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daily rou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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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다사다난했던 신축년의 마지막 날이네요!
다들 에세이를 마치고 편안한 연말을 보내고 계시겠죠?
다가올 임인년, 규문에서는 많은 것들이 리뉴얼될 예정인데요. 그 첫 번째 변화는 바로,
주.방.매.니.저. 입니다!
사실 규문 주방은 매니저가 따로 없이 운영되어 왔는데, 올해는 훈샘께서 주방장으로 활약해주셨습니다.
훤칠하고도 든든해보이시죠?
훈샘께서는 정성어린 선물목록부터 각종 반찬 및 위생까지 너무나 훌륭하게 맡아주셨을 뿐 아니라,
본인도 값지고 귀한 경험을 하셨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좋은 걸 혼자만 계속할 순 없죠.
내년부터는 규문의 주방 매니저가 3개월 단위로 바뀝니다!
그 첫 타자는 바로, 성민호군 입니다.
많이 긴장한 듯 보이네요^^ 손에 든 것은 대표님께서 선물해주신 제철 음식 달력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규문 주방장 이취임식 현장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전 주방장 훈샘의 인터뷰를 전해드립니다.
1. 지난 한 해 규문 주방을 책임지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주부습진입니다. 평소 안 하던 요리나 설거지를 많이 하다보니 주부습진이 걸려서, 자주 클림을 바르고 병원에서 약을 타오는 등 고초가 심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다 공부라 여기고, 그 괴로움을 직시함으로서 주방에 좀 더 신경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가장 좋았던 것(배웠던 것)이 있다면?
나 혼자 사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의 공덕에 의해 이렇게 살아지는 거라는 걸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매니저를 맡았지만, 혼자 떠맡는 게 아니라 연구실 도반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구요. 여러 식자재들이 선생님들에게서 선물로 들어온 덕분에 우리가 모두의 공덕으로 먹고 산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또 한 가지가 있습니다. 평소 깔끔한 성격이 아니었는데, 규문 주방을 정리하고 챙기다 보니 제 집도 깔끔하게 정리하게 되드라구요. 엊그제 제 지인들이 왔는데, 깜짝 놀라더라구요.
3. 규문의 주방이 변했으면 좋겠는 점?
어려운 질문인데요. 가장 큰 건 아무래도, 물티슈를 사용하는 것 아닐까요. 행주를 사용하면 좋은데 말릴 수 있는 여건이 안 되어 있어서 아쉽죠. 그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ㅋㅋㅋ 김치가 너무 많이 들어왔는데.... ㅋㅋㅋ 이런 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더라구요. 돌려보낼 수도 없고. 하여, 김치냉장고를 하나 더 사야 하나...
4. 제일 난감했던 것? 땀 삐질 흘렸던 경험?
초창기에 들어오는 음식물이 너무 많을 때, 예를 들어 고구마라든가 야채 같은 것들, 썩기 쉬운 것들이 겹쳐서 들어오면, 썩게 되어서 채운샘한테 혼났을 때가 힘들었죠. 그것들을 어떻게 썩지 않게 관리하고 음식으로 만들어야 하는 가 하는 문제가 힘들었던 점인 것 같네요.
5. 일 년 간 공들여 쓰셨던 선물목록과 관련해서 하실 말씀이 있다면?(지금도 마지막 선물 목록을 쓰고 계신데...)
주방 이전에 사실 선물목록부터 시작했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쓰는지도 공동체에 대해서도 모르니까 좀 억지로 또는 짜내서 쓰는 기분이 들었죠. 그러다가 주방을 맡게 되면서, 어디서 음식이 들어오는지,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도 좀 알게 되니까 쓰는 게 수월해지더라구요.
6. 주방생활을 하면서 공동체적인 감각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집에서 지낼 때와 비교해보면, 부모님 집에서 지내던 습관이 남아 있어서, 밥도 대강 인스턴트 같은 것으로 때운다던가 하며 자신을 잘 안 돌보곤 했는데요. 규문이라는 공동체를 통해서, 작은 사회를 경험했던 것 같아요. 그 중에서 먹는 것이 중요한데, 그 먹는 것 만큼은 조금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살게 된 것 같아요.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 차리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환경은 된 것 같아요.
7. 앞으로 주방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민호 샘의 주방으로서, 민호 샘 공부의 일환으로서, 지난 번 시스템에 상관없이, 잘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8. 올해 주방으로 활동 이후의 행보는?
주방 매니저 역할을 마치고, 이제 혜원샘과 함께 규문각 사서를 맡게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주방을 돌봤던 것과 마찬가지로, 규문의 책들을 잘 돌보고 공덕을 쌓아보려 합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네~ 잘 보셨나요? 훈샘의 후임으로 들어온 성민호군이 잘 해나가길 바라야죠?
그렇다면 다음으로 '민호 주방'의 포부(또는 공약)를 들어볼까요?
첫째, 소통 주방을 만들겠습니다!
-한달 동안 규문에서 이뤄지는 '음식연락'의 한 풍경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둘째, 생태 주방을 만들겠습니다!
-물티슈를 비롯한 일회용품 사용을 적극 규제하고 행주 사용을 활성화하겠습니다!
셋째, 양생 주방을 만들겠습니다!
-인스턴트를 줄이고 제철음식을 챙겨 먹도록 하겠습니다.
넷째, 참여 주방을 만들겠습니다!
-공부하러 오신 선생님들이 언제든 밥상에 모여 앉아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함께 먹고 함께 요리하는 주방을 만들겠습니다!! 아자!!
네 젊은이답게 포부가 뜨겁네요. 뜻한 바 잘 이루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모두 잘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세요!
그럼 여기서 주방장 이취임식을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12월 31일은 정건화군의 귀빠진날입니다! 그리하여 규문에는 낯선 케익이 도착했는데요. 초는 2022년을 상징하는 22!
그 현장을 소개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모두 축하해주시고, 아름다운 연말을 보내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규문에 공부도 하고, 밥도 먹으러 가야 겠어요.
사심 가득 담아 제안합니다. 규문에 넘쳐나는 식재료나 음식을 나누는 건 어떨까요? 뉴질랜드(?)에서는 수확한 농작물을 다 못 쓸 것 같을 경우에는 집 앞에 일정 공간을 마련해서 아무나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라고 내놓는다고 합니다. 칠판이나 메모판에 남는 식재료와 보관 위치(예를 들면 냉장고 두번째 칸 빨간 봉투)를 써놓고, 누군가 가져가게 되면 그걸 지우는 식으로. 규문에 보시하는 사람들도 좋아하지 않을까요? 잘 쓰였으므로.
"공부하러 오신 선생님들이 언제든 밥상에 모여 앉아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함께 먹고 함께 요리하는 주방을 만들겠습니다"
어머, 어머 이거 정말이예여? 규문 식탁엔 아무나 못앉는줄 알았는데 이젠 눈치 안보고 식사해도 되는건가봐여?
오잉? 아니 그런 일이 있었단 말입니꽈? 신임 주방장님을 신임해봐요. 근데 '함께 요리'라? 음. 왠지 뒷골 땡기는 이 기분은 뭐지? 당할 것만 같은 이 기분은? 난 함께 먹는 쪽으로다가. ㅎㅎ
회계 담당 성민호군이 주방에까지 진출하다니, 말 그대로 규문의 실세로군요~~
훈샘 정말 고생 많으셨고 민호의 생태주방이 몹시 기대되네요!
와우, 돈줄과 밥줄을 양손에!
규문 최고의 실세 맞으시네요.
대표님의 총애가 대단하신가 봅니다.
주방을 개혁해 보시겠다는 야심찬 실세님의 능력을 기대해보겠습니다.
가난한 마음이 규문 식탁에서 함께 밥을 먹고 가는 날은 미생물들도 기뻐합니다. 감사해요, 훈샘, 민호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