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는 칸딘스키의 책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에 나오는 기초개념인 “ 내적 필연성의 원칙”, “영혼과 정신”, “감각과 추상의 의미”, “형태와 색체”등에 관한 토의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책의 내용은 위에 열거한 주제별로 토론해 보는 것만으로도 내용이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1) “내적 필연성”
예술가는 창조자로서, 시대정신의 고유성의 표현자로서,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영원하고 객관적인 것을 표현하려는 위대한 힘을 가진다. 이 힘은 주관적인 감각과 감정에서 출발하게 된다. 또한 예술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고유한 생명과 필연적 존재로서의 대상은 인간 영혼의 합목적적 진동의 원칙에 근거하게 되는데, 이 선택 역시 “내적필연성” 원칙에서 비롯된다. 칸딘스키는 “내적필연성”이 예술가가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속에서 외적으로 구현되는 내적 영혼의 근원으로 설명하기도하여, 그 속성이 인간의 근원적 신비한 필연성이기도 하다. 예술을 공부하는 우리가 “내적필연성”과 만나는 근본 지점은 어떻게 정의할수 있을까? 칸딘스키가 말하는 “내적필연성”을 어떤 방식으로 만날 수 있을까? 이성적 추상적 단어로 정의가 가능하더라도 인간의 감정과 느낌에서 출발하고 삶 속에서 발현되는 것을 느끼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지 않을까?
우리 모두는 각자가 “내적필연성”이 삶속에서 느껴지고 운동감으로 표현해 낼수 있도록 개념을 넓고 깊게 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것 같다. 따라서 지금 바로 “내적필연성”의 정확한 개념에 접근할 수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
2) “영혼”
인간의 영성, 신앙, 정신은 무엇으로 정의할수 있는가? 브라만교에서 “ARTMAN”과 불교에서의 “無知”와 영혼의 연관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영혼”의 문제도 定義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영혼”은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삶을 통해서 단지 발현되는 것이고, 그것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도록 자신을 만들어 가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미래를 통합한 현재의 삶이 감동으로 열려있는 순간의 연장. 나는 영성, 신앙, 정신은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내재된 감각과 의식이라고 정의한다. 인간은 진화의 산물이며 지금 이순간도 진화하고 있다. 영혼의 내적 의식적 측면에서의 진화의 큰 줄기는 인간의 가슴속에서 느끼는 “자비,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자비와 사랑”은 만물과의 연결성 속에서 근원으로 돌아감과 동시에 외적으로 발현하는 운동을 한다. 예술가는 예술적 행위를 통해. 자기 자신의 영혼을 어떤 방식으로 나타낼 것인가가 삶이 아닐까?
3) “감정과 추상”
많은 분들이 “예술가의 감정”이 출발점이다라고 하는 내용에 주목했다. 또한 감정의 전달은 내적 언어의 추상성을 예술이라는 수단을 통해 만들어지며 추상성을 통해 일상적, 실천적 욕망에서 벗어나게 한다. 칸딘스키는 외적 자연에 연관된 형태를 창조하는데 있어서, 형태를 추상의 형태로 변경시킬 수 있는 자유는 “예술가의 감정이 도달할 수 있는 그만한 거리까지” (page112)이며, “형태의 추상성이 자유로울수록 더욱 순수하고 근원적으로 울려 퍼진다”(page 74)고 하였다. 예술가의 감정을 정화 시킬 필요성에 대한 논리이다. 감정이 깊은 수준까지 정화되면 그만큼 추상적 형태와 색, 대상과의 연결성에서 나오는 영혼의 진동이 더 깊게 울릴 수 있다는 내용으로 정리된다. “내적필연성”은 예술가의 감정이 정화되는, 감정이 도달할 수 있는 근원적 지점일 수도 있겠다.
4) “형태와 색체 언어”
인간은 본래적으로 음악을 영혼속에 가지고 있다. 색도 물리적 작용에서 시작해 연상을 통해 심리적인 동요를 일으키며, 영혼을 흔든다. 예술가들은 색이 영혼에 진동을 일으키는 목적에 적합하도록 행위한다. 칸딘스키는 회화에 음악의 추상성을 도입하여 형태와 색채의 내적 음향과 진동을 전체 구성에 포함시킨다.
5) “구성 (COMPOSITION)”
회화적 구성에는 형태와 색체의 두가지 수단이 사용된다. 독자존재가 가능한 형태와 달리, 무제한으로 확장될수 없고, 독자적으로 존립이 불가능한 색체와의 상호 불가피한 관계는 많은 의미를 낳는다. 소묘적 색채적으로 얻은 인상(impression)과 즉흥(improvisation)을 통해 구성(composition)이 완성된다. 구성은 다양한 관계속에서 상호 존립, 전체의 종속속에서 개별적 형태 창조등으로 표현되는 고유한 내적 음향들의 하모니라고 정의된다.
칸딘스키는 정신성을 중시한만큼 내적인 힘, 영혼, 감정에 대한 얘기를 강조했는데, 영원하고 보편적인 것에 도달하는 방식은 논리적이고 지성적이어서 인상적이었지요. 그는 형태와 색채에서 주는 힘들, 이들이 뿜어내는 음향들을 코드로 규정하고 이들의 구성과 배치를 통한 창조의 무한한 가능성의 길을 열었던 것 같습니다. 작품의 출발점이 예술가의 감정이더라도 결국 이를 조직화하는 힘이 필요하고, 예술은 감정, 지성, 직관 등 다양한 접근의 조합으로 형성된다는 걸 다시 보게 되었네요. 우리도 살아가면서 발생한 파토스를 그대로 휘발시키지 말고, 조직화하는 게 필요할 듯 한데요. 후기, 공통과제, 에세이가 바로 그런 과정 아니겠습니까? ㅋㅋ 중구난방으로 뻗어나갔던 토론 내용을 항목별로 깔끔하게 정리해준 후기 감사해요.😁😉
동주쌤 정리를 잘 해준덕분에 수업에 빠졌지만 우리조에서 어떤 이야기로 토론했는지 알수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아직은 내적필연성이나 영혼 등의 딱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요. 얼른 가서 같이 공부하고 싶네요.
조별 토론 내용이 동주샘 속에서 한층 더 깊이 있게 무르익어 전달되는 느낌입니다. 특히 동주샘께서 탐구하고 계신 영성이라는 화두가 이번에 칸딘스키를 배우면서 훨씬 다층적으로 심도있게 이해되기도 합니다. 특히 1조에서 영혼에 대해 논의하신 부분 - 각자의 삶 속에서 발현되는 것, 또 진화를 우리 마음의 자비와 사랑이라 말씀해 주신 내용들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감동적인 후기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