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실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지난 11일에서 13일까지 규문 청년들(혜원, 민호, 건화, 규창)은 경주에서 놀다 왔습니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신경 써주신 덕에 정말 잘 먹고 마시고 즐기다 왔습니다. 저희의 얼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면적이 조금씩 넓어졌어요. ㅋㅋ 배고플 새 없이 계속 먹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들도 나눴고, 경주라는 도시의 매력도 느끼고 왔습니다. 사진이 많으니 유의해주세요. 거두절미하고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1.신경주역으로~!
출발합니다. 보다 끈끈한 멤버쉽을 형성해보자고 떠난 여행이지만, 혜원누나는 기어코 집에서 따로 출발하더군요. 전날 같이 가자고 했는데...! 끙. 어쨌든 출발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저희도 저희를 옭아매는 과제들을 한쪽에 미뤄두고 떠났습니다. 저희의 가벼운 발걸음이 보이시나요.
그런데 실시간으로 확인해보니 같은 열차를 탔습니다. 서울역에서 상봉했죠. 그리고 열차를 타기 전에 느낌 있게 단체 사진 한 컷, 찰칵!
열차 출발 시각은 오후 2시 30분, 약 2시간을 달려서 4시 35분에 도착합니다. 학인답게 이동 중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죠.
2. 동궁(東宮)과 월지(月池)
혹시 몰라서 TMI를 곁들이자면, 안압지(雁鴨池)로도 널리 알려진 이곳은 신라시대의 궁궐 유적입니다. 태자 혹은 세자가 거처하는 동궁(東宮)이 있고, 월성(月城)이란 근처의 연못이란 의미에서 월지(月池)입니다. 그런데 조선 초기에 기러기(雁)와 오리(鴨)가 자주 날아든다고 해서 안압지로 이름을 바꿨다고 하더라고요. 뭐, 안압지나 동궁과 월지나 둘 다 멋있기는 매한가지 아닌가요? 전에도 이곳의 야경에 빠졌던 적이 있었던지라 잔뜩 기대하는 마음으로 달려갔습니다.
경주에 도착하자마자 저희는 동궁과 월지로 달려갔습니다.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고 하더라고요. 분명 전에 왔을 때는 야간 개장도 했었는데, 이것도 코로나 여파인가... 싶었는데, 아니었습니다.
대대적인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물을 다 빼놓은 상태고, 주변도 휑했습니다. 와... 기러기나 오리가 날아들 것 같지도 않고, 야경도 볼 것도 없었습니다. 사실 야경이라 할 수도 없었어요. 해 지기 전에 이미 문을 닫고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아마도 저희처럼 이렇게 공사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모르고 온 사람들이 태반인 것 같았지만요. 어쨌든 이곳에서도 저희는 즐겼습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단체 사진 또 찰칵!
아쉬운 마음에 인터넷에 올라온 주간과 야간 사진을 올려놓습니다. 다음에 경주 가시는 분들은 꼭 이 풍경을 보시길!
3. 길 위의 거지...
동궁과 월지에서 나오면서 슬슬 배가 고파지고 바람도 거세지고 있었지만, 잠시 카페 부쉬(cafe bush)라는 곳에 들렸습니다. 산마을고등학교 친구 중 한 명이 경주에서 카페를 열었다고 하더군요. 몰랐으면 몰라도, 몇 년 만에 잠깐 만났습니다. 그런데 찾아가는 길에 왠지 모르게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낮은 건물 높이, 한껏 꾸민 것 같지만 숨겨지지 않는 읍내의 향기...! 강화읍과 예산읍의 향기가 이곳에서도 나고 있었습니다. 강화읍과 예산읍에서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 상가들이 경주에서도 보이더군요.
정말 얼굴 도장만 딱 찍고 나온 저희는 저녁을 먹기 위해 경주의 핫플레이스 황리단길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참 빵이 맛나더라고요. 어쩐지 처량하게 보이지만, 그렇게 춥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도 돋보이는 혜원누나의 시그니쳐 자세! 한 손에는 이미 한 입 베어 문 빵과 다른 한 손에는 다음 먹거리로 안내할 구글맵이 들려있죠.
정신없이 저녁을 먹고, 숙소로 왔습니다. 주전부리 한가득 가지고 말이죠. ㅋ 먹고 싶고 마시고 싶은 것 잔뜩 사서 즐겼습니다. 그리고 후유증도 ㅎㅎ
4. 절내음 물씬! 아, 불국사...!
둘째 날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본격적으로 경주를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좀 길게 계획한 건 아니었나 싶었는데, 시간이 너무 부족하더라고요. 이날 불국사, 경주 국립박물관, 남산을 갔는데 다 제대로 못 돌아다녔어요. 이밖에도 가볼 만한 곳들이 더 있었겠죠? 꼭 다음을 노려봅니다.
첫 포인트는 불국사입니다. 초등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몇 번 와본 적도 있었지만, 이번 불국사는 정말 감동이었어요. 이래서 사람들이 절을 찾고, 불국사에 오나 싶었습니다. 그 유명한 백운교와 청운교는 현재 올라갈 수 없도록 막아놨습니다. 그래도 그 아쉬움을 잊을 만큼의 매력 포인트가 여기저기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불국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동궁과 월지에서 느껴보지 못한 주변 경관을 한껏 만끽했습니다. 물론 불국사와 큰 관련이 있는 장소들은 아니겠지만, 동궁과 월지와는 다른 분위기에 벌써 빠져들었습니다.
대웅전에 있는 불상들입니다. 가운데는 석가모니불이고 그 오른쪽으로 미륵보살, 마하가섭존자가 있고, 왼쪽으로 제화갈라보살, 아난존자가 있습니다. 아는 게 없으니 뭐라 말씀드릴 게 없군요. ㅋ 어차피 백문이불여일견아니겠습니까~
대웅전 앞에는 그 유명한 석가탑과 다보탑이 있습니다. 와... 새삼 고아한 품격(?) 같은 게 느껴졌습니다.
관음전에는 당연히 관음보살이 계시는데요. 탱화가 아주 신기했습니다. 어떻게 복사+붙여넣기 한 것처럼 그렸는지 신기하고, 손바닥마다 눈이 있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이밖에도 극락전, 비로전, 무설전도 너무 좋았어요. 이 외에도 불국사를 주유하는 모습들을 같이 올려놓습니다~
5. 박물관의 매력을 느끼다..!
사실 불국사를 나온 다음에 석굴암을 들렸는데요. 아쉽게도 석굴암은 사진을 찍을 수 없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보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유리벽으로 관람을 제한하고 있는데, 그 때문인지 석굴암의 웅장함이 좀 덜하더라고요. 아쉬웠습니다. 단체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석굴암을 나온 다음에는 경주 국립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정말 많은 게 있었습니다. 에밀레종으로 널리 알려진 성덕대왕신종부터 웃는 기와로 어디선가 봤었을 얼굴무늬 수막새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페르시아와 그리스 문화의 흔적도 있었습니다. 보면서 마이너 세계사 세미나를 준비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다시 들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것들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지리적으로 인식할 수 있으면, 더욱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거든요.
사진이 많은데, 저희가 느낀 감동을 함께 느낀다 생각하시고 즐기시죠. ㅎㅎ
6. 어? 저 석상 아까도 저 자세였나? in 남산
신나게 박물관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4시 가까이 됐습니다.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서둘러 남산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저희를 태워주신 택시 기사님께서는 지금 올라가기에 너무 시간이 늦었다고 계속 걱정하셨습니다. 저희도 어두워지기 전에 내려오겠다고 얘기하긴 했는데, 계속 걱정하셨어요. ㅋㅋ 그러고 보니 경주분들 여느 관광지와 다르게 인심이 메마르지 않았습니다. 딱히 요청한 적도 없는데 많은 정보들을 주셔요.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남산에는 정말 많은 불상들이 있었습니다. 수행자들의 공간이었다 혹은 불상을 연습하는 장소였다 등 여러 설이 있지만, 무엇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사실 여기가 원래 어떤 공간으로 이용됐는지 알 수도 없고, 이 불상들이 어떻게 제작됐는지 굳이 따지는 것도 이상하죠. 중요한 건 여기를 어떻게 느끼냐일 텐데, 불국사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감동이었습니다.
일단 저희도 남산에 온 기념으로 단독 한 컷씩! 남산 초입에서 각자 자세를 잡아봤습니다. 투표는 마음속으로 해주세요. ^_^
올라가는 길 중간중간에 이런 불상들이 있습니다. 원래부터 목이 없는 게 아니라 얼굴 윗부분이 손실된 겁니다. 슬슬 어둑어둑해지는 분위기를 타서 불상의 자세가 바뀌었다, 눈에서 피눈물이 난다 등등 평소 섭렵해둔 B급 공포영화의 클리셰들을 나누면서 산행을 즐겼습니다.
사실 불상이 왜 인기가 많은지 공감할 수 없는 1인이었는데요. 제가 미적 감각이 없는 탓도 있겠지만, 뭔가 우상 숭배처럼 보이기도 해서요. ㅋㅋ;; 그런데 저 많은 불상들이 어떻게 이곳에 있게 됐는지 상상하다 보니, 단순히 미적, 미신적 차원만으로는 환원할 수 없겠더라고요.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게 불심인가 싶기도 하고, 정성된 마음인가 싶었습니다. 내려온 시간까지 합하면 약 40분 정도밖에 즐기지 못했어도 너무나도 매력적인 장소였어요. 다음에는 아예 날을 잡아서 돌아다녀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이날도 원껏 먹고 마셨습니다. 갬성 무드도 잡고, 신나서 옆돌기 덤블링도 하고, 잠깐 싸우고, 못치는 화투도 치고, 영화(듄과 바쿠라우)도 봤습니다. ㅋ 지금 쓰면서 돌이켜보니 알차게 2박 3일을 보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더 큰 규모로 움직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는 이번에 함께 가지 못한 훈쌤, 정옥쌤, 채운쌤과도 가고 싶네요. 그러면 또 다른 사건들이 있었겠죠? ㅋㅋ 다시 한 번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재밌고 풍성하게 놀고 올 수 있었습니다. 잊지 못할 기억들 여러 개 남겼습니다.
그리고 이번 경주 여행 이야기를 시작으로 규문 청년들이 각자 자기 활동과 연관된 살림 이야기를 매주 돌아가면서 2편씩 간단하게 쓰려고 해요. 이번처럼 사진 폭탄은 없습니다. ㅋㅋ 생각해보니 저희가 생활하는 이야기를 따로 풀어낸 적이 없더라고요. 마침 올해부터 영역을 나눴습니다. 주방은 민호를 시작으로 3개월씩 돌아가면서 맡기로 했고, IT 건화, 사서 혜원·훈, 회계 민호, 감독 규창으로 정했습니다. 각자의 활동과 연관해서 어떤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가볍게 풀어내려고 해요. 살림 이야기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
연구실에선 애늙은이들 같더니 이제 좀 젊은이들 같네요. 바깥바람 쐬니 얼굴 피는것 봐!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ㅋㅋ 혜원이는 패가 저게 모야. 피박에 광박에... 사진을 보니 지 손가락도 먹고 있는 거 같은데... 그래도 니가 양심은 있어서 화투 피는 안'먹는'구나..ㅋㅋㅋ 홀리한 남산을 다녀와 잭 다니엘에 화투에... 성과 속이 공존하는군!^^
사진에서 우리 혜원샘을 대놓고 2패로 만들어 버린듯..거기에 채운님의 확인사살~~ 애정이겠죠? ㅋㅋ담에 기회되면 함께 여행하고 프네요~ 사진에서 각자의 캐릭이 묻어나네요~ 즐거웠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