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강독시간에는 혜원 쌤이 달도와 달덕, 구경에 대한 구절을 짚어주셨습니다. 중용 단어가 쉬운듯 하면서도 양도 많고, 어려워서 시간이 매번 부족한 상태입니다. 혜원 쌤이 땀을 삐질 흘리며 고생해주시고 계신데요. 남은 회차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화이팅이여요!
음양을 배우는 시간에는 선생님께서 모두의 사주를 익명으로 뽑아와주셨습니다. 지장간을 체크하기 위함이었지요. 그동안 귀동냥 했을 때는 일간을 중심으로 봤었는데, 선생님께서는 태어난 달을 중요하게 봐주시면서 지장간의 중요성도 강조해주셔서 새롭고 재밌었습니다. 천간은 드러난 것이라 훨씬 간단하다고 하셨는데요. 지지가 환경 조건이라서 더 지저분(?)하고 복잡하다고 하셨습니다. 아마도 지장간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천간에 있는 글자가 지장간에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만약 천간에 있는 글자가 지장간에 없다면 뿌리가 없어서 그 힘이 무척 약하다고 하셨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갑목이고 천간에 갑목이 두 개 있는데요. 유일하게 이 갑목들만 지장간에 뿌리가 없답니다. 선생님께서 신약이라고 하시면서 실제로는 지장간에 2개가 있는 을목을 쓰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그러면 안될듯 하지만) 어쩐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갑목은 천방지축인 느낌이 있고, 을목이 좀 더 단단한 느낌이 들어서요(?) 하하.. 여튼 신약임에도 나무를 쓰고 있다니 다행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대운과 년운, 월일시운에서도 지장간을 이만큼이나 체크하게 된다면 정말 기운이 매번 변화무쌍하게 바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들어 운으로 지장간에 대운이 있는 글자가 온다면, 그간 못 쓰고 있던 갑목 기운을 갑자기 쓰게 될 수도 있는 거니까요. 굉장히 드라마틱한 변화가 발생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답니다. 지장간.. 보이지 않는 것이 외려 더 중요할 수 있다고 하신 선생님의 말씀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조별토론시간에 저희 조는 뚜웨이밍 책은 혜원 쌤의 발제만 읽고, 에세이 주제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각자 어떤 주제를 생각하는지 이야기한 뒤에 어떤 방향을 잡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희 조는 이번주 목욜 밤에도 만나서 한 번 더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덕분에 주제를 구체화하고 내용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진행해주고 또 이야기해주신 선생님들께 무척 감사한 마음입니다.
채운 쌤은 에세이를 3장 이상 쓰라고 하셨습니다. 네모져서 간격이 벌어지는 글자로 바꾸지 말고, 자간 행간 줄단락 바꾸지 말고요.
<<중용>>과 관련해서는 지와 행 모두 결과로써는 같다는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사람마다 타고난 것이 다르니 뭔가 다를 수는 있겠지만, 그중에서 더 우월한 것은 없다고요. 생이지지나 곤이지지나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고, 마찬가지로 행동 역시 행했다는 것은 같다고 하셨습니다. '호학' 부분은 '지'를 주제로 쓸 때 참고하라고 하셨는데요. 이 덕분에 '지'를 주제로 삼으신 선생님도 생기셨다고 들었습니다.
수치심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근 몇 년 사이에 여성의 수치심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왔고 또 나름 잘나가기도 했었는데요. 저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채운 쌤의 강의를 듣고 살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수치심을 아는 것이 왜 용에 가까운지, 어떤 때 내가 부끄러운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하셨지요.
또 유학의 깨달음은 우주의 이치대로 사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신 것도 좋았습니다. 그 얘기를 들으며 무언가 통쾌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난번에 말씀해주신 유학은 아주 실용적인 학문이라는 말을 듣고도 그랬었는데요. 어떻게 보면 유학에 씌워진 선입견과 전혀 반대되는 관점이라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대개 유학은 실용성과도 우주의 이치와도 거리가 먼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뭐랑 가까운가 싶습니다. 그저 가부장제뿐일까요?) 그러나 읽어보면 실용성과도 우주의 이치와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특히 우주의 작동과 인간의 작동이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성'이라는 부분을 이야기하는 <<중용>>에 그 이야기가 더 잘 드러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후기를 일찍 올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에세이를 발표하는 날이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선생님들이 어떤 글을 쓰실지 무척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남은 2~3주 화이팅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