록 제목이라는 방향 설정은 하면서 쓰는게 좋다는 걸 알면서도 참으로 힘든 일이네요. ㅋㅋ 에세이를 쓰면서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지점에 대한 핵심을 잘 짚어주셔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5명의 화가 중에 가장 익숙하지 않고 캐치할 부분이 잡히지 않는 화가가 고야였는데, 고야조 샘들이 그려낼 고야가 넘 기대됩니다. 후기 감사해요. 😉 그리고 또 외쳐봅니다. 우리 모두 잘 할 고야~~~ㅋㅋ
이와중에 후기까지 써야했던 승현쌤의 고뇌가 엿보이는 군요.. 저는 처음엔 책에 많이 집중하다가 지금은 제가 집중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던 '변덕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 중입니다.. 대충보고 지나쳤던 그림들 속에서 내가 쓰고자 했던 방향의 힌트가 나오지 않을까 광산에서 뭐 캐내듯이 들여다 보고 있는데요.. 사실 그림을 보면서 목표를 향한 결과물에 집중하기보다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 보는 순간을 즐려고 노력하다 보니 한결 편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변덕의 80개의 판화책은 시중에서 구하기 어렵지 않아 수시로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요.. 그러면서 그림을 본다는 게 어떤 것일까하는 질문까지 자연스레 전개되는 거 같습니다.. 최종적으로 고야를 통해 예술의 의미를 도출해 내야하는 미션이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요.. 서론과 결론이 맞물려야 하는 전체적인 흐름과 구성을 어떻게 잡아나갈지 정신 단단히 붙들고 써나가야겠습니다.. 다른 작가 조의 몇몇 쌤들한테 물어보니 다들 그 작가에 빠져 계시더군요.. 한 작가를 깊이(?) 들여다보는 이런 기회가 신기할정도로 흥미롭게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그럼, 우리 크크랩 작가론 프로젝트 완수를 위하여 화이팅!! 아자아자!!
온라인 미팅까지 하시다니 고야팀의 열정과 노력이 멋집니다!! 우리가 글을 에세이 쓰면서 고민하는 지점들을 승현샘께서 잘 정리해 주셨는데요~ 저도 늘 제목과 소제목을 쓰고 시작하긴 하지만 글을 다 쓴 시점에서 바꾸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요. 역으로 생각해보면 글이 또 처음에 생각했던 방향으로 가지 않아서 글에 맞게 수정해야했던거 같아요 ^^ 때론 쓰다보면 아 이게 말이 안되는 거였군 하고 깨닫는 경우도 많구요. 그래서 부지런히 쓰고 초고를 열심히 여러번 수정해야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늘 다 쓰고 나면 깨닫는, 초고 아닌 초고같은 상태로 내다보니 ㅋㅋㅋ 이러한 상황이.. ^^; 이번 에세이 통해서 각자가 가진 글쓰기 악습^^들을 고쳐가는 계기가 되길 바래봅니다 ~
바쁜 와중에 정성껏 후기까지 적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