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작가론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채운 선생님께선 작가론이 뭔지는 우리가 써 가면서 감을 잡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번에 작가론 쓰기에서 유념할 것은, 자신이 선택한 작가의 ‘화두’가 무엇인지를 잡아서 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영화감독을 예로 들면, 크로넨버그 감독은 ‘신체' 데이비드 린치는 ‘욕망'과 같이 서로 다른 작품들에서 변주되지만 모두를 관통하는 어떤 주제가 있는데요. 화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가들마다 시대와의 종적 횡적의 얽힘 속에 그들이 몰두한 화두(주제)를 이끌어내고 그것을 잘 보여주는 작품을 잘 선별하여 그것들을 중심으로 글을 엮어야 합니다. 즉 작가의 화두에 대한 질문이 어떤 작품들로 펼쳐지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결국 그 작가가 생각하는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보게 되는 것이죠. 다시 말해, 어떤 작가의 작가론은 그의 회화론이 됩니다.
조별 토론 시간에도 내 얘기를 넣는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요. 실은 어떤 작가에 끌렸다는 것에서 이미 우리는 우리 자신을 투영한 것이고, 그 작가의 화두를 무엇이라고 보느냐 역시 내 삶 속에서 (나도 모를 수 있지만) 어떤 나의 화두와 맞닿은 지점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 확장하면, 내가 그 매체, 지금 우리가 다루는 회화라는 매체에 대해 내가 어떤 지점에서 매혹되고 어떤 지점을 통찰했는가가 드러나는 것이 작가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 모두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각자 자신의 일 년 공부 잘 마무리 지어 보아요!
*2교시 채운 선생님 강의
<조선시대 풍속화>
민중이 그림에 등장한 것은 19세기 근대에 이르러서입니다. 보이는 모든 것이 그림에 등장하는 것은 아니죠. 그림은 늘 그릴만한 것을 그려왔는데요. 조선시대에도 초상화의 주인공은 사대부였던 반면, 민중은 그림의 소재가 되지 못했습니다. 조선시대 풍속화에 민중들이 등장하지만 주로 생활상이 어땠는지와 더불어 묘사됩니다.
-조영석
먼저 사대부 출신의 조영석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요. 그 자신이 사대부였던 만큼, 시점 또한, 지나가다 보는 듯한 편안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조영석, 현이도
조영석, 바느질
-김득신
김득신, 밀희투전
김득신, 야묘도추
김득신, 성하직구
-김홍도
김홍도 풍속화의 특징은 역동적 구도와 배경의 과감한 생략입니다.
김홍도, 타작
김홍도, 새참
김홍도, 기와이기
-신윤복
신윤복은 여성들의 삶이나 기방 문화를 많이 그렸습니다. 특히 자연물에 등장인물을 비롯한 그림의 정서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윤복, 월야밀회
신윤복, 월하정인
신윤복, 단오풍정
신윤복, 이부탐춘
신윤복, 미인도
<2024년 크크랩 맛보기>
벌써 내년 크크랩 3년차 커리큘럼이 나왔는데요. 크게 영화와 미술-사진 분야로 나뉩니다. 1교시에는 공통 텍스트를 읽으며 공부하고 2교시에는 나뉜 매체별 동아리 활동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 클릭! http://qmun.co.kr/class/?uid=7162&mod=document
채운 선생님께서, 미술 분야 관련하여 지금 미술이 어떤 흐름 속에 놓여 있는지 보여주셨는데요. 내년에 미술-사진 팀에서 이러한 내용들을 배우게 됩니다.
Robert Rauschenberg, <Erased de Kooning Drawing>, 1953, 64.1 × 55.2 × 1.3 (cm)
예전에 수업 시간에 다루었던 라우센버그의 <드 쿠닝 지우기>는 여러 가지 화두를 제시하는데요. 누군가가 버린 작품을 내가 주우면 소유권은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지움'은 행위인가 아닌가? 아이디어는 작품인가 아닌가? 어디서부터를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아이디어는 그것을 처음으로 낸 사람의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실현한 사람의 것인가? 등의 문제입니다.
Edward Kienholz, <The portable war memorial>, 1968, 289.6 × 975.4 × 243.8 (cm)
에드워드 키엔홀츠는 산업적 재료로 기존에 있는 이미지들을 차용해서 작품으로 만듭니다. 작품에 구현된 이미지는 워싱턴 미국 해병대 전쟁기념관 앞에 있는 ‘이오지마 성조기’ 조각인데요. 이 조각상은 AP 종군 사진작가 조 로젠탈이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언론에 보도된 사진 한 장(그것이 찍히던 당시 상황과 다른 맥락으로써)으로 인해 어떻게 실제 역사가 만들어졌는지 보여주는 유명한 사진입니다.
사진 이미지는 지금 우리에게 너무 일반화되어있죠. 우리는 사진 이미지를 어떨 때는 자각조차 하지 못합니다. 동시에 이미지에 현혹되며 은연중에 말과 이미지는 일치하다는 생각을 하죠. 위의 작품에도 등장하는 ‘국기', 국기 이미지는 국가를 상징하는 기호일까요 아니면 하나의 추상화일까요? 이러한 기호의 문제 역시 우리가 공부할 내용 중 하나입니다.
Barbara Kruger, <Untitled (I shop therefore I am)>, 1987
바바라 크루거는 사진과 텍스트의 관계를 바탕으로 광고 형식을 차용하여 작품을 만드는데요. 우리 시대에 가장 강력한 전달 능력을 가진 광고라는 형식에 그것에 반하는 메시지를 넣음으로써 새로운 의미가 생겨나는 효과를 활용합니다.
Carl Andre, <Equivalent VIII>, 1966
https://theartsdesk.com/tv/bricks-bbc-four
칼 안드레의 미니멀리즘 작품은 물질성 자체를 보여줌으로써 재료에 형상을 부여한다는 조각가의 신학적 구도와 달리 공장에서 만든 벽돌을 전시장에 배치함으로써 공간을 변형하고 상황을 배치하는 것으로 예술가의 역할을 바꿉니다. 또한 작품을 바닥에 둠으로써 더 이상 감각을 시각에 국한시키지 않고 신체성과 공간이 어떤 관계를 맺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Hans Haacke, <MoMA Poll>, 1970
https://h21.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28314.html
한스 하케는 예술을 그 자체로 정치화하려는 작가로, 정치적 이슈를 묻는 투표함 자체를 미술관에 설치하는 작품을 만듭니다.
Mierle Laderman Ukeles, Maintenance Art Tasks performances, Wadsworth Atheneum, July 20, 1973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51983
미얼 래더맨 유켈리스의 유지 보수 퍼포먼스는 8시간 동안 미술관을 청소하는 것을 통해 예술 활동은 일상과 무엇이 다른가? 예술이 노동인가 아닌가? 등의 질문을 제기합니다.
더 흥미로운 내용들은 내년에 공부할 예정이니 이 정도로 하고 마무리 짓겠습니다 🙂
[9주차(12/9) 공지]
1. 발표 날짜에 상관없이 모두 금요일 저녁 10시까지 에세이 숙제방에 올려주세요. *마감 시간 넘기면 10만원의 벌금!
2. 9시부터 시작합니다. (결석은 아웃이라는 채운샘 말씀 명심!)
3. 다음주 간식-후기-정리는 승연샘, 수빈샘, 산푸른샘께서 준비해 주시면 되어요~
드뎌 일년 공부를 마무리짓는 에세이가 코앞입니다. ㅋㅋ 풍작일지 흉작일지, 발표날 결과가 나오겠지만, 흉작이면 어떻습니까? 정말 재밌게 공부하고 왁자지껄하게 얘기 나눈 크크랩 일년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건 너무나 어렵지만, 설사 깨지더라도 글을 같이 나누는 시간이 너무 보람있고, 많은 걸 배우는 것 같네요. 다들 마지막까지 힘내시고~~ 많은 독자들이 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 저번 시간에 배운 동양화의 은은하면서도 섬세한 붓질, 색채 등이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도 각 인물들의 표정과 그림 안의 얘기들이 흥미로웠는데요. 해학적이면서 유머가 엿보이고, 그들에게 무엇보다도 삶이 짐처럼 무겁게 다가오지 않았다는 게 보였습니다. 우리도 에세이의 장을 김홍도 풍속화의 한 장면으로 만들어보아요.ㅎㅎ 에세이도 부담될 텐데, 다양한 그림과 함께 정성스러운 공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