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후기
Seminar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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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부터 시작한 일요서양철학 세미나가 끝났습니다. 그동안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 에피쿠로스, 아우렐리우스부터 스피노자, 니체, 푸코의 텍스트를 읽었는데, 매주 텍스트를 읽고 규문에 나와 공부하기란 쉽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혼자였다면 절대 끝까지 읽지 못했겠지요.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 나누는 학도들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1년간 규문에서 철학 공부를 하면서 저에게는 여러 물음이 생겼습니다. 텍스트에 대한 개념적 질문부터 나아가 ‘철학공부란 무엇일까’ 하는 근본적인 물음들까지요. 서양 철학자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엿보면서 처음에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까' 싶었습니다. 나중에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 스피노자, 니체와 더불어 비교적 최근의 철학자인 푸코까지 단절되지 않는 어떤 요소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세상을 해석하는 관점과 그 관점을 구축하기 위해 그들이 남겼던 세상에 대한 물음이었습니다. 플라톤의 ‘도덕’에 대한 물음, 스피노자의 정념에 대한 상세한 해석과 원인으로의 사유 개념, 니체의 힘들의 충동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푸코의 권력의 장으로서의 국가와 개인 관계 해석 등.
사회 구조의 해석, 정념과 인간의 욕망 등 철학자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접하면서 처음에는 복잡한 심경이었어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아무리 최근이라고 해도 1900년대 사상가들의 사상을 접하면서, 21세기에 사는 ‘나’는 어떻게 이들의 관점과 물음을 관념적으로 사유하지 않고 나에게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나의 현재 자리에서 나의 고민을 어떻게 이 사상가들의 관점과 연결지을 수 있을지, 그 접속점에 대해서만 생각해습니다. 고민에 대한 뚜렷한 '정답'을 원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1년 남짓 조금 공부한다고 어디 고민이나 물음이 쉽게 해결되겠나요. 껄껄.
마지막 에세이 시간에 채운쌤의 코멘트 시간이 제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채운샘은 철학을 한다는 것은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낸다는 것’ 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떤 고민을 해도 단순히 피상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끈질기게 파고들고 매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기존의 관습적인 질문은 스스로를 제자리 걸음 하게 할 뿐이지요. 나를 둘러싼 조건들에 대해 새롭게 질문하고 사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힘이었습니다.마지막 시간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새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코멘트를 되새겨보았습니다. 그간의 철학자들의 사유를 다시 바라보게 해주더라구요. 단순 철학적 개념, 이해, 새로운 관점을 접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고군분투했던 시간으로서 다가왔습니다. 사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처한 조건을 어떻게 새롭게 비틀고 해석했는지, 그 시도들로 보였습니다.
공부는 너무 어렵습니다. 새로운 질문은 더욱 어렵습니다.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고, '귀찮다...'하면서 모른척 하고 싶어집니다. 이렇게 어려운 공부를 혼자서는 엄두도 못냈을 것입니다. 함께 할 수 있는 공간과 사람들이 있기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하게 되더라도 규문에서의 이번 배움은 잊지 못할 거 같아요. 1년간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또 다른 기회로 만나요:)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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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절차탁마 서양철학 후기 (7)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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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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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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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 2021.12.27 | 3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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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절차탁마 서양기초 마지막 시간 공지
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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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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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화 | 2021.12.13 | 2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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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탁 서양 3학기 열 세 번째 시간(12.12) 공지/ 자유의 박탈, 비행자
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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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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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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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화 | 2021.12.08 | 261 |
오오...! 뭔가 감동적인 후기네요... 한 해 동안 생각을 품고 즐기는 힘이 필요함을 저도 여실히 느꼈습니다.
일 년 간 함께해서 많이 웃고 재밌게 이야기해서 좋았어요! 유행어도 많이 뿌려주시고(검나 웃기네 . 껄껄) 다음에 또 만나유!
우리가 되든 안 되든 이렇게 저렇게 텍스트를 붙들고 늘어진 시간이 있었기에 채운샘의 마지막 코멘트가 쏙 들어올 수 있었겠죠! 연주샘, 수경샘, 훈샘, 민호, 현정샘까지 모두들 함께 공부해서 줄거웠습니다! 내년에도 같이 공부해요. 껄껄~
이우도요!! 함께 공부해서 줄거웠습니다!
한 해 동안 이러저러한 텍스트를 함께 읽으면서 저 또한 즐거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연주샘 후기를 읽으니 채운샘께서 하셨던 코멘트가 기억이 나네요.. ^^ 다음에도 연주샘, 수경샘, 이우와 다른 텍스트로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날이 또 오길 바라며 햐~~~
지식 한 줌 채우러 왔다가 많은 것을 배우고 갑니다. 뜻깊은 시간이었고, 여러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또 보아요 🙂
더위를 가르는 낭랑한 낭송소리가 울려 퍼졌던 것이 얼마전인 듯한데 이렇게 한해를 마무리했군요.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 듯 비슷한 문제들을 껴안고 분투했던 일요절탁팀~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또 다시 만나기를 기대할께요~^^
아 쌤들 뭐에요 여기에서 이런 감동적인 내용을 ㅠㅠ
끝까지 공부하신 샘들 훌륭하세요ㅜㅠㅠ
이번에는 어려워서 중도포기했지만
제가 좀 더 좀 많이 더 크면 나중에 같이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ㅋㅋㅋ
수고하셨습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