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daily rou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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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3일 월요일 아침 8시,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합(전장연) '시민과 함께 달보기 운동'이 있었습니다.
평소 4호선 라인에 포진해 있던 규문 청년들...드디어 달려가 보았습니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예산 마련을 촉구하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유머러스하고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던 시위와 기자회견 현장. 그리고 시위대에 비해 너무 많은 경찰.
달 보기 운동이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치는 손가락질이 아닌, 이동권이라는 시민의 당연한 권리-달을 보자는 의미입니다.
문탁팀과 합류해서 돌아가며 플래카드도 들어보았구요...
('가까이 사는 너희는 매번 와야 하는 거 아니냐?!' 라는, 무려 용인에서 오신 문탁샘의 말씀 있었음^^;;)
그러다 이렇게 전면에 나서게 되는 일까지^^;; 철학하는 규문청년이 보이시나요? ㅎㅎ
신문기사까지 진출해버린 철학하는 청년 보고 가실게요~
자세한 기사는 이쪽> 기사 1 기사 2
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현장 일기를 추가하자면, 바닥에 붙어 있는 스티커는 원래 벽에만 붙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삼각지역사장이 "그건 불법"이라고 '경고'를 해서, 벽이 아닌 바닥에 붙였는데요. 바닥에 붙이니까 또, "물에 젖으면 미끄러워서 위험하다"고 또 '경고'를 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갈라치기를 하는 건가 싶어서 부글부글 끓어올랐는데, 그때 전장연에서 기지를 발휘하여 "미끄럼주의"를 쓰자고 했어요. 이게 바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인가! 싶었습니다. 감탄하는 와중, 지하철 경비들과 경찰들이 난입해서 스프레이를 뺏어가고, 그 과정에서 전장연 선생님들을 밀치는 등 몸싸움이 일어났어요. 다행히 누구도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언제든 난입해서 힘으로 제압하는 무리들에 맞서서 이 투쟁이 그동안 이어져 오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전장연의 투쟁을 폄하하려는 사람들은 '지하철 투쟁'의 장면으로 항상 지하철의 속도를 낮추는 모습만을 거론하죠. 하지만 지하철을 타기 전 왜 투쟁을 하는가, 이 투쟁이 어째서 지속돼야만 하는가 등등을 얘기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사실 저도 투쟁의 현장으로 지하철 내부만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 그러나 투쟁은 지하철 안에서만이 아니라 지하철 타기 직전 나아가 모든 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됐어요. 냄비근성의 소유자로서 울컥했습니다. 앞으로 종종 아침 8시 혜화역에서 진행되는 투쟁에 힘을 보태고 오겠습니다.
너무 잘하셨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투쟁에 참여하고 오셨군요! 생생한 스케치에 감동...
그런데 어찌하여 울 규문 청년들은 언제나 빈손인가! (;´д`)ゞ 저번 정의환경 걷기 때는 깃발이 없었고... 뭔가 아쉽!!! 그래도 문탁샘들과 함께 신문까지 진출한 소식을 접하고 나니, 무척이나 대견하고 또 시민 한 사람으로 맘이 무겁기도 합니다. 우리가 기꺼이 손가락이 아닌 달을 볼 수 있기를! 투쟁이 당장 어떤 결과를 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발을 볼모로'라는 프레임이 얼마나 찌질한지, 이동권을 요구해본 적 없는, 그런 요구를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고 살아온 이들에게 던져진 질문으로 말이죠. 채운샘이 강의 때 하신 말씀이 생각나는데요... 휠체어를 탄 이들에게 휠체어는 도구가 아니라 신체의 일부일 수 있다고... 맞는 말이죠! 우리 신체의 이동이 이리도 편하고 막힘이 없는 데는 많은 사람의 노력이 투여되고 있지 않다면 불가능하겠죠. 그것이 시혜나 특혜가 아니듯, 전장연 선생님들의 이동도 같은 맥락에서 우리의 노력과 국가 예산이 투여돼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의 시선과 무관심, 불편과 손해 보지 않으려는 다수, 심판하려는 마음들이 이 상황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게 만들겠지만, 그래서 계속 싸워 나가야겠죠. 우리 관념 속 신체성이란 매우 협소하고, 타자를 체험한다는 것과 마주하여 너무나 무력하다는 것, 그래서 그것과 싸우는, 다시 관계 맺는 방법, 서로가 상호 연관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음을 계속 배워나가고 싶습니다. 그러니 철학하는 규문 청년들이여, 응원합니다! 열심히 함께 공부하고 잘 싸워나가 봅시다!!! . o(*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