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1.(토) 후기
1교시에는 동양 미술(불교미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종교적 감정과 예술의 감정이 닮은 데가 있다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었어요. 종교와 예술이 지성으로 파악할 수 없는 어떤 신비한, 숭고한 감정에 북받쳐 행위나 형상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는 것이었죠. 그렇게 불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저는 《청년붓다》를 통해 부처님의 생애를 접했어요. 제가 직접 찾아서 읽어본 첫 붓다 책이었고, 마음이 흔들리던 시기에 위안이 되었던 책이었습니다. 특히 “바람과 사자와 연꽃의 노래”라는 숫타니파타의 게송처럼 의연한 태도를 닮아야지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초기 불교의 조형물은 부처의 사리를 나누어 모신 탑(스투파)였다고 해요. 그 이후에 만들어진 불교 형상에서도 부처님의 형상은 찾아볼 수 없었죠. 오늘 수업의 가장 처음에 “우리는 대상이 있어서 세계를 보는 게 아니라 명명하는 대로 세계를 본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는 채운샘 말씀과도 이어지는 것 같아요. 당대의 사람들도 부처의 형상이 있으면 부처에 대한 신격화나 고정된 이미지를 갖게 될까 염려했던 거겠죠? 제가 한번 본 적도 없는 예수의 얼굴에 대한 기본값을 이미 가지고 있는 것처럼요. 물론 불교도 경전을 통해 혼자 기도하는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기원 후 1세기 정도가 지난 후에 부처의 형상이 인격적으로 표현되기 시작되었다는 것까지 보았습니다.
2교시에는 조별 토의를 했어요.
저는
고야조인데, 《고야》 평전1권을 읽고 각자 느낀 점을 나누었어요. 희욱샘은 "발밑그리기"와“지하생활자”, 경희샘도 "지하생활자"에 마음이 간다셨어요. 발밑은 민중의 현실을 이야기하는데, 당시 고야는 궁정화가로써 명예와 권력을 추구하면서 그려야 했던 그림이 가난한 민중의 생활상이었죠. 그래서 그 모습을 마주하는 그의 마음에는 어떤 동요가 생겼을지 궁금하다셨죠. 마찬가지로, 지하생활자는 생활고와 에스파냐인의 관습(?)을 깨는 정치로 화가 난 민중의 마음을 마주했던 고야 내면을 이야기한다고 보았죠. 승연샘은 평전을 읽으면서 화가에 대한 기대가 깨졌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이름난 화가가 그림에 대한 숭고한 의미보다 부와 명예, 권력을 끊임없이 욕망했던 생계형 화가라는 점과 성욕이 왕성하여 20명의 자식을 낳았고, 그 자녀에 대한 애정보다 대상화하는 듯한 편지 내용 때문이었다네요. 그렇기 때문에 고야를 좀 더 알아보고 싶어졌다셨죠. 승현샘은 출세를 위해 귀족에게 접근하는 태도와 민중에게 관심을 갖게 된 상반된 듯 보이는 태도에 그 계기가 무엇인지 더 알아보고 싶다셨어죠. 저는 《피카소의 성공과 실패》처럼 고야에 대한 비판을 할 수가 있을까, 아직은 어떻게 해야 책의 저자의 의견에 이끌려가지 않고 나의 현재에서 고야를 비평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느낌을 나누었네요.
3교시는 존버거의 《피카소의 성공과 실패》를 읽은 부분에 대한 풀이를 했고, 앞으로 작가론을 쓸 때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 디디에 에리봉이 쓴 《미셸 푸코》 추천(아주 잘 쓰여진 평전^^)
♦ 작가론을 쓸 때,
- 핵심어(keyword)를 잡고 쓸 것
- 작가의 작품을 중심에 두고 쓰기 (작가가 시대, 개인의 삶, 경험을 겪은 대로 변형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이기 때문)
♦ 주의할 점
- 개인의 삶을 작품으로 단편적으로 연결하지 말 것 (삶과 작품으로 이어지는 과정에는 시대, 경험, 외부 영향, 내적 마음 등의 변화가 계속 있음, 필요 없다면 유년기 등의 삶은 안 써도 됨)
- 시대와 작품의 배경은 다르다. (시대가 이랬기에 이런 작품이 나왔다. 라고 단순하게 해석하지 말 것)
우와~~~ 미애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앞두고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바쁠텐데, 이렇게 핵심적인 내용을 빠르고 깔끔하게 정리해 올리셨네요.👍 박수 짝짝짝!!! 고야조 샘들 각자의문제의식도 흥미롭고, 조 분위기에서 열정이 느껴집니다. 5명 화가 사실 다 잘 모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아는 게 없는 고야가 그만큼 어떤 화가인지 궁금해지네요. 이와 함께 샘들이 어떤 형상을 만들어낼지도 기대됩니다. 😉 후기 감사해요~~~
이번 학기는 조별로 각자 다른 화가를 주제로 다른 이야기를 나누니 다른 조의 후기가 훨씬 흥미롭네요 ㅎㅎ 저도 고흐의 편지를 읽고 낭만화된 고흐의 이미지가 한커풀 벗겨진터라 승연쌤소감에 공감이 되네요 ㅎ 고야조도 화이팅!!
저도 피카소의 성공과 실패를 읽고 스페인에 대한 환상이 조금 벗겨졌습니다. 아나키즘과 두엔데라니, 이것도 아주 오래 가는 환상 아니었을까요. 내 안에도 그걸 갈구하는 욕망이 있었나 봅니다. 이제는 그 틀에서 벗어나 새롭게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고 싶습니다. 모두 화이팅입니다~~!
미애샘! 핵심 내용을 이렇게 일목요연하고 간단명료하게 게다가 이렇게나 빨리 올려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청년 붓다>를 읽은 샘의 감동도 와닿았어요~ 고야팀 후기도 재밌었는데, 상대적으로 자료들이 많이 없어서 힘드시겠다 싶었는데, 지난 시간에 채운샘께서 많은 읽을거리를 주셔서 ^^ 다행(?)입니다~ 다음주에 채씨네에서 상영할 <고야의 유령>도 기대되네요~
후기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