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가 코 앞에 다가왔습니다. 9주 동안 음양오행에 대해 배우고, 또 <대학>과 <중용>을 읽었으니, 이러한 배움을 바탕으로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를 찬찬히 풀어...가면 되는데! 이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 번뇌의 일주일이 될 것 같네요. 모두 파이팅 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D
지지의 12운성(運星)
무진장 일요반에서의 사주명리학 강의는 이번 시간을 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쉽지만 곧 배쌤의 스페셜한 세미나가 열릴 계획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D
배쌤께서는 마지막으로 지지의 12운성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것 하나만 있으면 모두의 운은 ‘내 손바닥 안에 있소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고요. 그 말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었습니다. 우리 손가락 마디마다 지지의 자리가 있고, 그것의 ‘녹-왕-쇠-병-사-묘-절-태-양-생-욕-대’가 계속 돌아가고 있었죠. 우리는 이것을 손가락으로 세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복잡하긴 합니다. 일단 기준이 되는 천간이 음간인지 양간인지 알아야 합니다. 가령 제 일간은 계수(癸水)인데, 그럼 음간이고 지지로 따지면 자수(子水)에 해당 됩니다. 그러니까 일간인 계수를 중심으로 지지의 글자가 어떤 운(運)에 자리하게 되었는지를 보려면 왼손 약지 맨 아래의 마디에서부터 역순으로 세면 되는 것이죠. 저의 월지는 신금(申金)입니다. 신금은 저에게 정인이 되지요. 일간이 계수이므로 자(子)부터 역순으로 세기 시작하면, 지금 저의 정인은 사지(死地)에 들었다 할 수 있죠. 사지란 죽었다기보다는 정지했다는 의미입니다. 철저한 준비성과 노력으로 나를 생(生)하는 힘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는 것이죠.
십이운성은 지금 나에게 들어온 운에 대해서도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저는 갑진(甲辰)년을 만났습니다. 갑(甲)은 저한테 상관이 됩니다. 그렇다면 진은 뭘까요? 갑(甲)의 자리인 인(寅)을 뜻하는 검지 맨 아래 마디부터 순서대로 세어 봅니다. 진(辰)은 갑(甲) 상관의 쇠지(衰地)입니다. 상관이란 내가 생(生)하는 것이자 어떤 상황을 만나도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입니다. 쇠지는 힘이 절정에 달한 후 무르익으며 나타나는 온후함과 고독함 그리고 지혜의 힘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상관이 쇠지에 들었다는 것은, 나를 나타내고 관계함에 있어 좀 더 무르익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아닐까요?(^^)
십이운성을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어떤 힘이 한 가지 모습으로만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같은 기운이라도, 그것이 어떤 운에 들었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죠. 내게 어떤 힘이 없다, 너무 많다 이런 식으로 볼 게 아니라, 그 힘이 어떻게 변화하여 드러나는지를 보면서, 나에 대해 좀 더 풍부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 십이운성인 것 같습니다.
가장 좋은 것의 지속
사주명리학을 보면, 나의 그릇이라 할 만한 여덟 글자가 있지만, 그것이 어떻게 발휘되는가는 그때그때 들어오는 운의 영향을 받습니다. 이렇게 보면 동양철학에서 주체인 ‘나’를 세우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 같습니다. ‘나’라는 것은 계속해서 바깥과의 상호작용 속에 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바깥의 지평에서부터 결과한 것이 ‘나’이기도 합니다. <중용>의 목적 또한 ‘성(誠)’이라는 끊임없는 자연의 운동에 부합하고 조화하는 것입니다. <대학>에서는 그것을 ‘선에 머무른다(止於至善)’이라고 표현했고요.
강의에서 채운샘은 지(止)를 ‘머무른다’ 대신 베르그손의 개념을 빌려 ‘Duration(지속)’으로 해석하셨죠. 베르그손의 ‘지속’이란 의식을 통해 직접 주어지는 시간, 성찰을 통해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알고 지속하는 시간을 말합니다. 내 삶에는 이미 나와 상관없어 보이는 것이 마구 들어와 있습니다. 이때 지선(至善)이란 나에게 궁극적으로 좋은 것을 알고 성찰하는 가운데 지속할 수 있는 선(善)입니다. <중용>에서는 이 지어지선을 성(誠)으로 풀었습니다. 어떤 것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삶이라고 말이죠. 이때 지속하는 삶이란 ‘어제와 똑같은 삶’이 아닐 겁니다. 왜냐하면 매번 우리는 다른 것들의 영향을 받고, 같은 힘이라도 운에 따라 다르게 발현되니까요. 이를 통찰한다면, 지속이란 매일같이 새로운 하루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보니 <대학>과 <중용>의 세계에는 최소한 지루함이나 권태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시간은 드디어 에세이 발표입니다. 에세이 분량은 3.5장 이상입니다. 간식은 각자 조금씩 가져와 주시면 됩니다. 앗 그리고 <대학> 암송도 있습니다. 잊지 말고 틈틈이 외워보아요~
참고로 에세이 발표 순서는 오행에 따라 조를 짜 보았습니다~
오행에 따른 에세이 발표 순서(존칭 생략)
木, 火 : 고은, 정옥, 현미
戊土 : 인, 은정, 경순, 영란
己土, 癸水 : 영주, 현정, 혜원
金 : 희수, 정랑, 시현
壬水 : 규창, 수미, 지영
어떤 발표가 될지...기대가 됩니다. 그럼 일요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