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뒤져 크크랩을 발견했었죠. 키워드가 예술, 비평, 글쓰기, 강좌 뭐 이랬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다 관심이 있었지만, 일기쓰기에도 어려움이 느껴져 더 늦기 전에 글쓰기를 해야겠다, 하고 싶다, 그래서 발견한 크크랩에, 망설이다 급 결심을 하고 참여를 했습니다. 크크랩이란 배에 올라 항해를 시작한지 일년이 곧 되겠지요. 두통이며 멀미도 나고 어지러울 때도 있었지만 동료분들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에게 글쓰기 숙제며 에세이 쓰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첫학기부터 글쓰기에 ‘나’라거나 ‘나의 느낌 또는 생각’이라는 것을 표현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느꼈지요. 도대체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제시된 ’저자’의 사유 중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나름 논해보는 것이 숙제라 생각했는데 채운샘은 계속 자신의 생각을 담으라 왜 매시간 강조를 하시는지. 분명 나는, ‘마네며, 백남준이, 칸딘스키가 그런 생각을 했다 하니 그것은 이런저런 의미였을 것이다라고 이해했다’는 나의 의견을 담았는데… 어찌되었든 주마다 다시 숙제를 시작하고 나를 담아보기 위해 용을 쓰다 이게 아닌 것 같은데 하고는 저자의 견해를 요약하는 것으로 글을 마치고 부랴부랴 숙제방에 올린 후, 휴~ 하고 꿀잠을 자고, 다시… 차이 없는 반복이 계속되었던 듯합니다 ㅎㅎ
에세이 발표 날은 아니나 다를까 탈탈 털리고 후달거렸습니다만 예상되던 일이라 견디고, 다음 발표에도 또 견디고 하며 맷집을 키우는 가운데, 자신을 담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씩, 아주 조금씩 손에 잡히는 듯도 하고 아직은 어림없지 하며 다시 슬퍼도 하며… 어찌어찌 마지막까지 견디어냈네요.
금기와 위반, 재현과 상사, 살, 예술… 등이 저에겐 지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개념이 그야말로 자신의 ‘살’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고심고심 고통과 함께한 샘들의 에세이를 계속 들으며 저의 살에도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여태 마네, 세잔을 얘기하면서 너의 견고한 세계에서 한치도 못 벗어났다, 너의 물음에서 시작해라 등, 채운샘의 지적을 들으며, 정신 차려! 하다가 또 무뎌지고 날려 보내고...
채운샘은 아직 만족하실 수 없겠으나 (사실은 몇몇 분들의 글에서는 놀라움을 감추고 계실 듯도 ㅎ) 저에게는 크크랩의 동료들이 큰 스승이 될 것 같습니다. 벌써 그렇게 된 것도 같습니다. 긴 시간 동안 그 많은 에세이를 한치의 흩트러짐 없는 집중력으로 들으시고 얄짤없는 채찍을 가해주시는 채운샘, 칸딘스키조의 에세이가 너무 지루하다며 졸 수 밖에 없었다 고백하신 샘들, 그 질문만은 제발… 하고 있으면 가차없이 바로 그 질문을 날리시는 샘들, 조금이나마 긍정적 반응만 받아도 그 분께 오! 채운샘이 칭찬하셨어, 축하해 하며 마구마구 함께 기뻐해 주시는 샘들, … 제가 어딜 가서 이런 분들을 만날 수 있겠나? 생각하니 크크랩의 한 분 한 분을 다 언급하며 감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아직 1년이 남았으니 예서 말지는 않아야겠죠? 1년 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과정의 즐거움은 우리의 것으로 남을 것입니다. 피곤하실 터이니 저의 감상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9주차 칸딘스키조 에세이 짧은 후기입니다.
다른 조도 마찬가지겠지만 에세이를 쓰면서 우리 조원들의 조언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결과물이 많이 부족한 것과 상관없이요. ㅎ 칸딘스키조의 4인은 각각 정신, 교육, 음악, 형태와 색채를 담당했습니다. 주영샘은 그 어려운 ‘정신’을 후루룩 써오셔서 우리의 부러움과 찬탄을 받으셨는데, 뭐든 그렇게 빠르고 솜씨있게 해내버더라는. 주영샘은 칸딘스키에 집중하니 그가 보이고 그의 그림이 보이더라했습니다. 추상회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하시고, 벌써 이해의 차원을 넘어 사랑하게 되신 것 같습니다. 인영샘은 학위라도 도전하신 듯, 깨알 같은 메모에… 매주마다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해 오시는지, 그리고 짜르르 풀어내시는데, 저희도 덕분에 칸딘스키에 대하여 많이 알게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글쓰기 기본도 모르는 저의 글쓰기에 많은 가르침이 되셨다는. 혜령샘은 국회도서관까지 가셔서 자료를 복사해 오셨죠. 덕분에 추상미술의 역사를 아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헤령샘도 에세이 주제를 잡는 게 쉽지 않다고 걱정을 좀 했었습니다. 저는 신선하고 군더더기 없는 혜령샘의 글솜씨를 알기에 어떤 확신이 있었는데, 역시 회화와 음악을 연결한 흥미로운 에세이를 쓰셨지요. 이렇게 쓰고 보니 뭔가 담당한 주제가 자신들의 특성을 담고 있는 듯하네요. ㅋㅋ 칸딘스키조 덕분에 저 먼나라 그림같은 추상회화를 한뼘이라도 가까이 하시는 기회가 되었으면 했지만 스스로들 알아가시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 같다고 해두기로...
칸딘스키의 그림은 자유분방하고 감각적인 그림과 그보다는 훨씬 정리가 잘되고 안정된 세계를 그린 그림, 이렇게 두 느낌의 그림으로 크게 나눠 볼 수도 있는데, 우리 4명의 선호하는 취향이 정확히 2:2로 갈리어, 좋은 느낌, 별로인 느낌 정도가 아니라 비취향인 그림을 격하게 환영하지 않더라는 사실이 무척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다른 샘들의 취향도 궁금하네요.
에세이를 통해 칸딘스키 외에, 다른 화가들을 알아가는 것도 유익하고 즐겁습니다. 다음주는 또 어떤 화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며 다음주에 발표하실 샘들께 건투를!
오~~~ 크크랩 공부에 대한 진솔한 마음과 함께 칸딘스키조에 대한 산뜻한 스케치를 남겨주신 산푸른샘 감사합니다.😉 샘이 말씀하신 대로, 어디에서 이렇게 지식을 나누고, 서로 글을 봐주며, 밀어주고 끌어주는 우정을 만날 수 있을까요? 칸딘스키라는 화가를 통해 그의 이론과 작품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지만, 만남과 나눔이 각자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하고, 몰랐던 길을 같이 헤매다 보니 예상치 못하게 작은 노다지(?)를 캐는 기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샘들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과연 칸딘스키를 사랑하는 단계까지 갈 수 없었겠지요. 모두 관심이 가는 주제도, 좋아하는 작품 취향도 달라서 더 흥미롭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칸딘스키팀 에세이로 샘들이 추상화에 대해 더 가까이 가기를 바랬지만, 발표시간도 그렇고 추상화보다는 꿈나라에 접속하는 계기를 마련한 거 같아 살짝 아쉽네요. ㅋㅋ 일년 공부와 칸딘스키팀 에세이 발표를 애정을 담아 정리해주신 산푸른샘, 후기 다시 한번 감사해요.💙
지난 1년간 공부하시며 느낀 솔직한 소회와 팀원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담긴 산푸른 샘,의 후기를 읽으니, 뭔가 뭉클하네요 (ToT)/~~~
결과보다 과정을 함께 하는 게 공부라는 걸 샘의 후기를 읽으며 되새깁니다.
과정 중에는 잘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렇게 되돌아보니, 우리가 함께 잘 겪은 것 같아 기쁘고 고맙고... 그르네요~~||ヽ(* ̄▽ ̄*)ノミ|Ю
서로 조금씩 변화해 가는 모습에 함께 기뻐하고, 스스로 후회와 부끄러움도 남아 우는 소리도 하고, 그렇게 서로 토닥이고 마음을 함께 한 팀원들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또 무엇보다 산푸른샘과 내년에도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망설이고 고민하고 있었던 마음을 다잡게 하는 힘은 산푸른샘 말처럼 사람들로부터 얻는 것 같아요.
각자 자신이 넘어간 부분, 또 넘어가지 못한 부분에서 공부의 의미를 생각해 보며, 내년에도 함께 으샤으샤~~ 힘내봅시당~~ 우리 모두 파이팅~~\( ̄︶ ̄*\))
산푸른 샘의 절절하고도 잔잔한 후기 잘 읽고 갑니다. 크크랩은 참 이상한 실험실 같죠? 깨지고 무너지고 버티고 다시 한 수 배우고 펀치를 날리는 복싱 도장 같은 이미지입니다. 우리는 서로 스파링 상대가 되어주지요. 이 도장의 열기에 각기 다른 신체들의 조화가 있음을 늘 기억하려고 합니다. 칸딘스키 팀 덕분에 저도 몰랐던 칸딘스키의 회화의 세계를 조금 넘봤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예술가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산푸른샘! 칸딘스키 발표하실 때 오후 시간이라 집중도가 낮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전 나름 미술 사조 정리한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
수고많으셨고 계속 공부하시며 즐거움을 찾아가시길!
산푸른샘~~ 찐한 후기 감동입니다 ^^ (저는 쪼금 늦지만 샘들 후기글 다 읽습니다 ^^) 일년간 느끼신 부분까지 진솔하게 적어주신 덕에 저도 덩달아 올 한해 크크랩에서 샘들과 함께 경험한 일들이 촤르륵 떠오르네요~~ 자신의 관점을 가지고 무언가를 쓴다는 것, 그것을 이러저러한 자료들과 함께 엮어서 내 관점으로 구성하고 꿴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예술에 있어서 느낌을 - 내가 그것과 만나는 그 순간을 포착하고 어렴풋하지만 분명 발생한 어떤 지점에서부터 무엇을 시작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모두 다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산푸른샘 뿐 아니라 우리 모두 그 과정을 각자가 가진 아킬레스건에 의해 휘청하면서 겪어가고 있는 듯 해요~~ ^^ 아마 내년에는 좀 더 느낌이 오지 않을까!!란 희망을 저는 품고 있습니다 🤗 일년간 고생 많으셨고요 샘 곧 뵈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