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미나는 각자 정리해온 과제를 읽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언표의 정의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졌습니다. 푸코는 언설(담론)의 기본 단위를 언표라고 말합니다. 기본 단위라고 하지만 그 범위는 넓게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말해진 것을 포함하여 n차의 방정식,회계장부, 대차대조표, 그래프 성장곡선등도 포함이 됩니다. 인상적인 부분은 타자기에 문자판은 언표가 아니고 타자연습용 책자에 열거되어 있는 일련의 문자는 기계들에 의해 채택된 알파벳상의 언표라는 점이었습니다. 토론 시간에도 나온 얘기지만 둘의 차이가 뭔지는 잘 모르겠네요.
언표가 언설의 기본 단위라고 할 때 논리학자들이 명제라고 부르는 단위와 문법학자들이 어구라고 부르는 단위, 분석철학자들이 담화행위라고 부르는 단위와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푸코는 말합니다. <아무도 듣지 않았다>와 <아무도 듣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는 논리학자들이 명제라고 하는 단위에서는 구분되지 않지만 언표에서는 이 둘을 구분해야 하는 놀이에 직면한다고 합니다. 문법학자들이 어구라고 하는 것과 언표와는 문법적으로 식별해 낼 수 있는 어구가 있는 곳에서 독립적인 언표의 존재를 확인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어구 자체 아래의 그 구성성분들의 수준에서 접근할 때, 더이상 언표에 대해 말할 수 없게 되므로 어구와 언표 사이의 등가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등가성은 결코 총체적이지는 않다고 합니다. 어구의 문법적인 특성에 의해 언표를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분석철학자들이 말하는 담화행위에 대한 구별입니다. 하나의 담화행위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하나 이상의 언표가 필요하고 언어표현의 행위는 언표를 정의하는 데에 소용이 되지 않고 거꾸로 그것이 언표에 의해 정의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토론 시간에 ‘밥 한번 먹자’의 발화에 대한 논의가 잠깐 있었는데 이것이 우리나라 문화에서의 의미와(다음에 한번 만나자는 인사말 형태의) 서양 문화에서의 의미의(약속을 잡고 만나야 하는?)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이 인상적 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말을 할 때 혹은 상대에게 들을 때 꼭 만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왜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거지? 매번 그런 것은 아닐텐데 하며 잠시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언표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랑그도 존재하지 않고 랑그와 언표는 존재함의 동일한 수준에 있지 않다고 말하며 랑그보다 더 넓은 의미로 언표를 정의합니다. 언표란 결국 다른 것들 가운데에서의 한 요소, 어떤 분석수준에 있어서 지표화 가능한 한 단위이기 보다는, 다양한 단위들과의 관계하에서의 하나의 기능이라고 합니다. 즉 언표란 그 자체로서는 결코 단위가 아니며 구조들의 그리고 가능한 단위들의 영역을 가로지르는 그들을 그 구체적 내용들과 함께 시간과 공간 속에 나타나게 하는 기능이고 그의 실행 속에서 조건들 속에서 조절하는 규칙들과 그것이 그 안에서 실행되는 장 속에서 기술되어야 할 機能(기능)이라고 합니다.
푸코의 말을 어떻게든 따라가보려는 호진샘의 분투가 느껴지는 후기네요ㅋㅋㅋ 개인적으로 이번에 읽은 부분에서는 ‘언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내내 멤돌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언표가 뭐라는 건지 여전히 완벽하게 소화가 되지는 않지만 끝까지 즐겁게 헤매보십시다ㅎㅎ
저는 타자기의 문자판은 언표들을 쓸수있는 도구들이고, 타자연습용 책자에 열거되어 있는 A,Z,E,R,T라는 일련의 문자 자체들은 언표들이다. 즉 문자판은 도구, 타자연습용 책자는 언표. 다시말해 언표들은 우연히, 우발적인 방식으로 쓰인것이다라 생각해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