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후기
Seminar Board
Seminar Board
크크랩 3학기 5주차 후기 (2조)
이번 학기 저희 2조는 목소리 큰 분이 안계시는 관계로ㅎ 나즉하면서도 알뜰한 세미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주는 정원샘도 합류하셔서 활발한 토론으로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같은 책을 읽으면서 서로 다른 관점에서 다양한 질문이 나오는데, '이게 아닐까?' 나름 이해했다고 생각한 부분에서 엉뚱한 해석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 그런가'하고 이해하게 되는 지점은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생기는 즐거움입니다. 대부분 해결되지 않는 질문들을 가지고 채운샘의 강의를 들으면서 전에 가볍게 지나쳤던 클레의 그림이 무한한 생명력을 품고 있는 깊은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다시 만난게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미술작품의 모호성은 진정 내면적으로 필요할 때에만 허용될 수 있습니다.(25)
유형으로부터 원형으로의 발전(49),
익숙하지 않은 책을 읽다보면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데 이르지 못하고 몇몇 이해되지 않은 단어와 문장에 걸려 헤매이게 됩니다. 저희는 작품의 '모호성'과 '내면적으로 필요할 때' 그리고 '원형'이라는 부분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여전히 모호한 상태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클레는 미술 작품이 '그냥 모호한 상태에 그치느냐, 모호하다면 진정 내면적으로 필요한 모호성이냐'에 따라 회화의 탄생일 수도 있고, 이와는 다른 무엇이 탄생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모호성은 내면적으로 필요할 때에만 허용된다고 했을 때, '내면적'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내면적'이란 인간 정신 내면의 원초적이고 순수한 감정을 말하는 것일까요? 칸딘스키가 '내적 필연성'에 입각하여 대상의 묘사를 떠난 순수한 색채와 형태를 말한 것처럼, 클레는 내면의 순수한 감정 표현의 필요성에 의해 순수한 선과 명암, 색의 표상의 적용을 설명할 수 있을 때 '미술작품의 모호성이 허용된다고 한 것이 아닐지요. 아니면 회화의 내적 원리에 의한 표현 형식과 구도, 내용의 문제를 결정하는 차원의 결합, 그 표현 양식까지를 '내면적'이라고 말하는 건가싶기도 합니다.
화가는 어떻게 생명력있는 미술작품을 창조할 수 있을까요? 클레는 화가가 '자연의 질서에 내재해 있는 특정 법칙들'에 따라야 하며, 생명력의 원천, 즉 '모든 시간과 공간의 동력원에까지 뚫고 들어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때 화가가 '적절한 기술적 수단'을 갖췄다면 비로소 생명력있는 미술작품을 창조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와 자유를 지닐 수 있지요.
미술작품의 창조는 회화예술의 특정한 여러 차원으로 들어서는 것이므로, 필연적으로 자연 형태의 왜곡을 수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특정한 차원들은 어떠한 것일까요. 우선 선, 명도, 색과 같은 형식적인 요소들이 있습니다. 이 세가지 형식적 수단은 크기, 무게, 질의 근본적으로 다르면서 분명한 상호관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관계의 형태는 순수한 색의 영역에서 모두 존재하는 세 가지 요소이며, 세 개의 연결된 구획에서의 각각의 개별적 기여에 따라 특성을 부여합니다.
이 처럼 이 세 가지 요소는 놀랍도록 혼합되어 있으므로 그것들이 사용될 때 '고도로 명료하게' 보여져야 한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클레는 이 세가지 형식적 요소를 논리적 일관성을 가지고 이론적으로 분석하여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또한 형식적 요소의 세 가지 범주를 이용하여 구성(construction)을 논하는데요, 선, 명도, 색이라는 회화의 기본적 요소의 차원은 이 요소들이 최초의 구성적 결합에 의해 형상(figure)의 차원, 또는 대상(object)의 차원을 이루었습니다. 클레는 이 차원들은 내용(content)의 문제를 결정하는 또 하나의 차원과 결합하게 되며, 선의 특정한 비율, 명암도에서의 특정한 명도들의 배합, 색의 특정한 조화는 분명한 표현양식을 갖게 되는 것을 비롯해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클레는 이와 같은 회화를 '구성(construction)'이 아니라 '구도(composition)'라고 부르자고 합니다.
이처럼 표현 수단의 존재가 앞에서 언급한 '적절한 기술적 수단'를 말하는게 아닐까합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은 가시적인 세계입니다. 그러나 미술은 가시적인 세계가 형성되는 근원적 세계(유형으로부터 원형으로의 발전), 즉 서로 다른 차원에 속하는 부분들로 구성된 전체의 개념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클레는 혼란이라고 말해도 될 만큼 다양하게 변하는 세계를, 보이지 않는 것을 꿰뚫어 보는 통찰로 새로운 회화적 표현 방법을 찾아내어 하나의 양식(style)을 탄생시켰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조에서도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했네요.^^ 저희 조에서는 얘기되지 않았던 부분인데, 후기 덕분에 더 배우고 갑니다.
클레가 회화를 발생적 차원에서 질문하며 끊임없이 다양한 시도를 했던 점, 그리하여 하나의 형식으로 귀결되지 않는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낸 점 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화가에게는 선의 운동, 명도의 차이, 색의 조합 등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가시화하는 엄청난 가능성이 있는데, 클레는 이를 적극적으로 시도했던 것 같네요. 클레 등 추상화가들의 사유와 고민들이 우리에게도 질문을 던지면서 더 넓은 차원으로 인도합니다. 이번에 만날 베이컨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 기대되네요. 토론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한 후기 감사해요.😊
연희샘께서 칸딘스키 배울 때도 그렇고 이번에 클레 읽으면서도 책 외적으로 공부도 많이 해오시고 (샘 책의 꼼꼼한 메모들을 얼핏 보며 감동이 … 😍) 또 이미지 작업을 하시는 작가로서 깊이 있는 질문들을 해주셔서 2조 토론이 항상 풍성합니다. 🙏 형상을 어떻게 만들까에 대한 고민이 늘 있는 저 역시 가시화 하는 문제가 비가시적인 것에 대한 문제와 맞닿아 있음을 느끼며 추상에 대해 새롭게 배우게 되었어요. 정성들여 써주신 후기 감사합니다 🤗
와! 우리가 나누었던 이야기를 더깊게 소화하시고
정리해주셨네요. 클레가 회화의 세가지 요소 선,명도,색을 가지고, 즉 적절한 기술적수단으로 회화의 구도를 완성했다고 하는데,여기서 중요한것은 이런것들을 어떻게 배합하고 조화를 이루어과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것이 생성의 과정이기도 할것인데 일상의 삶은 언제나 무언가를 배제하면서 평안하기를 바라잖아요. 샘 후기 쓰시느라 고생하셨어요^^ 근데 후기 짱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