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무지막지한 여름입니다. 연구실까지 걸어가면 대략 15분 정도 걸리는데, 도착하면 땀이 꽤 납니다. 그 전에도 이렇게 땀을 뻘뻘 흘리면서 다녔었나 싶고, 그러면서도 꽤 버틸만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그런데 미국이나 인도 같은 곳들의 소식을 들으면, 기후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는데요. 여름나기의 지혜 이상의 새로운 윤리가 필요한 시대가 점점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 저희는 또 지난 7월 잘 먹으면서 보냈어요~ @.@ 기후 위기에도 불구하고 풍성한 연구실의 곳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규문 연구원들은 사주에 금(金) 기운이 많은 건지, 아니면 성격이 모난 건지 이상하게 식물을 키웠다 하면 다 죽이고 맙니다. 식물을 잘 돌볼 줄 모르기도 하고요. ^^;; 경순쌤께서 가끔 돌봐주시는데요. 이번에 규문각 베란다에 새로운 식물을 하나 선물해주셨습니다. 오래오래 살아남기를! 그리고 같은 날 예산 국수를 가져오셨는데요. 바로 점심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ㅋ
항상 규문의 단백질을 책임져 주시는 경희쌤께서 이번에 감자와 추어탕까지 선물해주셨네요! 특히 추어탕이 아주 일품입니다. 이번 여름을 덜 힘들게 보낼 수 있는 건, 추어탕 덕분이 아닐까 싶은데요. 맛있기까지 해서 선생님들도 꼭 드셔보셨으면 좋겠네요. ㅎㅎ
명륜FC의 멤버 하늘쌤의 부모님께서는 농사를 지으시는데요. 이번에 사이재의 길쌤께서 그곳에서 쌀을 구매하셔서 규문으로 선물해주셨습니다! 서로 연결되는 증여의 순환고리가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증여를 받았으니, 이제 저희가 무엇을 되돌려 드릴 수 있을지 고민이 되는군요.
(불교) 미영쌤께서 선물하신 싱싱한 노각과 가지입니다. 작년이라면 이 노각을 어떻게 해야 하나 당황했겠지만, 올해의 저희는 작년과 다릅니다. 선생님들의 도움 없이도 노각 무침을 할 줄 압니다. 자르고, 소금을 무치고, 물기를 뺀 다음에 양념으로 버무릴 줄 알게 됐죠. 물론 좀 더 숙련될 필요가 있지만요. 앞으로 조금씩 나아지는 노각 무침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민호 형수님께서 간간이 선물을 해주시는데요. 지난번에는 디자인하신 엽서와 컵을 보내주시더니, 이번에는 망고를 보내주셨습니다. 덕분에 달달한 망고 식후 디저트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요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몽골의 보드카입니다. 이번에 영아쌤께서 다녀오시면서 사오신 건데요. 칭기스 칸의 얼굴이 그려져 있네요. 곧 있을 ‘영화 볼 결심’ 뒤풀이에서 개봉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되는데요. 과연 몽골 유목민의 기상이 담긴 술은 어떨까요? 궁금하시면 ‘영화 볼 결심’을 당장 신청해주세요!
너무나도 더운 날씨, 은주쌤께서 특단의 조치로 아이스티를 준비하셨습니다. 큰 대접에다 대용량 아이스티를 제조해서 한 잔씩 마셨더니, 확실히 좀 낫더라고요. 재료를 가져오시면 한 번씩 해드리겠습니다. ㅋ
이번에도 큰 손 인영쌤 등장입니다. 고추, 감자, 멸치, 파프리카, 마늘, 양파 그리고 용과까지! 땅속에 묻힌 뿌리부터 바닷속 생물, 선인장의 열매까지 고루고루 선물해주셨어요. 덕분에 저희의 견문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저희를 촉발해주세요!
강화도에서 직접 텃발을 가꾸시는 정랑쌤께서는 가끔 직접 수확한 것들을 선물해주시는데요. 이번에는 파프리카를 주셨습니다. 파랗고 빨간 것, 빨간 것이 아주 예쁘네요. 앞으로도 지속적인 텃밭 나누기를 부탁드립니다!
황리쌤께서도 오랫동안 텃발 작물을 수확해서 선물해주셨죠. 잠깐 연구실에서 공부하지 않을 셨을 때에도 가끔 박스에 여러 작물을 담아서 주시기도 했고, 몇 달 전만 해도 매주 쌈채소들을 가져오시기도 했죠. ㅋ 덕분에 식탁이 싱그럽습니다!
어느샌가 연구실의 부족한 걸 채워주시는 든든한 빽이 되신 주영쌤. 지난번에 선물하신 맛난 커피를 다시 주셨습니다. 과테말라,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맛있지만,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눈물을 이렇게 마신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죄책감이 또 들고. ㅋㅋ큐ㅠ 죄책감을 계속해서 마십니다.
싱싱한 버섯이 왔습니다! 꼬다리까지 싱싱해 보이네요. 저희가 주로 가는 성대마트에서는 버섯을 포함해서 싱싱한 식재료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오랜만에 싱싱한 버섯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ㅎ
7월 15일 민호의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를 기념하는 북파티가 있었죠! 정말 많은 음식이 있었고, 정말 많이 먹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많은 선생님들이 오셨는데요. 크크랩팀, 주역팀, 불교팀, 나들이팀, 부천 비움팀뿐만 아니라 이웃 공동체인 사이재에서도 오셨고, 지현쌤, 민호 아버지와 북두령님과 가족, 민호의 은사이신 영미쌤께서도 오셨죠. 많은 분들이 오신 덕에 아주 풍성했습니다! 특히 크크랩팀의 화력이 풍성함을 자아내는 데 한몫한 게 아닌가 싶어요.
간단하게 그날의 선물을 (왼쪽 위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정리하자면, 북두령님께서 수박, 사이재에서 멜론과 커피와 딸기잼, 인영쌤과 지현쌤께서 떡, 크크랩팀에서 흥을 돋울 수많은 과실주를 준비해주셨습니다. 이번 달 가장 인상적인 날이었습니다. ^^
7월은 에세이 발표와 한 주 방학이 있는 달이기도 했습니다. 선생님들의 표정과 분위기를 보니 모두 무사히 발표하고, 재밌게 한 주 방학을 즐기신 것 같은데요. 이제 절반 왔네요! 3, 4학기에도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맛난 점심을 준비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