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월 선물목록을 쓸 때만 하더라도 후덥지근했는데, 지금은 선선하네요! 한 달 차이지만 확연한 변화가 느껴지는 것만큼, 한 달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차근차근 하나씩 정리해볼까요!
여름맞이 <영화 볼 결심>
8월 1일, 2일 그리고 4일 이렇게 총 3일에 걸쳐서 <영화 볼 결심>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평일이고, 휴가철이었지만 나름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는데요. 분야가 겹치는 크크랩팀뿐만 아니라 여러 선생님들께서도 참여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영화를 봐야 하니 간식도 매우 화려했죠. 저는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간식 맛 좀 봤습니다.(츄릅)
인영쌤의 메밀 전병입니다.
사실 이번 달 큰 손 중 한 분인 인영쌤은 따로 모셔야 하긴 하지만, <영화 볼 결심>이 진행되는 동안 식사 준비의 부담을 덜라고 도와주셔서 이렇게 따로 뺐습니다. ㅎ 점심 때는 저희가 준비해서 드리기도 했지만, 저녁 한 번은 인영쌤의 메밀 전병을 구워서 드렸습니다. 덕분에 맛있고도 간편하게 해결했습니다. 항상 든든합니다! ㅋ
크크랩팀의 마음!
연구실에서는 세 개의 종일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수요일의 불교, 토요일의 크크랩, 일요일의 주역. 세 팀 다 점심을 먹는 종일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세 팀마다 점심시간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요. 이 중에서 데시벨이 가장 높고, 밥을 가장 많이 먹는 팀은 크크랩팀인 것 같습니다. 간식도 많이 드시고, 밥도 두 번씩 드시고. 덕분에 밥을 두 통씩 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차린 것 이상으로 맛있게 드시니,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참 뿌듯하더라고요!
논의된 건 아니겠지만, 마침 크크랩팀에서 이번 8월달에 유독 선물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지난달에 감자도 깎아주시고, 파도 같이 썰어주시던 영아쌤께서 개학을 맞이하여 다시 학교로 돌아가셨습니다. 틈틈이 연구실에 놀러 오시면서 공간을 채우셨는데, 확실히 빈자리가 느껴집니다. ㅠ 하지만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때그때 맞게 선물해주시더라고요. 그 중에서도 채운쌤 맞춤 책상이 눈에 띄네요. 여러모로 힘이 됐습니다! (ง •̀_•́)ง
큰 손 인영쌤의 선물들입니다. 채소부터 과일, 생(生)과 건조 해산물 거기다 탄산수까지! 주방뿐만 아니라 카페에도 인영쌤의 손길이 닿아있습니다. 신기한 건, 이렇게 다양하게 주시면 또 다 먹어버린단 말이죠? 특히 돌문어는 3마리가 왔는데, 오자마자 두 마리는 숙회로 먹어버리고 나중에 마저 먹어버렸습니다. 연하면서도 쫄깃하고, 그러면서 또 비린내나 문어 특유의 향이 강하지 않아서 아주 맛있었습니다. 저희의 위장을 시험해보실 테면 해보시죠! 모조리 다 맛나게 먹어보겠습니다~ ㅋㅋ
크크랩팀의 간식은 항상 화려합니다. 그리고 승연쌤은 간식을 준비하실 때 연구실 식구들도 먹을 수 있도록 해주시죠. 오가면서 당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하나둘 집어먹다 보니, 기장떡도 어느샌가 다 먹어버리고 말았네요.
도와줘요, 크크랩팀!
최근 성대마트의 물건질이 더 안 좋아져서 양파를 비롯해 식재료를 사는 게 참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크크랩팀 선생님들께 ‘혹시’ 괜찮은 채소를 파는 곳 알고 계시면 선물해주실 수 있는지 부탁드렸죠. 그랬더니 선생님들께서 아예 필요한 물건을 칠판에 적으라고 하셨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물들이 왕창 도착했습니다. 크흡..! 감동입니다. 요청한 식재료 말고도 센스 있게 그 외 필요할 것 같은 물건도 선물해주셨죠. 감사의 마음을 담아 따로 모아봤습니다.
순이쌤께서 양파와 고춧가루를 선물해주셨어요. 요리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이면서 핵심 재료 중 하나인 양파와 고춧가루를 선물해주셨어요. 뭔가 곳간이 풍성해진 느낌입니다. 제 마음도 어쩐지 좀 더 채워진 것 같고요. 바로 칠판에 이름을 쓰고 선물해주신 그 순간을 저는 잊지 못해요~~
연희쌤께서 각종 버섯과 땅콩호박을 선물해주셨어요. 육고기를 먹지 않는 연구실에서 애용하는 채소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게 버섯이죠. 연희쌤께서 표고버섯, 팽이버섯, 새송이버섯을 선물해주셨어요. 덕분에 버섯들깨국도 해먹고, 볶음도 해먹고, 여기저기 이렇게저렇게 넣고 있습니다. 거기다 땅콩호박도 주셨는데, 이건 좀 더 레시피 연구를 해보고 선보이겠습니다. ㅋ
매달 저희의 단백질을 보충해주시는 경희쌤께서도 양파를 선물해주셨어요. 이렇게 신경을 써 주셔서 그런가, 살이 아주 잘 오르고 있습니다.
주영쌤께서도 참 다양한 선물을 꾸준히 해주신단 말이죠. 성대마트에서 천원짜리 일심향을 사서 피우는 저희에게 고급진 향을, 기본 식재료가 부족하다 얘기하니 고운 고춧가루와 매력적인 오징어 젓갈과 낙지 젓갈을 선물해주셨어요. 크으...! 이 감사함은 토요일 점심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고추의 지배자, 정랑쌤
일요일 주역을 공부하러 오실 때마다 이렇게 강화도에서 직접 기르신 고추 혹은 직접 하신 반찬을 가져다주시는데요. 반찬은 대체로 그날 다 먹지만, 고추는 양이 좀 많죠. ㅋ 처음에는 어떻게 소비할지 고민했는데, 지금은 장아찌로 다른 것과 같이 담그기도 하고, 썰어둬서 나중에 매콤한 요리를 할 때 넣기도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강화도 흙내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고추는 사진에 나온 것 이상으로 여러 번 선물해주셨어요!)
복숭아x3
채운쌤께서 극호(極好)하시는 몇 안 되는 식품 중 하나가 복숭아죠. 그리고 지난 8월은 복숭아의 계절이기도 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복숭아 선물을 많이 해주셨는데, 몇 번은 바로 간식으로 소비되기도 했죠. 사실 채운쌤보다는 청년들이 더 많이 먹은 것 같아요. (속닥속닥)
경희쌤께서 두 차례나 복숭아를 보내셨는데, 제 기억으로는 채운쌤께서 한 번 정도 드셨던 것 같죠?
지연쌤께서도 한 박스 주문해주셨는데요. 다행히 이건 맛을 좀 보셨던 것 같습니다. ㅋ
이제부터는 따로 묶지 않고 선물들을 소개할게요.
한동안 출산 후유증으로 고생하신 고은쌤께서 아기 하경이를 데리고 연구실에 한 번 놀러오셨어요. 선물은 바로 금수박...! 하경이의 사진도 찍었어야 했는데, 이때 다 하경이의 매력에 홀랑 빠져서 사진 찍을 생각도 못 했어요. 사실 선물은 수박보다 하경이었던 것 같은데. ㅠ 다음에 또 놀러오세요!
광동빌라의 이웃 지현쌤께서 잡곡을 선물해주셨어요. 집에 가다가 한 번씩 마주치곤 하는데, 그때마다 ‘글은 언제 쓰냐’며 격려를 해주시죠. 그러게요. 저도 그 생각을 항상 하고는 있는데 말입니다아... 어쨌든 바쁘게 일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홈페이지를 보고 계시더라고요. 마음이 무겁습니다.
가끔 수요일 아침에 마주쳐서 함께 출근할 때가 있는데요. 장바구니 같은 데에 담아서 집에서부터 가져오셨더라고요. 히야... 감사한 마음이면서도 이걸 어찌 먹나 싶었는데, 또 잘 먹었어요. 아무래도 저희는 음식이 있으면 다 먹어버리고 마는 먹보인가 봅니다.
노각무침의 레시피를 전수 받고 있습니다.
미현쌤도 선물을 틈틈이 꾸준히 많이 다양하게 주시죠. 주시는 선물을 감당하려면 살림의 기술을 습득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ㅋㅋ 이번에는 노각, 울외를 어떻게 해먹어야 하는지 레시피를 획득했어요. 덕분에 저는 조금씩 장가갈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영주에 있는 훈쌤 집에 훈쌤께서 아시는 스님께서 지내고 계시죠. 훈쌤을 대신해서 밭도 관리해주신다는데, 이렇게 잘생긴 옥수수로 결실을 맺었네요. 거의 파는 것과 같은 생김새였지만, 삶을 때 뭘 잘못했는지 실제로는 그렇게 달지 않았어요. ㅋㅋㅋ 그래도 저희의 훌륭한 식량이 되었습니다.
어쩌다 인연을 맺게 된 중국인 유학생 왕해이쌤입니다. <영화 볼 결심>도 참여하셨고, 간간이 연구실에도 놀러오셨죠. 한 번은 중국식 감자반찬도 해주셨는데, 그건 제가 사진 찍는 걸 깜빡했네요.;; 어쨌든 레몬을 선물해주신 덕에 훈쌤의 레몬에이드에 보탬이 됐네요!
저와 같이 성대마트의 물건 품질에 분노하는 동지시죠. 성대마트에서는 절대 살 수 없으나, 필요한 게 있으면 선물하겠다고 하시기에, 볶음용 멸치나 진미채 같은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덕분에 마른반찬을 채워놓을 수 있었고 기본 반찬 걱정을 하지 않게 됐습니다. ㅋ
그러고 보니 요즘 김을 안 사고 있었네요.;; 김을 사려고 했을 때 마침 정아쌤께서 선물해주셨습니다. 통했네요!
지난 8월 25일 목요일 채운쌤께서 진천에 있는 군립도서관에 강의를 하고 오셨죠. 정옥쌤과 혜원누나도 함께 다녀왔는데, 그때 받은 쌀입니다. 강화쌀의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제가 진천의 쌀맛을 한 번 맛보겠습니다. 훗!
별장 텃밭에서 직접 기르신 양배추입니다. 별장이 궁금하시다면, 주역 공지
(여기)를 누르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김치냉장고에 보관을 했더니, 좀 얼어버렸군요. 사실 양배추 말고도 대파와 가지, 고추도 주셨는데, 그건 깜빡하고 사진을 못 찍었네요. 끙;; 어쨌든 이때 주신 것들이 참 탐스럽더라고요. 종종 애용하겠습니다. ^^
가끔씩 이렇게 예상치못한 선물을 주실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또 은근히 유용해요. ㅋㅋㅋ 어쩐지 호정쌤의 존재가 그대로 느껴지는 선물입니다. 이번 행주도 은근히 잘 쓰고 있어요.
어느 날 어묵이 왔는데, 알고 보니 훈쌤 친구분께서 보내신 거였습니다. 어묵 반찬으로도 쓰고, 어묵탕으로도 쓰고, 구워 먹고, 여기저기에 넣고 아주 유용한 식재료 중 하나죠. (특히 맨 왼쪽에 있는 어묵스프는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주변 분들에게 자주 선물을 해주신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저희가 그 덕을 봤습니다. 뵙지는 못했지만, 감사해요~!
현정쌤께서 친환경 종이호일을 주셨어요. (사진으로는 하나지만, 실제로는 여러 개를 주셨어요!) 새삼 어떤 의미에서 '친환경'인지 궁금하긴 했지만, 최소한 녹으면서 환경호르몬은 나오지 않겠죠? 건강한 식단에 한 발 더 다가간 것 같습니다!
희수쌤께서도 버섯 선물을 해주셨네요. 혹시 크크랩팀의 소식이 조금 흘러들어간 걸까요? (더 널리 퍼졌으면! ㅎㅎ) 국에도 넣어봤지만, 이건 구워 먹으니 일품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다 먹었지만요. ( ˙⤙˙ )
아쉽게도 철원 오대쌀이 왔는데, 누가 보내주신 건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ㅠ 쌀 소비량이 많은 만큼 쌀 선물은 언제나 환영인데 말이죠. 혹시 나중에 이걸 보시거든 댓글이나 연구실 멤버들 중 한 명에게 귀띔해주세요!
선물목록이 풍성한 걸 보니, 확실히 가을이 왔음이 느껴집니다. 여름에는 장아찌 위주로 먹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살이 잘 오르는 반찬으로 식단을 한 번 짜보겠습니다. 주신 만큼 돌려드리죠!
공간 채우러 규문에 더 자주 가야겠어요~❤️
오늘도 맛난 점심 감사했어요!