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초현실주의
초현실주의가 이야기하는 현실이 멀까? 를 짚어보는 것으로 토론을 시작하였다. 초현실이라고 했을 때 우리는 현실의 삶과 거리가 먼 현실을 초월한 이성적으로 이해되지 않은 세계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어쩌면 초현실주의는 우리 삶에서 경험하는 현실, 속으로 침투한 더 현실적인 것이도 리얼한 것이 아닐까? 왜냐하면 현실에서의 삶은 코드화되어 있고 관념적이어서 틀에 박힌 글쓰기나 자기검열로 규정화된 삶인데 초현실주의의 자동기술법으로 무의식이 검열을 받지 않고 나와도 결과물은 자연스럽게 이해되고 수용된다. 예를 들면 112쪽의 시를 보면 신문에서 조각 조각 오려낸 단어로도 시가 되고 글자체가 다양한 것도 의미있다.
마님,
한 켤레
비단 양말은
아니랍니다
무의식은 꿈에서도 그렇듯이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은 것도 떠오를 수가 있다. 우리가 글을 쓸 때 의식적인 의도를 갖고 글을 쓴다. 의식화 되었다는 것은 이미 무의식이 방어기제를 통과해서 자기검열이 끝난 상태로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 초현실주의적인 방법으로 내면과 무의식이 만나기 위해서 방어기제를 최대한 느슨하게 풀어서 수용의 태도를 갖고 글을 쓰면 경이(le merveilleux)와 섬광을 만나지 않을까?
우리도 초현실주의자들의 방식으로 무의식과 자동기술법을 사용하여 글쓰기를 해보면 더 재미있는 글이 나오리라는 제안도 흥미로웠다
자신의 꿈을 스스로을 자각하는 자각몽, 멕시코 인디언들의 꿈 수련, 장자의 호접몽까지 무의식을 그대로 가져오려는 초현실적인 방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으며 중심을 해체해버리는 측면에서 초현실주의는 인상주의와 비슷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미술도 글도 조직하는 것인데 초현실주의는 문학에서 언어와 미술에서의 이미지로 날것의 무의식을 드러내기에 조직하는 힘이 없어서 지속기간이 10년으로 짧은게 아니였냐라는 의견도 있었다.
현실에 대한 강박이 느슨해졌을 때 억압되지 않는 것 들이 내면을 뚫고 나오는 것에서 드러나는 것은 상식적인 즐거움이 아니라 경이고 섬광이라고 의견이 모아졌다.
초현실주의 책 표지에서 보이는 초현실주의자들의 모습이 억압하지 상상력과 수용의 태도를 가져서인지 댄디하고 멋있다라는 의견도 일치했다.
삶에서의 규정성과 코드화된 정형적인 삶이, 그것이 현실적이라고 우리는 익히 몸에서 기억하고 수용성을 한계하고 우리를 가두고 있다. 그래서 초현실주의를 배웠으니 우리 조는 초현실주의적인 태도를 삶에서 드레스코드를 초현실주의로 실행해보기로 했다. 규정과 금기를 벗어나 탈코드 방식으로 섬광과 경이를 경험해보기로 했다.
또한 각자의 삶에서 데자뷰의 경험으로 고대 벽화를 보고 그곳에 살았던 것 같은 익숙한 느낌, 기시감, 울릉도에서 본 우주쇼에서 느낀 경이감과 섬광의 초현실주의 경험도 나누었다.
현대인들의 반복 되는 루틴적 현실의 삶 속에서 업무도 메신저로 하는 것에 익숙한 MZ 세대들의 삶도 초현실 속의 공간에 있는 것은 아닐까? 맥락이 소거되어 있고 신체접촉 없이 가상으로만 이루어지는 세계도 초현실일 수도 있다. 다른 힘과 소통하는 힘을 훈련하고 자기 세계를 끄집어내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초현실주의는 프로이트식의 억압화에서 이성의 통제를 넘어서 무의식을 보라는 것인데, 이성과 관념, 코드화, 규칙의 현시대에 10년 남짓 짧은 지속기간이였지만 공부를 통해 소환되는 것은 느슨하게 열려있는 수용성의 태로로 다시금 무의식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들며 방향성없이 뻗어나간 내용들을 빠르게 잘 정리해주셨네요.^^ 한 조직에 오래 있다보니 규정과 틀에 얽매여 있고, 이것이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는 지경에 이르러서 초현실주의가 얘기하는 자동기술법, 연상 등이 새롭게 다가온 측면도 있었습니다. 물론 무의식도 개인적인 게 아니라 사회적인 것이기에 연상을 두서없이 기술한다고 하여 새로운 길로 간다는 보장도 없지만요. ㅋㅋ 초현실주의와 함께 우리는 어떤 걸 현실이라고 믿는 건지 등 근원적인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이런 질문은 계속 가져가야할 것 같네요. 그리고~~~조에서 나온 초현실주의 실행방안은..... 규격화되어 있는 삶을 사는 저에게는... 참으로 힘든 도전이라는...😅 조에서 나온 질문과 얘기를 깨알같이 정리한 후기 감사해요.😉
혹시 1조의 초현실주의 실행방안이 이번주 *** **인가요? ^^
반디샘 조별 토론에서 말씀하신 *** ** 로 도반들에게 섬광과 경이를 선물하기를 ㅋㅋㅋㅋ 😜
ㅎㅎ 지민샘~~~속기로 기록하시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정리하시느라 힘드셨겠어요. 워낙 수다스러윘던 시간이었던지라 ᆢ 초현실이 뭐냐는 걸 규정하기 위해 우리가 현실이라고 하는 그 현실이 뭐냐를 짚는 게 먼저라는 이야기를 했죠. 샘들과 나눈 이야기가 토막토막 상기되는 글, 잘 읽었습니다.
1조 토론이 초현실적으로 흥미롭게 진행되었네요~ 2조도 초현실주의자들이 무의식을 열고 활용하는 방인으로 실천했던 자동기록 방법 등을 우리가 일상에서 써보면 어떨까란 얘기가 나왔었습니다~ (비록 채운샘께선 이미 우리 글쓰기가 충분히 무의식적이다 ㅎㅎ 라고 하셨지만) 더불어 우리가 얼마나 사회적 관념과 통념에 얽매여 있는지에 대해.. 우리는 심지어 일기 쓸 때 조차 내 생각의 날 것 그대로를 마주하진 못한다는 얘기로도 이어졌어요. ^^ 지민샘 덕에 1조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 초현실주의에 대한 이해가 한층 풍요로워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